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마음을 만든다 - 무기력 시대, 몸과 마음의 역량을 높이는 회복의 과학
윤대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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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무기력 디톡스'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무기력해진 마음을 다시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마음을 다잡을 생각하지 말고 우선 몸을 움직여보라는 내용의 책이었다. 





이번엔 아예 그걸 제목으로 하는 책이 나왔기에 비슷한 내용이려니 짐작하면서도 굳이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중학교때 선생님 한분은 일주일의 첫 수업시간엔 칠판에 꼭 한 문장씩 적어주고 시작하셨다. 그중 지금까지 기억나는 문장중 하나가 "땀을 많이 흘린 사람은 눈물을 적게 흘린다." 이다.

내 멋대로 해석인지 모르겠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노력을 한 사람이라면 마음이 쉽게 심약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며칠 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 삶에 아무 의욕도 없고 먹는 것도 잠 자는 것도 다 부질없고 허무하다는 사람에게 스님은 스님이 운영하는 봉사단체에 들어와 그 일정대로 며칠만이라도 따라 하며 지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 단체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루 종일 봉사 활동 하다보면 몸이 힘들어 밥 맛이 절로 생기고 밤에 자리에 눕자 마자 잠이 들것이며 삶의 의욕이 어떻고 하는 생각이 들 겨를 조차 없을 거라면서.

마음이 힘들 때 우리는 모든 정신력과 의지력을 총 동원하여 이겨내고 극복하려 애쓰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의외로 열쇠는 단순한데 있을 수 있고 이것을 의학적인 데이터로 설득해보이는 책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그것을 주먹구구식으로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환자를 진료해본 결과와 의학 논문에 발표된 결과를 가지고 얘기한다.

실제로 정신 신체 의학 (mind-body medicine) 이라는 분야가 있고 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으며 최신 의학은 몸과 마음의 경계를 허무는 뱡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35년 가까이 정신과 교수로 지내면서 진료실에서 확인하게 되는 사실은, 마음의 상태는 몸의 대사와 결코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정신의 문제로 찾아오는 환자에게 일단 몸의 상태가 어떤지, 치료가 필요한 곳이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정신의 문제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체크한다는 것이다. 

무너진 몸은 마음의 문제를 악화시켜가고 회복 탄력성 (resilience)를 점점 더 떨어뜨리게 된다.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삶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힘, 즉 회복탄력성이 있는 삶인 것이다.


몸과 마음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


버티는 힘은 마음이 아니라 몸에서 나온다.

건강한 대사가 건강한 멘탈을 만든다. 회복탄력성은 거창한 결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행동에서 생겨난다. 의욕이 생겨나기를 기다리기 보다 몸을 움직이는 것 부터 시작해야 하고 (행동 활성화), 이것은 단순히 심리적 자극 때문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근육을 활성화하고 혈당을 안정시키며 염증 수준을 낮추는 등 신체 회복 시스템을 직접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반추는 뇌를 쉬지 못하게 만든다.

반추란 과거의 경험과 생각을 계속 되짚으며 머무르는 상태를 말한다. 반추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게 어려운 이유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한번 익숙해진 생각의 흐름을 반복하려는 뇌의 특성때문이다. 이러한 뇌의 특성은 특별한 일에 집중하지 않을 때 활성화된다. 최악의 감정 독소는 반추다. (* 반추와 성찰의 차이)

감정이 지나가야 회복이 시작된다. 그러나 반추는 감정을 지나가게 두지 않는다. 이미 씉난 일을 다시 불러오고 아직 오지 않은 불안을 앞당겨 몸 안에 계속 머물게 만든다. 이때부터 감정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가 된다. 생각의 반복은 뇌의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몸의 긴장 반응을 지속시키며 결국 혈당과 염증, 호르몬, 면역 체계까지 흔든다. 

반추는 우울증의 핵심 증상이자 우울증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주요요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울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볍 위험이 2,41배 높게 나타났다. 우울을 '마음이 힘든 상태'로만 볼게 아니라 뇌의 변화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생물학적 사건으로 이해해야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오래 유지되면 코티졸에 특히 민감한 뇌의 해마가 지속적인 부담을 받게 되고 이 영역의 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

감정은 그냥 느끼고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반복될수록 몸과 뇌를 바꾸는 힘이 된다. 몸 상태는 마음을 바꾸고 마음 상태 역시 뇌와 몸을 바꾼다.


기분이 아니라 몸의 패턴을 보고 의지가 아니라 혈액검사를 기준으로 삼는다. 한번의 느끼밍 아니라 반복되는 신호에 주목한다. 기분이 왜 이럴까 대신 언제부터 패턴이 바뀌었지 라고 묻는다. 문제를 마음의 탓으로 돌리는 순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지만 몸의 신호로 읽는 순간 관리 가능한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생각 비만

몸에 필요 이상으로 남은 열량이 지방으로 쌓이듯, 마음에도 소화되지 못한 생각이 쌓일 때가 있다. 반추, 미리 걱정, 자책과 분노가 계속 쌓이면 뇌는 쉬지 못하고 과부하 상태가 된다. 몸의 비만도가 있듯이 내 마음에 회복을 방해하는 생각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가늠해본다. 


왜 이럴까 대신 지금 무엇을 할까

'요즘 왜 이렇게 피곤하지? 몸이 망가진 건가?' 라는 생각이 들때 '어제 12시 넘어 잤으니 오늘은 11시에 잠자리에 들자.' 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는 순간 반추에서 벗어나 나아갈 수 있다.

추상적 사고는 감정을 키우는 반면 구체적 사고는 행동을 만든다. 행동이 시작되면 시스템 전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이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뀐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행동이 먼저 바뀌면 생각이 따라 바뀐다. '올바른 생각'을 찾는 대신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가장 작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반추를 멈추는 방법은 '생각을 끊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것', 추상적 사고에서 구체적 사고로 이동하는 것, 생각에서 행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반추는 단순한 생각 습관이라기 보다 행동으 ㄹ회피하는 아주 정교한 전략에 가깝다.


운동은 약물만큼 강력하다.

운동은 그 자체로 뇌의 회로를 조율하는 강력한 신체 개입이다.


마음을 히복하는 다섯 가지 인지 전략

1. 긍정적 재평가

이 상황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2. 관점 전환

지금 겪고 있는 일을 더 넓은 시간과 맥락으로 바라보는 전략

3. 수용

수용은 포기가 아니라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선택

4. 긍정적 재초점

억지로 해결하려 애쓰기보다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

5. 계획 재초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무엇인가


회복 탄력성은 특정 시기의 기술이 아니라 평생 관리해야 할 생존 능력이다.

우리는 흔히 멘탈이 강한 사람은 잘 버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짜 회복 탄력성은 버티는 힘이 아니라 다시 살아나는 힘이다.

미니 브레이크, 선 행동 후 동기 부여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액션을 먼저 취해 의욕을 만들어내는 원리


이 책에 빈도수가 가장 많은 단어를 꼽자면 '반추', 그리고 '회복 탄력성'이다.


나의 서재 <내가 만든 생활백서>라는 카테고리에 언젠가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잘 넘어진다면 잘 일어나기라도 하자."

넘어지지 않는 방법보다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썼는데, 아마 이 책에서 말하는 회복탄력성과 통하는 말인 것 같다. 

반추. 나이가 먹어갈수록 앞날을 계획하기 보다 자꾸 지난 일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고 자책하고 후회하는 일이 늘어간다. 

이게 나의 마음뿐 아니라 뇌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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