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pple Tart of Hope (Hardcover)
Sarah Moore Fitzgerald / Holiday House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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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트를 다 먹고 나면 타르트는 사라졌어도 바닥에 타르트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듯이, 모든게 다 끝난 것 같은 상황에도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는 메시지가 책 표지에 드러나있다.

 

 

 

 

 

 

아일랜드에서 성장했고 지금도 아일랜드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살고 있는 저자 Sarah Moore Fitzgerald의 세번째 소설이다.

아일랜드의 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오스카 (Oscar) 라는 남자 아이와 절친 메그 (Meg)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열네살 이 둘은 훨씬 어릴 때부터 친구로 지내고 있는데 이 둘이 처음 친구가 되는 장면을 읽는 동안엔 저절로 웃음이 얼굴에 번지게 만들 정도로 달콤하고 따뜻했다. 막 구워낸 타르트를 맛볼 때 처럼.

정확하지 않은 번역이겠지만 한번 옮겨 적어본다.

 

오스카가 처음 우리 이웃으로 이사오던 날을 나는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때 우린 둘다 꼬맹이였다. 큰 이사 트럭이 가까이 와서 우리 집 부엌엔 그늘이 드리워졌고 나는 무슨 일인가 하여 현관 너머로 내다보았다. 그리고 그 아이를 보게되었다. 키 크고 잘 생기고 침착해 보이는 모습. 그 아이의 동생인 스티비를 보던 순간도 기억한다. 조그맣고 휠체어를 타고 있었고 재잘재잘대던 아이. 얘들의 아빠는 짐을 옮겨 앞마당에 쌓아놓고 있었다. 아무 말이나 표정 없이.

이 날 이후로 오스카를 발견한 곳은 내 방에서였다. 그 아이는 자기 방 창문에 앉아 얼굴에 엷은 미소를 짓고 팔에 뺨을 얹은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뒤에는 아주 큰 망원경이 놓여 있었다. 처음에 난 그 아이를 못본 척 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우리 집과 그 아이 집 사이엔 체리 나무가 있었는데 오스카는 그 나무의 죽은 가지를 쳐내고 내 방 창문을 두드렸다. 내가 창문을 열자 그 아이가 창문 너머로 내게 "안녕!" 하고 인사하며 웃어보였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베스트 프렌드가 되었다. (22, 23쪽)

 

오스카는 성격도 좋지만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애플 타르트를 만들 줄 아는 것이다. 그 애플 타르트는 보통의 애플 타르트가 아니라 희망의 애플 타르트. 한 입 먹는 순간 세상이 지금까지 보던 것과 완전히 달라보이게 만드는 타르트이다.

누구도 미워할 리 없고 누구를 미워할 줄도 모르는 오스카가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바닷가에서 오스카가 타던 자전거만 발견되었을 뿐 수색 작업에도 시신은 발견되지 않자 사람들은 오스카가 바닷가에 빠져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그에 따른 절차를 진행한다. 가족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받아들이며 학교에서는 오스카를 위한 추모 미사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딱 두 사람, 오스카의 절친 메그와 오스카의 동생 스티브만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사고의 진상을 파헤치기로 한다.

이야기는 첫번째 조각, 두번째 조각 하는 식의 소제목을 달고 스무 조각 까지, 오스카와 메그의 교차 서술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스카와 메그, 오스카의 동생 스티비 외에 이야기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두 인물이 더 나오는데 그 한 사람은 바닷가에서 오스카에게 발견되어 애플 타르트와 함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바니라는 남자이고, 또 한 사람은 오스카와 메그의 클라스 메이트로서 새로 이사온 팔로마라는 여아자이이다. 팔로마는 메그가 1년 동안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이사가 있는 동안 메그가 살던 집으로 이사해왔고, 자기는 누구에게나 호감을 받아야 하고 자지가 이 세상에서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이다. 팔로마는 오스카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고 싶어 접근하지만 오스카는 팔로마가 원하는 만큼 자기에게만 올인해주지 않는다. 이런 불만족과 질투, 앙심은 결국 예상치 못한 큰 결과를 낳게 된다.

메그와 팔로마. 동갑의 두 여자 아이 캐릭터가 극과 극인 것 같으면서도,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어쩌면 두 성향이 다 내포되어 있다가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복잡하지 않은 구성이면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어나가는 작가의 솜씨는 다음 페이지로 저절로 넘어가게 한다. 깊이 파고들어야 하는 목적의 책이 아닌 이상, 소설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다른 백 사람의 말 보다도 그 사람의 말과 입장을 믿어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 거짓을 바탕으로 한 평화는 평화가 아니라는 것. 우정은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착하고 재미있는 청소년 주인공 소설이다.

아마존 분류 기준으로 12+ 로 되어 있는데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나라 12살을 의미할테니 우리 나라 12살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니 참작하여 읽으면 될 것 같다. 우리 나라에 아직 번역본은 안 나와 있는 것 같은데 제목때문인지 오래 전에 읽은 <레몬케이크 껍질의 특별한 슬픔> 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음식과 마음을 연결시킨 이야기라는 점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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