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아니면 안보게 될 것 같은 영화 <예스맨>을 보았다.
짐 캐리, 그는 그 배우 자체가 정말 하나의 상징이다. 갈등이 내포된 웃음의 상징이랄까. 내 부족한 어휘로 표현할 길이 없지만, 뭔가 사연 있고, 고민이 담긴 코미디의 상징이라는 뜻이다.
영화에서, '예스맨'이 되기 전의 그는 좀처럼 예스라고 대답하지 않는 사람, 즉 세상에 별로 내키는 일이 없는 사람이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제목도 보지 않고 쓸어 담아온 비디오들을 보며 시간을 죽일 망정, 좀처럼 친구의 전화도 받는 법이 없고, 모임에 가는 일은 더구나 없다. 현대 사회에서 한 그룹으로서 점차 늘어가고 있는 사람의 성향이 아닐까 한다. 이 시대는 소통의 수단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했으나, 동시에 그래서 쉽게 비교당하고 좌절하기 쉬우며, 상처받으면 치유되기 어렵다. 즉 친해지기는 휠씬 쉽게 친해질 수 있으나, 서로 믿고 진심을 나누기는 어려워진 시대.
예스맨이 되기로 서약하고 나서 그에게는 여러 가지 좋은 일이 잇달아 생기지만, 진심이 담기지 않은 예스는 결국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 진심이 담기지 않은 대답은 언제건 다시 내가 해결해야 할 짐으로 돌아오는 것.
날이 갈수록 알 수 없는 소외와 외로움으로 위축되어 가는 현대인들, 예스라고 자신있게 외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사회. 그 간격은 자꾸만 벌어져 간다. 어디까지 벌어질 것인가. 그 과정에서 또 어떤 타입의 새로운 인간상이 만들어질 것인가.
결론은 역시 헐리웃 영화답게 간단 명료하게.
Yes든 No든, 자기 진심이 담기지 않으면 오래 못간다~ ^^
('과속스캔들'에 이어, 이 영화 역시 혼자서 유유히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