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아주 뜨겁지 않다면 이 용감한 아줌마는 모자, 양산 없이 산책을 한다.

얼굴 좀 타는 것에 대해 대범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차라리 얼굴 타는 것, 기미, 주근깨보다는 비타민 D 와 세로토닌이 더 절실하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골다공증 예방, 우울증 예방. 햇빛 받아 부디 내게 부족함이 없는 비타민 D 와 세로토닌이 합성되기를 바라는 마음.

낮에 이렇게 돌아다니고 나서도 요즘은 저녁 때 또 한번 동네 산책 하는 버릇이 생겼다. 저녁 먹고 설겆이까지 하고 난 후. 해가 길어 아직 어두워지기 전, 저런 하늘을 보며 어제도 걸었다.

 

 

 

 

 

 

 

 

 

 

 

공작 단풍의 꽃.

저 볼록한 속에 씨앗을 담고 멀리 멀리 날아갈 것 같은 날개.

색깔이 예뻐서 찍어놓았다.

 

 

 

 

 

 

 

 

 

어릴 때 일이다. 나무를 좋아하시던 아버지. 엄마와 나무 얘기를 하시는 것 같았는데 자꾸 목빼기롱이 어떻고 저떻고 하시는거다.

'나무 이름이 일본 이름인가?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나무구나'

그날 일기장에 난 '우리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나무는 목빼기롱'이라고 썼다.

나중에 엄마께서 보시더니 '목백일홍'이라고 고쳐주셨다.

요즘은 '배롱나무'라고 더 많이 부르는 것 같다.

연분홍, 진분홍, 연보라 색의 꽃을 흔히 보는데 흰색꽃이 피는 것도 있다.

 

 

 

 

 

 

 

 

안그래도 산책길에 배롱나무꽃을 보며 아버지 생각을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과일 가게에 들러 체리를 보니 아버지 생각이 또 났다. 나무도 좋아하셨지만 과일도 좋아하셨던 아버지. 예전에는 지금보다  체리 가격이 더 비싸서 일부러 사다 먹은 기억이 없다.

언젠가 나 미국에 있을때 아버지께서 오셨다가 마트에 가서 체리를 보시더니 여긴 체리가 싸다고 하시며 거의 매일 즐겨 드셨었는데.

이번 달 24일이면 아버지 돌아가신지 벌써 4주기. 이번엔 아버지 산소에 가서 체리도 한 접시 올려드리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9-07-13 0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9-07-13 21:03   좋아요 1 | URL
그러셨군요. 더 친해지지 못했던게 아쉬워요. 이렇게 종종 추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도 좋긴 하지만요.
기분이 가라앉아있다가 의외로 사소한 것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기운이 나기도 해요. 저도 제 본성을 잘 모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