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사람은 요리도 잘 못하면서 내 식구들 먹거리는 엄청 신경쓴다.  식구들은 맛없게 먹었든 말든 한 끼라도 밖에서 사먹지 않고 집에서 해 먹이고서는 혼자 뿌듯해하는 사람이다 ^ ^  사먹는 음식에 대해, 만드시는 분들은 공들여 만드셨을지도 모르는 음식을, 세상이 하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가다 보니 혹시 조미료가 왕창 들어가지나 않았을까, 의심받아 마땅한 중국산 재료로 만들지나 않았을까, 어쩔수 없이  드는 꺼림칙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이다.

요즘 작심하고 늦게까지 일하다 오느라 점심, 저녁을 모두 밖에서 사먹고 들어오는 남편. 하루 두끼나 밖에서 사서 먹게 한다는 것에 맘이 영 불편하던 차에, 저녁까지 혼자 사먹으러 나가기가 귀찮다는 남편의 말에는 마침내 두 주먹 불끈 쥐고 도시락을 싸줘야 겠다고 결심!  보온 도시락을 덜컥 구입했다. 학교 다니면서 나는 한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보온도시락을. 게다가 이것이 과연 어느 정도 보온의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엊그제 외출해서 밥을 먹어야 할 일이 생기자 실제로 도시락을 싸가지고 나가 내가 먼저 테스트까지 하는 쇼를 했다. 오전 9시에 도시락을 싸서 오후 1시쯤 꺼내서 먹어봤는데 제법 밥과 국이 따뜻하다. 음~ 이건 됐는데, 집에서 삼첩 반상 이상을 차리는 일이 드문 내가 과연 도시락을 제대로 잘 쌀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이런걸 바로 사서 하는 고생 이라고 하는거 아닌지...당장 내일 도시락 반찬을 뭘 싸주나? 에궁~ 아무튼 나란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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