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은 님의 에세이 제목에 담박에 공감이 갔다. 

똑같진 않지만 '그러라고 해', '그럴수도 있겠군' 이라는

비슷한 말을 나도 평소에 종종 하기 때문이고 언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책 제목으로 보니 더 뭔가 있어보인다.


'그러라고 해' 이 말은 즉각적으로 감정 가득 실어 하는 말인데 반해

'그럴 수도 있겠군' 이 말은 한참 후에, 어떤 때는 한밤 자고 다음 날 새벽에서야 하게 되는, 감정 많이 수그러뜨린 후 하는 말이다. 내 경우에 그렇다는 말이다.


요즘 또 내가 자주 하는 말은 '그래도'

'그래서'가 아니라 '그래도'.

이말도 즉각적으로 나오는 말이기 보다는 시간이 어느 정도 경과한 후 하는 말일때가 많다. 감정 깎고 부족한 이성 끌어모아, 사소한 일들에 영향받지 않겠다는 의지, 내 루틴을 계속해나가겠다는 결의, 내 인생을 그대로 진행시키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다.


내가 만약 책을 쓴다면 책 제목으로 '그래도' 는 어떨까 상상해보았더니, 세글자는 어딘지 부족해보인다.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 처럼 다섯 글자가 입에도 잘 붙고 좋다.


<그럴 수 있어> 책 표지 그림은 양희은 님이랑 정말 닮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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