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의 감옥이다

                                          

                                                      유 안 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 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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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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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in 2007-07-09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공감가는 시네요...나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우린 남의 눈을 걱정하며 살죠. 그래서 정작 중요한 나는 사라지고, 남의 눈이 내 눈인양 그렇게 속으며 사나봐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시네요..좋은 시 고맙습니다 ^^

hnine 2007-07-09 21:08   좋아요 0 | URL
fallin님, 그걸 깨우치는데 저도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렸네요. 공감해주시니 저도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