나이 드는 것의 미덕
지미 카터 지음, 김은령 옮김 / 이끌리오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나이는 어느 시점부터 들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누구든지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것을 가끔 잊은 채, 나이 먹는 것에 대한 걱정은 노인 연령에 이르러서야 하는 것으로 우리는 종종 착각하고 산다.
미국의 39대 대통령을 지낸 저자 지미 카터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 중에서도 은퇴후 생활을 모범적으로 잘 해나가고 있는 사람중의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 생활 철학이 책 속에 잘 드러나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읽게 되었는데, 다 읽고난 지금,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철학, 사상 쪽으로 쓴 책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하여, 은퇴 후 생활에 대한 사회적 관점에서 쓰여진 책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 평생을 살아왔고, 가족을 행복의 근원으로 보는 철칙은 늙어서도 변함이 없는 그는 부인과의 협력자적인 관계도 잘 유지해가나며 살고 있었다.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노인 연령층에 비해 은퇴 시기는 빨라져 가고 있다. 은퇴하고 나서(50대) 실제로 노인 연령에 이르는 (70대) 20년 사이를 어떻게,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 이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도 다르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계획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은퇴후 생활에 관한 것인데, 보통 계획을 한다해도 보통 금전적인 것만 해결해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 세상에는 물질로만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계획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건강문제, 그리고 나이 든 사람들도 여전히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도전에의 가능성을 무시하지 말라고 조언하며 실제로 자신과 부인 로잘린의 예를 들어보이며, 나이 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봉사를 받아햐 할 대상으로서만 보지 말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얘기한다. 칠십대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보수와 상관 없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여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적극성을 버리지 말것을 당부하고 있다. 나이가 든 마흔이 되기보다 젊은 일흔이 훨씬 낫다고. 우리는 언제부터 늙는가?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늙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 책의 원제는 The Virtues of Aging.
'Aging' 을 '늙는다는 것' 혹은 '노화'라는 말 대신 '나이드는 것'이라고 번역해놓은 것은 마음에 든다.
좀더 깊이 있는 내용을 기대했던 것에 비해, 다소 상투성이 느껴지는 내용들이 아쉬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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