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사람들 -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 보고서, 개정판
M. 스콧 펙 지음, 윤종석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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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추천사에 써 듯이 이 책은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다. 이처럼 시종일관 진지하게 파고드는 책을 참 오랜만에 대한다는 느낌, 그래서 한줄도 대충 읽을 수 없던 책이다.
악도 특정한 형태의 한 정신 질환으로 규정될수 있다고 한다면 과연 선뜻 동의할수 있을까. 다른 정신 질병들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똑같이 악이라는 질병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점이다. 거짓과 악과 질병과의 관계 규명에 촛점을 맞추며 읽어야 한다. 악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악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정의에 근거한다. '악이란 자신의 병적인 자아의 정체를 방어하고 보전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파괴하는 데 힘을 행사하는 것'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파괴하는 효과를 갖기 때문이란다. 간단히 말해서 희생양을 찾는 것이라는데, 바로 이어 나오는 말, 가장 흔한 이런 관계가 바로 부모 자녀 관계라는 것이다. 약하고 방어력이 없으며 부모와의 관계에 꽉 붙잡혀 있는 존재들이 바로 가장 흔한 악의 피해자들이라는 것. 읽는 사람은 대개 여기서 일단 정지.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이 책에는 그리 많은 환자들의 케이스가 등장하지는 않으나 대신 각 환자의 이야기가 꽤 구체적으로,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7년이란 세월동안 치료에 애를 썼으나 끝내 실패한 환자로 남게된 '찰린'이라는 여자 환자의 경우를 돌아보고, 새로이 해석해보고, 다시 치료를 맡게 된다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이런 식으로 의사로서의 책임감과 학자로서의 진지함이 드러내고 있으며, 그 환자를 지금까지 저자가 만나본 사람들 중 가장 '비참한 사람들'중 하나라고 했다. 악한 사람을 보는 저자의 눈이라고 할수 있겠다.
5장의 귀신들림의 진단과 치료라는 부분에 이르게 되면 독자는 다소 당황하게 될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사명과 본본은 무엇보다도 '치료'에 있기에, 어떤 방법에 대해서도 우선 오픈 마인드 상태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극단적인 우울과 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두 환자의 경우에서 '귀신들림'을 목격하고, 축사로서 치료하는 것을 긍정하게 되었다는 자기 고백적 내용을 나는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었는가. 이 두 환자가 자신을 귀신에게 내주게 되었던 주된 요인은 모두 외로움이었던 같다는 말에서 긴장이 탁 풀어졌던 것은 또 왜 일까.
6장의 집단의 악에 대한 내용은 개인이 아닌 '집단'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해서 앞 부분에 비해 다소 마음을 놓고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베트남 전쟁 당시의 살생 기록을 인용한 저자의 힘있는 목소리는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의 내용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까지 있었으니. '악'은 정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며 아찔해지기까지 했다. 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악의 모습으로 행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은폐되고 거짓을 행하는 가운데 있다. 누구에게도 그 책임이 없는 가운데 행해지기도 한다. 그러니 어떠한 모습도 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인간 악의 뿌리는 과연 무엇인가? - 게으름나르시즘. 스트레스 같은 것들에 의해 개인은 도덕적 절망 상태, 즉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가게 되고, 악을 규명해내려는 노력을 그만 두게 된다. 판단 유보, 생각 유보 상태에서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행해지는 것이다.
자신의 게으름과 나르시시즘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자신을 정화시키는 일을 할 것을 마지막으로 권고한다. 자기 정화의 기본은? '사랑'이란다.  나르시시즘과 엄연히 구분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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