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혜 창비아동문고 233
김소연 지음, 장호 그림 / 창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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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소개를 신문에서 본 작년 어느 날부터 계속 찜해두고 있다가 오늘에야 마침내 읽게 되었다.
1910년대, 양반 가문에서 고생 모르고 자란 명혜라는 여자 아이가 그녀의 10대를 어떻게 살아나가는가 하는 이야기이다. 나라를 잃은 상황, 여자에게는 배움의 기회가 지극히 제한되던 시절, 더구나 여자가 유학을 가는 일은 저자도 말했다시피 우주 여행만큼 처럼 여겨지던 시대였다. 남들이 이미 걸어간 길, 당연히 그 길대로 가기나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에 부딪혀 보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새삼스런 줄거리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차분하고 단정하게 쓰여졌다고 할까. 이런 표현이 맞는다면 말이다. 그런 느낌이 드는데에는 세밀하고 정적인 삽화도 한 몫 한다고 생각된다. 펜 자국이 드러나는, 부드러운 색감의 그림들.
친구를 대신해 친구의 고향으로 가서 야학에 투신하는 글의 후반부에서는 잠시 상록수의 채영신이라는 인물도 연상이 되었다.
명혜가 아이를 업고 있는 표지의 그림은, 본문 중에서 통역 봉사를 위해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복도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아픈 아이를 보살펴주느라 업고 있는 장면이다. 한국적인 마스크, 발그레한 볼, 하나로 땋은 머리, 흰 저고리, 검은 치마, 어디에도 자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심지있게 부모님을 설득하는 당참은 찾아 볼 수 없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로서 충실한 작품.
명혜의 이후 성장 과정을 또 다른 책으로 이어서 써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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