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오랜만에 맛있다고 낙지돌솥비빔밥을 먹고서는 (맛있는것 먹고 기분 좋아서 페이퍼까지 올렸더랬다 ^ ^) 배탈이 나버렸다 ㅋㅋ 며칠 골골 하면서 그 핑계로 게을러져가지고는 누워서 TV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제까지 그러다가 오늘 겨우 박차고 일어났다.
지금 그 얘기 하려던 것이 아니라, 그렇게 TV앞에 있어도 나는 한 시간 이상을 TV앞에 붙어 있지를 못한다. 그런데 어제는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가 그때 막 시작하는 어떤 흑백영화에 시선을 고정시켜서는 끝날때까지 꼼짝도 안 하고 본 영화가 바로 이 영화이다.

포스터는 컬러로 되어 있지만 영화는 흑백이다. 한때 영화에 빠져 살던 시절이 있던 내가 그렇게 많이 들어 온 제목 '마부'.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궁금해하면서도 볼 기회가 없었다. 너무 재미있었던 것은 이 영화를 보니, 우리가 아는 원로배우들이 거의 모두 출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출연진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의 젊었을 때의 모습을 보는 재미 끝에, 아...사람은 누구든 늙는구나 라는 새삼스런 생각으로 쓸쓸함도 느껴졌다.
가진 계층과 못가진자 사이의 대립 구조로 전개되다가 결말은 마부의 큰 아들이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마부의 집에도 쨍하고 해뜰날이 시작된다는, 아주 희망적인 암시를 주며 끝나는 것에서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 (1961년)의 우리 사회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 나라 영화 역사에 중요한 디딜목이 된 영화를 집중해서 보고난 감회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