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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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낯익다. 러시아 화가 이반 아이바조프스키의 동명의 그림에서 인용한 제목으로, 얼마 전에 읽은 박찬순의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에 같은 제목의 단편이 실린 것을 기억한다. 2018년 출간된 박찬순의 아홉번째 파도는 세월호 이야기였지만, 2017년 출간된 최은미의 아홉번 째 파도는 2012년 삼척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삼척은 '척주'라는 지명으로 대치되었는데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문학동네에 연재될 당시 원래 제목은 아홉번째 파도가 아니라 <척주>였었다.

작가 최은미는 삼척은 아니지만 강원도 인제가 고향이다. 2008년에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이후로 2014년부터 젊은 작가상을 내리 수상하기도 했고 이 소설 아홉번 째 파도로 작년 2018년에 대산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 도시의 발전에 한 기업의 산업 기반이 연결되고, 기업의 반 윤리적 이윤 창출은 그 도시의 발전이 아니라 소멸로 이끄는 독으로 작용한다. 반핵과 찬핵 의견의 대립은 정작 핵 자체보다는 눈 앞의 이윤의 계산 싸움이었고, 여기에 정치 세력, 개인의 입신양명, 빗나간 종교 집단, 생명 윤리 문제 등, 이 소설에는 여러 가지 문제들, 하지만 따로 돌지 않고 서로 연관된 문제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회성이 있지만 이야기의 흥미를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고 책의 끝장까지 가게 하는 서사가 있으며, 여러 이슈들이 겉돌지 않게 하는 단단하고 치밀한 플롯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급조된 것 같지 않은, 능숙한 문장 표현력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는 소설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소설을 위해 쏟아부었을 작가의 자료 조사 기간과 노력이 만만치 않았으리라는 짐작은 이 소설에 대한 신뢰와 작가에 대한 기대를 한층 더 높이게 한다.

다음 작품으로 <정선>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나와있는 것으로 안다. 역시 강원도 그 정선이 배경인가?

권여선 작가는 추천사에서 '아무리 <목련정전>의 최은미이지만' 이라는 말로 작가의 이전 작품을 언급했다. 목련정전은 또 어떤 내용이기에.

정선이 될지 목련정전이 될지 몰라도 작가의 다른 작품을 곧 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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