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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쉬운 건강 밥상 - 행복이 가득한집 생활무크시리즈 14
이양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의 프롤로그를 언제부터인가 건너뛰지 않고 꼭 읽게 된다. 이 책 역시 책 서두에 '조금 긴 나의 이야기'라는 글로 시작되는데...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먹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저자, 자라면서 주위로부터 요리 잘 한다는 칭찬을 듣게 되고, 요리를 더 배우고 싶다는 열정으로 일본에 건너 가게 된다. 일본 제과 학교에 다니면서 예술의 경지라는 일본 제과의 정수를 맛보고 요리연구사인 시어머니 밑에서 일본 전통 요리를 전수받아 저자의 이름을 내건 요리 교실을 여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이렇게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더 채워져 갈 무렵, '건강'이라는 문제에 직면하면서 그 자신감과 자부심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매일 최고의 요리를 대접 받던 남편의 건강이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저자의 건강 역시 여기 저기 적신호를 보이기 시작한 것. 그 때부터 저자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심정이 되어 요리를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다. 맛을 위한 요리가 아닌, 건강을 위한 요리가 그것. 건강 요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나름대로 연구하고 실천해 본 결과 남편과 저자 모두 점차 건강을 되찾아 가고, 건강 요리에 대한 의식이 점차 자리잡게 되어 그 기본 지식과 요리 법을 소개하고자 쓴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내가 평소에 요리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들과 일치하는 내용이 많아 우선 반가왔다. 제철 식품을 먹고 백미대신 현미를 먹으며, 되도록 복잡한 조리를 피하고, 물을 음료의 기본으로 한다는 것. 밥, 된장국, 김치를 전체 식사량의 50~60 퍼센트 정도로 하자고 저자는 말한다. 밥상을 꽉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밥, 국, 김치를 기본으로 하고 '신경 쓴' 반찬 한 두 가지가 더 올라가는 밥상을 지향하자고. 여기서 '신경 쓴' 반찬이란 영양의 균형을 신경쓴 반찬을 뜻한다. 생선이나 두부, 콩 등의 단백질과 칼슘 섭취를 위한 반찬이 그 예가 될 것이다. 고기 먹는 날은 한 달에 한 번이면 족하다고 하면서 우유, 치즈 대신 두유, 두부를 권하는 저자는 과히 두부와 콩, 된장, 청국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의 열렬 팬이었다. 밥상이 바뀔려면 그 밥상을 차리는 사람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각종 먹거리들, 그리 비싼 음식값을 치르지 않고도 한 상 가득 차려내오는 밥상을 대할 수 있는 식당이 늘어만 간다. 뭐하러 바쁜 세상에 굳이 직접 식단을 짜고 장을 보고 매일 밥상을 차려내는 수고를 하느냐는 생각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아이의 아토피 덕분에 매일 밥상에 오르는 음식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나 이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것을 계기로 바람직한 '밥상관'을 갖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책의 뒷부분에 소개 되었있는 건강 밥상 차리기 편에는 사계절 건강식단, 건강 반찬, 건강 디저트 등이 소개되어 있는데, 눈에 친숙한 음식들이라기보다 저자의 응용력이 발휘된 음식들이라서 금방 따라해보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 일으키지는 않지만, 어떤 재료들이 주로 들어가 있고, 어떤 조리법이 주로 이용되어야겠구나 하는 최소한의 감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디자인 하우스에서 출판된 책이어서인지 표지도 제본도 깔끔하다. 내용은 더욱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