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핏 쇼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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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름을 보고 쥬라기공원을 쓴 미국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인줄 알았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고 친숙한 이름이어서인가 보다

퍼핏 쇼의 작가 크레이븐도 현재 영국에서 열광하는 추리소설 작가라고 한다. 한때 추리소설에 빠져있던 때 읽던 작품들은 이젠 그야말로 추리소설의 고전이 되었고 요즘에 나오는 추리소설 중에선 예전만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드문데도 예전의 관심이 남아있어서인지 끊임없이 어디 재미있어 보이는 책 없나 흘끔거리고 있다가 그나마 간간히 읽어보고 있다. <퍼핏 쇼>도 그렇게 읽게 된 책이다.

'퍼핏쇼'. 꼭둑각시놀이. 상징적 제목일까, 실제 그런 내용일까? 책 표지에 다 타버린 성냥이 1, 2, 3, 4, 5 번호가 매겨져 나란히 누워있다

첫 페이지부터 바로 한 노인이 환상열석 가운데에서 철제 대들보에 묶인 채 불태워지는 끔찍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불태워지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고의적으로 불태운 사람이 있다. 동일한 수법의 이런 끔찍한 살인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세번째 시신까지 발견되자 영국 국가범죄수사국 (NCA)의 중범죄분석파트가 수사에 들어간다

NCA의 스테파니 플린 경위는 사건 수사를 위해 예전 상사였으나 정직당하고 고향 컴브리아 (저자의 고향이기도 하다)에 내려가 있는 워싱턴 포를 복직 시켜 불러들이고 또 한사람 중요한 임무를 해낼 사람으로 20대 천재 데이터분석가 틸리 브래드쇼를 팀으로 합류시킨다. 플린의 권유를 받고 처음엔 내키지 않아 하던 포가 복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불태워진 세번째 시신의 가슴팍에 마치 다음 희생자로 지명하는 듯한 이름으로 자신의 이름 포가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불태워진 시신들 사이에는 아무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데, 이들의 과거 행적을 조사하다가 하나의 공통점을 찾아낸 것이 실마리가 된다. 이들은 모두 수십년 전 어떤 자선행사에 참여했었다는 것인데, 세븐파인스 보육원을 후원하는 크루즈 자선행사에 초대되었었고 그 보육원에 거액의 후원금을 내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이 사건에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관련이 있다면 어떤 관련이기에 수십년 지난 지금에서 같은 장소에 있던 세 사람이 동일한 수법으로 불태워 죽임을 당한 것일까?

고대 마녀사냥도 아닌데 불태워 살인한다는 수법도 그렇거니와 범행 동기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이 고도로 치밀하게 엮여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읽는 재미는 물론이고 범인이 거의 드러나고 나서까도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저자의 뒷심이랄까, 추리소설 작가로서의 끈기가 담겨있는 작품이다.

계획된 복수는 오래 준비되었고 치밀한 과정에 의해 행해진다. 그의 계획과 조종에 의해 차근차근 이루어지는 꼭둑각시 놀이이자, 원한을 맺게 한 수십년 전 그 사건도 일종의 꼭둑각시 놀이였다고 볼수도 있다. 조종하는 자와 조종당하는 자가 있다는 점에서.


이십 몇년 전에 가보았던 영국 남부 솔즈베리의 스톤 헨지가 떠올랐다. 황량한 벌판 가운데 우뚝 서있는 환상열석이 예상보다 경이롭고 신비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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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2 1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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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2 14: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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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2 14: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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