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 - 끌리는 이야기를 만드는 글쓰기 기술
도제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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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일기장에'라는 말이 있다. 사사로운 개인적 이야기라면 혼자 보는 일기장에나 쓸것이지 여러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 굳이 쓸 것 없다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요즘 처럼 하루 일상을 SNS를 통해 수시로 올리는 시대엔 어쩐지 격세지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말이다.

알라딘 서재라는 글쓰기 공간에서도 어느 글은 그저 소소한 일상의 얘기라고 생각이 드는가 하면 어떤 글은 한편의 에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 일상의 기록에 더하여 그것을 통해 쓴 사람의 통찰이나 깨닫게 된 것, 새로이 발견한 것 등이 들어가야 한다.

- 혼자만의 느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평소에 생각한 것은 이 두가지 정도였다.

이 책의 저자는 <난데없이 도스트예프스키>라는 자기 책을 내기도 했고 그 이전에 오랫동안 편집자로 일해온 사람이니 더 정확하고 확실하게 짚어주리라 기대하며 읽어보았다.

에세이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일상에서 겪는 평범한 순간을 포착해 보편적인 삶의 의미를 끌어내는 글이라고 하였다. 사실 이 문장 중에 에세이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점이 들어가 있다고 보인다. 평범한 순간 포착에서 마치는 글이 아니라 거기서 보편적인 삶의 의미를 끌어낼 수 있을 때 에세이가 되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로 보편성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 그것이 에세이 쓰기 입니다. (33)

자기만의 관점을 끌어내어 글에 깊이를 더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저자는 평범한 생각에 이의를 제기해보는 것을 제안했다. 유머를 더할 수 있으면 더할 수 없이 좋으나 웃기지 않아도 되는 글과 웃기면 좋은 글의 차이를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함을 짚어주었고, 비유를 적절히 사용하되 읽는 사람이 '무슨 말이야?'를 유발하지 않는 논리의 흐름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일기와 다르게 에세이에는 제목이 있는게 보통인데 책으로 만들어져 나올때 제목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어서 결국 모든 길을 제목으로 통한다고 했다. 

저자는 매번 다른 예를 들며 설명하기보다 책 처음에 제시한 짧은 글 한편을 가지고 책이 끝날때까지 여러 번 고쳐가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며 어떻게 에세이가 되어 가는지, 어떻게 더 좋은 에세이가 되어 가는지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 

글은 감성과 느낌으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논리의 뒷받침, 꼼꼼한 다듬질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특히 다른 사람이 읽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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