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딸기
때죽나무
아카시아도 이미 한물 갔다.
싸리나무와 찔레꽃이 많이 보이는 가운데 가끔 저렇게 빨간 뱀딸기가 눈에 띄었다.
아들 방 책꽂이에서 위의 책을 발견하고 읽었는지, 무슨 내용이던지, 물어보았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과학밖에 없다는 거예요."
라고만 대답하고 더 이상은 말이 없기에 다 안 읽었나보다 했다.
내가 지금 반쯤 읽고 보니, 아들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이 해박한 학자가 수려한 문장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 세상에 과학만이 옳다, 과학만이 진실이라는 주장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이 믿고 의존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과학이라는 것이고 대중에게 그것을 설득하고 싶었던 것 같다.
과연, 설득당하지 않을 사람 있을까 싶다.
나도 아직 다 안읽었긴 하지만 현재까지 읽은 소감은 그렇다.
제목의 demon은 '비과학'보다는 '유사과학'을 지칭하는게 이 책에서는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demon의 상대적인 자리에 angel 아니고 light 을 쓴 것도 눈여겨 본다.
"어둠을 저주하기 보다 한 자루의 촛불을 켜는 것이 낫다."
이건 과학의 임무, 사명이라고 해둘까?
섣불리 의미를 달기도 주저되는, 놀라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