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 신의 선택을 받은 자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한 단어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다. 콘클라베.

사전에서 찾아보기 전 무슨 뜻일까 상상부터 해본다. 미술 용어? 건축 용어? 고악기 이름? 다 틀렸다. 콘클라베 (Conclave)는 원래 비밀의 장소라는 뜻으로,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모이는 추기경들의 회의, 그리고 이 동안 추기경들이 엄격히 외부로부터 격리되는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저자 로버트 해리스는 1957년 영국 태생으로 기자와 칼럼니스트 출신이다. 1992년에 작가로 데뷔했는데 이때부터 큰 호평을 얻어 히스토리 팩션의 새 장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그의 작품중 <당신들의 천국>, <에지그마>, <아크엔젤> 등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책 표지엔 제목 콘클라베 아래 '신의 선택을 받은 자'라는 부연제목이 달려있고, 금장의 열쇠, 열쇠구멍으로 보이는 바티칸의 성당 그림이 눈길을 끈다. 몇장 넘기면 찬사와 호평으로 가득 찬 각종 미디어의 평이 실려있다. 대박! 도저히 책을 덮을 수 없다 (가디언), 고품격 스릴러 (리더스 다이제스트), 기발하고 긴박한 스릴러 (데일리 익스프레스), 악마의 시의 천주교판 (뉴욕 타임스) 등, 읽기 전 기대감을 잔뜩 채워놓는다. 페이지를 넘기면 등장 인물 소개가 이어지는데, 이렇게 등장 인물 소개가 따로 나오는 소설들은 내용이 매우 얽히고 섥혀 있나보다 하는 긴장감을 주기도 하는데 바로 뒷 페이지에 로마 교황청 지도까지 실려 있는 것을 보고 나니 이거 상당히 복잡한 구성으로 내용이 되어 있나보다 하고 확실하게 긴장하며 읽기 시작하게 된다. 결과는? 꼭 그럴 필요 없었다.

이야기는 갑작스런 교황의 죽음 소식을 듣고 추기경단장직을 맡고 있는 로멜리 추기경이 바티칸으로 향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교황의 사인 (死因)은 심장 발작. 이날 저녁 식사까지 정상적으로 일상 업무를 하였는데 밤에 갑작스런 이상 증세를 보여 응급처치를 시행했으나 끝내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이로써 교황직은 공석이 되었고 전 세계118명의 추기경 대표단들이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일 ('콘클라베') 이 진행되는데 추기경단장을 맡고 있는 로멜리 추기경이 이 행사를 주관하여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기까지가 이 책의 내용이다. 교회도 사회인지라 교황의 자리를 놓고 야심을 가지고 있는 몇몇 후보가 있고 경쟁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교황을 선출하는 방식은 특이해서 투표단 2/3의 동의를 얻을때까지 최다 30회까지 투표를 진행할수 있다. 여기서는 여덟번의 투표를 거쳐 새로운 교황이 선출된다.

읽기 시작할때의 긴장감과 기대감에 비해 이야기의 진행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는 아쉬움으로 읽기를 마쳤다. 예상하지 못한 사건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결말도 있지만 긴박할 정도는 아니고 그마저 없었다면 너무 밋밋할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나와있는 평 처럼 지적 스릴감, 기발하고 긴박함까지는 아니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소감이다.

요즘 우리가 하도 기발하고 예상못한 일이 빈번히 일어나는 세상에 살고있기 때문일까 하기엔 이 책이 나온 것이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2016년에 출판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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