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의 인턴십 - 프랑스의 자유학기제를 다룬 도서 반올림 12
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 김주열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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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우, 대학 재학 중 2학년을 마치고 나면 자신의 적성과 기호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1년 동안 일단 학교를 떠나 현장 경험을 쌓은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남은 1년의 학업을 마치고 졸업을 하게 하는 제도가 있다. 일종의 인턴쉽 기간인데, 이런 기간을 둠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졸업하기 전,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후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인 것이다. 의무 조항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하여 회사나 기업체, 연구소 등에 파견되어 실제 그곳 직원들처럼 일하고, 낮은 급료나마 보수도 받게 되는 이 제도를 옆에서 보고 참 부러워했었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에서는 중학교 3학년인 열 네살 때 학생들로 하여금 학기중 일주일을 학교에 등교하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가서 일을 해보게 하는 제도가 있는 모양인데, 주인공인 루이라는 남학생이 이 기간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가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루이는, 외과 의사인 아빠, 주부인 엄마, 언제나 오빠 편인 깜찍한 여동생과 함께 사는, 특별히 잘 하는 것 없고, 학교 다니는 것이 별로 즐겁지 않은 열 네살의 남자 아이이다. 인턴쉽을 어디서 하나 생각하던 중에 우연히 할머니의 소개로 할머니가 다니시는 미용실에서 일을 하게 되고, 뜻하지 않게 미용 일이야 말로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계속 하고 싶은 일임을 알게 된다. 가족의 반대, 특히 아빠의 심한 반대에 부딪히지만, 그에 쉽게 무릎 꿇지 않고 은근하고 끈기 있게 자신의 뜻을 펼쳐 나가는 루이의 뚝심있는 모습에, 읽는 동안 흐뭇함을 느낌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안타까운 심정이 되어보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다행스런 일이지만 그 사람이 속한 일터에게도 축복임을 이 책에서도 보여준다. 그리 나서는 성격이 아님에도 루이가 미용실에 있는 동안은 미용실 전체가 활기있고 즐거운 분위기였음은 루이가 미용실을 떠나고 없는 동안 드러난다. 결국 아들의 꿈을 인정하고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루이의 아빠,  뒤늦게 가정 주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일을 갖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는 엄마. 어쩌면 꿈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찾고자 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성적이 우수하다 싶은 학생들은 모두 외고 아니면 과학고를 목표로 하는 우리 나라의 이 획일화되고 천편 일률적인 길찾기, 내가 선택하기 전에 부모나 선생님, 학교, 주변 상황에 의해 일방적으로 제시되는 그들의 진로는, 언제나 진정한 의미의 꿈 찾기, 후회 없을 자기의 길 찾기로 바뀔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을 읽는 우리 나라의 독자라면 읽는 동안 다 한번씩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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