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뽀끄땡스 문지아이들 93
오채 지음, 오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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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아님에도 그 책을 골라 읽게 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 책의 경우에 나는 익살스런 제목에서 느껴지는 발랄함 때문이라고 하겠다. 제4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이라는데, 책의 배경처럼 실제 어린 시절을 안마도라는 섬에서 보냈다는 올해 스물 아홉된 작가의 말에서 바다 냄새가 철철 넘쳐나고 있었다.
아버지를 여읜 후, 엄마마저 재혼하여 뭍으로 나가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민 들레. 전교생이 들레와 진우, 두명 뿐인 밤섬 학교에 어느 날 보라가 전학온다. 들레와 진우, 보라를 중심으로 학교 이야기, 선생님 이야기, 엄마 이야기, 헤어짐의 이야기 등이 구수한 남도 사투리와 함께 엮여져 있다.
엄마나 아빠 중 한 사람의 부재, 새 친구와 친해지기 전의 갈등, 정들자 헤어짐 등은 창작동화에서 참 많이 다뤄지는 이야기이라 새로울 것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른의 눈이 아니라 글에 등장하는 아이의 나이로 돌아가 만약 내가 이 나이때 이런 상황에서 살게 되었다면 어떻게 대응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자 조금 더 진지해질 수 있었다. 아들을 먼저 잃고 며느리도 재혼하여 손녀를 혼자 키우면서도, 며느리를 가여이 여기고 손녀를 공부시키기 위해 땅콩 농사 짓기에 여념이 없는 따뜻하고 낙천적인 할머니에게 '뽀끄땡스'추기는 생활의 활력소이고 즐거움이었다. 그러면서도 들레에게 말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매일 뽀끄땡스 추는 것 같겠냐고.
'같이 살아야 엄마지, 같이 못 사는 엄마가 무슨 엄마여.' 뭍으로 간 엄마를 그리워하는 들레의 볼멘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 글들이 모두 서울 표준말로 쓰여졌다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남도 사투리가 내용과 아주 잘 어우러져 있어 읽는 동안 색다른 즐거움과 유쾌함을 주었다.
초등학교 5~6학년 이상 권장되는 책이라는데 그 연령 대 아이들이 주위에 없는 나로서는, 과연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은 뭐라고 얘기할지, 어떤 느낌일지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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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05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끄땡스~ 읽으셨군요.
남도사투리가 제겐 익숙한 일상이랍니다.^^

hnine 2009-01-05 06:45   좋아요 0 | URL
뽀끄땡스, 꼽따...경음이 들어가니 소리가 경쾌해져요.
사투리가 주는 정감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순오기님 서재에서 제일 먼저 보고 기억해 두었더랬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