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 서재에 갔다가 Down by the sally garden노래를 들었다.
아는 노래다. 하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던 노래였다. 왜냐하면, 내가 별로 안 좋아하던 사람이 이 노래를 컬러링 음악으로 쓰고 있는 걸 알고는 더 이상 좋아지질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이분 서재에 가서 그 분의 글을 읽으며 듣는 이 노래가 얼마나 좋던지.
이런 것이다, 사람 생각이라는게.

로드 스튜어트의 Sailing을 듣다. 아빠와 서재를 함께 쓰던 시절, 아빠 책상의 유리 아래 이 노래의 가사가 타이핑되어 끼워져 있었다. 아빠께서 직접 타이핑 하신 것. I'm sailing, I'm sailing...to be near you, to be free...아직 중학생이었던 내가 보기에도 그 가사가 너무 멋져서 나도 베껴서는 수첩사이에 끼워넣고 다니며 친한 사람이 생길 때마다 편지에 적어서 보내곤 했다.

Peter, Paul and Mary의 500miles. 초, 중, 고를 함께 다닌 단짝 친구가 있었는데. 대학 가면서 드디어 헤어졌다. 나도 작은 편인데 이 친구는 나보다 더 작았다. 그리고 외동딸이라 집에서 얼마나 귀염 받고 자랐는지, 학교에서 아이들이 조금만 놀려도 울음보를 터뜨리기 일쑤. 아이 같은 면이 많던 친구였는데, 대학 가더니 써클에 들었다면서 써클 주제가 같은 것이라고 이 노래 제목을 편지에 적어 보냈었다.  그 다음엔 Puff the magic dragon이라는 노래도. 아니, 팝송이라고는 모를 것 같던 이 친구가 팝송매니아였던 나도 모르는 노래를! 신선한 충격이었던 기억과 함께 나에게도 각별해진 노래이다. "야, 너 그렇게 애기 같아서 나중에 결혼은 어떻게 하고 애는 어떻게 나을려고 그러냐!" 내가 이렇게 장난치면 그 친구는 정말 그러면 어쩌나 하는 걱정스런 표정을 짓곤 했다. 그러면 또 내가 "걱정마. 너 시집 내가 보내줄께." 이랬다니까. 참, 나도...
결국, 이 친구 나보다 결혼도 훨씬 일찍 하고 아이도 일찍 나아서 지금 중학교 2학년 딸을 가진 학부형이다. ㅋㅋ

에델바이스. 영화 The Sound of Music에 나오던 노래이다. 그렇게 엄격하고 무뚝뚝하던 대령의 입에서 흘러 나오던 부드러운 노래라서 더 숨 죽이고 듣던 노래이다. 초등학교 1학년때 우리 반에는 그야말로 하얀 얼굴의, 만화속 주인공 같이 생긴 남자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의 엄마는 피아노 선생님이셨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앞에 나와서 노래를 불러 보라고 시키시는데, 다른 아이들이 그냥 일반적인 동요를 부르는 반면에 이 아이는 이 노래 에델바이스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것도 영어로! 중학교 다니는 자기 누나가 가르쳐주었단다.
이 에델바이스 말고도 영화 Sound of Music에 나오는 노래들은 한때 나에게는 energizer같은 노래들이었다. 
오늘 아침 다시 듣다.

Beethoven의 Tempest 3악장. 초등학교 4학년이었나 5학년때였던가 피아노 교실에서 발표회를 하는데 선생님께서 내게 주신 곡이 바로 Tempset 1악장이었다. 아~ 어찌나 재미없던지. 그때 동생이 받은 곡 Mozart k.330은 얼마나 재미있고 신나느냔 말이다. 선생님께 다른 것 치고 싶다고 떼도 써봤으나, 선생님께서는 이 곡이 얼마나 훌륭한 곡인데 그러냐고 오히려 나를 꾸짖다 시피 하섰다. 그런가보다 열심히 연습은 했는데 초등학생이 그 곡의 깊이를 마음에서 우러나서 표현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우연히 몇 페이지 넘겨 3악장을 뚱땅거려 보니, 와~ 이럴수가. 1악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곡인 것이다. 지금까지도 내가 좋아하는 곡이다. Beethoven의 이런 면 때문에 Beethoven을 안좋아할수가 없다. 엘리제를 위하여도 그렇고. 누가 Beethoven이 작곡했을 것이라고 짐작이나 하겠느냐 말이다.
지금 들으면 1악장도 참 좋은데 ^^

아, 생명의 양식도 있는데...이거 쓰면 늦는다. 아이 데리러 가야한다...

동생의 곡이었던 Mozart piano sonata k330

Beethoven의 Tempest (폭풍)3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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