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을 걷는 일
걸으면서
이 안개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 안개 속을 걸어가야 할 의미가 무엇일지
이 안개 끝에 우리가 보게 될 것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
너무 자주, 깊게 생각하려고 하지 마라
생각만큼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으니

도중에 보았다고 생각하는 그 어떤 형체도
무릎을 탁 치는 그 어떤 깨달음도
바로 한 모퉁이를 돌아서면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생각될 수도 있는 것
그것은
이 안개를 끝까지 다 통과해 걸어본 사람만이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안개와 한몸이 되어
걸음을 멈추지 않는 것

산다는 것은
안개 속을 걷는 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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