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영어만 배우지 말고 코스모폴리탄이 되렴 - 아빠가 쓴 영국조기유학 성공 리포트
엄승용 지음 / 넥서스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영어 교육을 목적으로 아이를 외국으로 보내 공부시킨 이야기가 아니다.
2000년부터 3년간 영국에서 학위를 위해 떠나면서 아이들 셋을 함께 데리고 가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공부를 하며 그곳의 문화에 적응해가는 노력의 기록이다.
직장때문에 엄마는 한국에 남고, 10대에 들어선 아이들을 아빠 혼자 돌보며 자기 공부까지 하기로 한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도 외국에서.
그런 결정을 하게 된 데에는 단순히 영어를 익힌다는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이 컸을때 그들의 삶의 무대는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해야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코스모폴리탄의 자질을 심어주고자 하는 것이었다. 처음 그러한 결심에서부터 영국에 처음 도착하여 학교 선정, 입학, 세 아이의 학습 지도, 이웃과 지내는 법, 다소 배타적인 사람들에게 우리 나라 알리기, 아이들과 직접 밥해서 먹기, 숙제 지도, 또 자신의 박사 과정 분투기 등의 이야기들이, 공무원을 지낸 저자의 경력때문인지, 군더더기 없이 잘 정리되어 쓰여져 있다.
한국에서라면, 또한 엄마가 옆에 있었더라면 엄마가 아무리 바쁘다한들 이렇게 밥짓는 아빠로서의 역할을 해볼 기회는 없었으리라. 아이들과 제대로 대화할 시간도 없이 살던 저자가 3년이란 시간을 온전히 아이들 뒷바라지 하며 얻은 것은 아마 아빠가 그동안 힘들었던 것 이상이지 않을까 싶다. 저자의 말대로 가정 환경이란 세가지 측면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가정의 경제적 여건, 부모의 교육 수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 성원들간의 유대 관계. 세번째 사항이 점차 가벼이 여겨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부모가 아이들 옆에 없다는 것은 일종의 '결핍'에 해당된다는 콜먼의 주장을 예시하면서 저자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되새겼으리라.
영어구사력을 얻는 것만이 최대목표라면 굳이 외국에 나오면서 큰돈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외국에서 낯선 문화에 적응해가면서 우리 문화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아이들이 더욱 한국적인 코스모폴리탄으로 커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어린 아이들을 외국으로 떠나 보내는 부모들의 몫이라는 말은, 요즘 아이들을 데리고, 또는 조기 유학 보내는 부모들이 한번 쯤 되새겨야 할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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