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 살림과 육아, 맞벌이 때문에 덮어둔 나의 꿈을 되살리는 가슴 뛰는 메시지
김미경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의 '꿈이 있는 아내'를 '꿈이 있는 사람'으로 고쳐 보았다. 저자가 특히 '아내'된 사람들을 향해 외치는 이유를 '아내'된 사람들은 아마 다 알것이다. 자식과 남편을 앞세워 자신을 잊고 살기를 삶의 방식으로 택한, 아니 택하도록 길들여진 우리, 바로 '나'를 향한 물음이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 하고.
결혼하기 전  나의 꿈은 그야말로 '리스트'였는데.  한가지가 아니라서 번호를 매기며 그 순서를 이리 저리 바꿔가며, 또 더 보태기도 하면서 그렇게 소망의 리스트를 끊임없이 수첩이나 일기장 한 귀퉁이에 끄적거리기를 반복했는데, 그래서 그것이 곧 사는 재미기 되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힘이 되고 오늘 넘어져도 내일 다시 일어설수 있게 하는 어떤 삶의 중심이 되어 줬는데, 언제부터 그런 일들을 하지 않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의 꿈을 생각할 때 항상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보다 자식과 남편의 진로나 계획과 엇갈리지 않을까 부터 생각하게 되고, 열정보다는 양보에 더 익숙해져 버렸다. 나는 그렇게 살지 않을 거라 여기던 그 길을 나도 걷고 있었다.
꿈의 목록이 길어질수록 삶은 더 매혹적으로 바뀐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덧붙이자면 꿈의 목록이 길고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한 작은 어떤 일이라도 하고 있을 때의 삶이 진정 매혹적일 것이라는 것.
누구나 원하는 행복한 삶. 하지만 행복은 원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지 않은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다보면 받게 되는 이자 같은 것이라고 한다. 불행이라는 원금 없이 받을 수 없는 이자. 참 멋진 비유라고 생각되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가슴을 쓸어내리며 읽었던 부분은, 자기 자신보다는 가족을 늘 우선순위에 두면서 '아낌없이 사랑하는 것'과 '희생하는 것'을 같은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것은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발상이며, 가족의 행복은 어느 한사람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다소 이기적일 만큼 자기 관리를 잘하는 게 오히려 가족의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고, 또 한가지는 스스로 피곤하게 만드는 살림 콤플렉스를 극복하라는 것이었다. 내가 살림하지 않으면, 내가 잠시 손 놓고 있으면 우리 집이 엉망이 될 것이라는 착각, 심하면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입으로 온갖 짜증을 다 내면서 하는 청소, 빨래, 뒤치닥거리가 과연 얼마나 실속이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살림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자신이나 가족을 괴롭힐 것이 아니라 살림을 시스템화해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하면, 지금 당장은 돈이 들더라도 나중에는 그 편이 정서적인 측면은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낫다는 말 (143쪽).
결혼과 함께 나의 꿈은 정형화 되었고 기정 사실화 되었다고 생각하며 더 이상 마음 쓸일이 없어졌다고  포기 반, 안주(또는 안심)반, 이런 자신 속의 작은, 보이지 않는 덫, 자신도 미처 느끼지 못했던 그 덫을 이 책은 크게 확대시켜 내 눈 앞에 보여준다.

제목과 저자, 내용을 대충 훑어보고서 그저 뻔한 내용이려니 쉽게 단정하고 밀어놓지 않기를 잘했다 생각이 들었다. 그 '뻔한 내용'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잘 실천하면서 살고 있다고 착각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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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1-30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는 어릴 때부터 생각도 못한 목표를 설정합니다. 너 뭐가 될래? 하고 물으면 대부분 대통령이 될래요. 라고 답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듯 엄청난 꿈을 꾸며 살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꿈도 꾸지 않는 존재로 바뀌곤 합니다. 꿈이란 것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닌 데 잊고사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hnine 2008-01-3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는 그냥 말하면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이제는 꿈에는 실천력과 스스로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면서부터 꿈이라는 것을 아예 꾸지 않게 되어가는 것 같아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말할 수 있던 어릴 때가 좋았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