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간 - 도시 건축가 김진애의 인생 여행법
김진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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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한 곳에 대한 감상문이 아니라 여행에 대한 생각을 쓴 글이다. 여행은 왜 해야하고, 언제 해야하고 어떻게 하는지.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를 것이고 현재 상황이 다를 것이며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다를 것이다. 그래서 읽는 사람에 따라 이 책 속 저자의 생각과 의견에 꼭 동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만 나는 평소에 내가 하던 생각과 거의 비슷하여 단숨에 읽으며 속이 시원했다. 나는 왜 내 생각을 이렇게 설득력있게 표현 못했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1. 여행을 하는 동안 최고의 예술 작품, 최고의 예술 작품을 남긴 사람들을 보면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찾고 또다른 가능성을 찾게 만들어준다. 또다른 나를 찾는 것은 여행 최고의 만남이자 최고의 축복이다.

2. 아이들과의 여행은 부모로서 내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나에게 특별한 순간을 선물해주는 시간이다.

3. 나의 아이들은 내가 했던 여행보다 훨씬 더 근사한 여행을 하기를, 내가 감히 가지못했던 지구 곳곳에 가기를, 흥미로운 여행 이야기를 들고 와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기를, 나보다 훨씬 더 멋진 시행착오를 하고 나보다 훨씬 더 신나는 모험을 펼치기를, 두근두근한 여행의 시간을 풍성한 인생의 시간으로 만들기를, 너의 이야기를 세상에 나눠주기를.

4. 홀로 선택하고 홀로 감행한다. 왜 가는지 짚어보며 갈 곳을 정하고 동행할 사람을 유혹하고 돈을 모으고 아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검색하고, 드디어 내 발을 내딛는다.

5. 돈과 시간 사이의 줄타기를 하느라 떠나지 못할 이유를 잔뜩 대면서 버킷 리스트를 쌓지는 말자

6. SNS로 수다 떨 때는 그나마 아직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 드라마, 게임, 영화, 유튜브에 흠뻑 빠진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잊은 듯하다. 아날로그 방구석이 나가고 싶은 갈망을 키운다면 디지털 방구석은 나가고 싶지 않게 만든다. 아날로그 방구석이 절절하게 외로움을 느끼게 만든다면, 디지털 방구석은 풍성한 도취감마저 준다. 그러다가 신호가 온다. 그러면 빨리 나가서 걷는다. 지금이 떠날 시점이다. 

7. 여행의 시간에서 느낀 체험의 밀도는 높아서 나중에 되돌아봤을때 기억속의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진다. 기억속에서 더욱 빛나는 여행의 시간이다. 

8. 집에 있었더라면 밥 먹고 차 한잔 마시고 스마트폰을 검색하거나 TV채널을 돌리면서 소파 근처에서 빈둥대며 시간을 흘려보냈을 텐데 떠나니까 이렇게 다른 세상이 있구나, 귀중한 시간을 제대로 붙들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읽으면서 되새기고 싶은 곳들을 요약한 것이다.


이 책의 시작과 끝은 모두 동일한 한 마디로 일관되어 있다. '홀로 여행'

홀로 여행이란 결단의 행위이자 용기의 행위이고 모험의 행위이자 자신을 대면하는 행위라고 했다. 홀로여행은 저자 정도의 배짱이 있고 타고난 사람만에게 주어진 특권이라고 생각하고 싶지않다. 저자도 말했지 않은가. 그만큼 두렵고 주저하는 시간이지만 그만큼 완벽한 시간이 되더라고. 

여행은 단지 외지에서 보낸 그 시간만큼의 행위가 아니다. 가기 전엔 설레임과 기대의 시간들이 있고, 다녀온 후엔 본격적으로 다녀온 곳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찾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이 있다. 기록의 시간, 정리의 시간이다. 그리고 시간이 훨씬 지난 후, 기억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 있다.

어차피 삶은 여행이라고, 남들처럼 경지에 오른 말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여행이라는 것을 집을 떠나 잠시 나갔다 오는 것으로, 가보지 못한 곳을 구경하고 오는 여흥의 일종으로 국한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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