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쓴소리
문용린 지음 / 갤리온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자녀 교육서라는 것을 여러 권 읽어보았지만 그럴 때마다  모르던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경우보다는 이미 알고 있던 것을 재확인하거나 다른 사람, 특히 전문가의 입을 통해 한번더 마음에 새기게 되는 효과가 있을 때가 많다. 또한 나와 생각이 비슷한 저자를 만날 때, 즉 코드가 맞는 내용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대가 형성될 때에는 마치 아이 키우면서 하던 고민의 많은 부분이 해결된 마냥 힘이 나기도 한다.
'다중지능 이론'과 '정서 지능'으로 유명한 문 용린 교수의 이 책은 출간되면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책인데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읽고 있는 옆에서 아이가 "엄마, 쓴소리가 뭐예요?" 묻길래, 듣기에 기분 좋은 말은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가르침이 되는 소리를 말한다고 대답해주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의 평소 생각과 공감대 형성이 커서인지, 듣기에 거북한 내용은 없었다. 저자는 어릴 때 우연한 기회에 교육학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한 이후 평생동안 교육학을 공부하고 또 실제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들이 갖춰야 할 철학과 원칙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공부에 질린 아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프롤로그의 제목인데, 요즘 우리 부모들은 아이로 하여금 공부를 비롯해서 무엇인가에 질리게 만드는 우를 많이 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금 속도가 느리더라도 그것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북돋아 줄수 있으면 그뿐인데 더 잘하라고, 더 빨리 하라고 얼마나 뒤에서 재촉을 해대는가. 그것이 결국 아이로 하여금 지치고 질리게 만들어 호기심과 흥미의 싹을 꺾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참 쉽게 잊는다.
'아이의 숨겨진 금맥을 옆에 두고 석탄만 캐는 부모들'
모든 아이는 제각기 다른 재능과 소질을 갖고 태어난다. 부모가 옆에서 해 줄 일은 아이와 함께 관심을 가지고 그것이 무엇일지 찾는 것을 도와 주는 일. 가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의 장래 희망에 대해 말하는 친구들에게 묻는다. 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대부분 잘 모르겠단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보다는 내가 해야하는 일에 더 촛점을 맞춰 생각했던 나 자신의 경험도 있고해서 나는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찾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부모의 기준과 판단으로 아이를 대신해서 진로를 결정짓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공부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부모들에게는 화내기 전에 마음을 여는 대화 스킬부터 익히라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는데 아이의 마음을 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느끼는 바가 많아 따로 페이퍼에 올려 놓았다.
요즘 웬만한 부모들의 로망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조기 유학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보이는 저자는, 30%의 성공담보다 70%의 실패담에 귀기울이라면서 엄마가 따라가 돌봐도 그건 이미 가정이 아니라고 일침을 놓고 있다. 설사 성공적인 조기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할지라도 그 아이가 2년 동안 참고 견딘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라고, 아이에게서 가족을 빼앗아 미안하다는 생각을 해봤는지, 그 2년 동안 아이가 겪은 고통에 비해 그 영어가 그렇게까지 가치가 있을까 라고.
교수님이라면 어쩌시겠어요 라고 묻는 많은 학부모둘에게 저자가 해줄수 있는 대답은 늘 하나밖에 없다고 한다. 원칙과 철학을 가지라는 것. 나는 종종 부모가 소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는데 비숫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부딪히는 세세한 많은 고민들 가운데 철학이 없고 소신이 없으면 그때마다 부모는 흔들리게 되고 아이들도 덩달아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과 친구처럼 격 없이 지내고 아이한테 인기 있는 부모가 꼭 좋은 부모는 아니며, 부모는 어느 정도 엄격해야 하는데 자식들의 요구와 고집에 어떤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원칙에 엄격한 부모가 아이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할 수는 있어도 굳건한 믿음은 줄 수 있다면서. 부모가 원칙을 지니고 세상을 살면 아이들도 원칙의 중요성을 깨닫는다고 말해준다. 책이 마지막에 '내가 두 아이를 키우면서 뼈저리게 후회한 것들'이라는 제목의 글은 역시 무엇을 얼마나 공부했든 자녀 교육이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책의 2장 내용이기도 한 부모들이 반드시 기억해야할 15가지 쓴 소리 중 몇 가지만 옮겨본다.
* 학부모가 된 후 아이에게 꿈을 물은 적이 없는 부모들에게 - 공부 못하는 것보다 꿈이 없는게 훨씬 위험하다.
* 아이에게 존경받고 싶은 부모들에게 - 당신 신에게 솔직해지는 법부터 배워라.
* 여전히 명문대가 성공의 지름길이라 여기는 부모들에게- 자생력 없이는 명문대 간판도 소용없다.
* 공부만 잘하면 뭐든 다 용서해주는 부모들에게-'도덕성'이 없다면 1등보다 꼴찌가 낫다.
* 아이를 하버드 대학에 보내고 싶은 부모들에게- 정서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결코 아이비리그에도 못간다.
* 논술마저 학원에 의존하는 부모들에게-백번을 물어도 논술은 '책벌레'가 정답니다.
* 공부 못하는 아이 때문에 잠 못 자는 부모들에게 -100명의 아이에겐 100가지 공부법이 있다.
* 조기교육이 대세라고 믿는 부모들에게-'조기'가 아닌 '적기'교육이어야 한다.
* 선생학습을 시켜놓고 안심하는 부모들에게 -깊이 가르치는 것이 빠르게 가르치는 것이다.
* 아이가 공부 못하면 아내 탓을 하는 아버지들에게 - 자녀교육의 마지막 2퍼센트는 아버지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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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냐 2008-10-2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친한 친구가 1학년 때 교양으로 저 분 수업 들어갔다가 너무 실망을 해서,
나도 일단 저 분이 쓴 책에도 색안경을 쓰고 보게 되더군.

hnine 2008-10-25 05:06   좋아요 0 | URL
그래? ㅋㅋ
1학년때라면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이구나.
나 지금도 이분의 다른 책 읽고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