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업 팡세미니
알퐁스 도데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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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La Dernière Classe

알퐁스 도데 원작, 이영 엮음, 이석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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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스스로 행복하라」 라는 책을 읽다가 알퐁스 도데의 「황금 뇌를 가진 사나이」 을 알게 되었었다. 이 책에서는 「황금 두뇌를 가진 사나이」 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 단편은 알퐁스 도데가 말년에 쓴 작품이다. 아이가 머리를 다쳤으나 피 대신 황금이 나온 것을 보고 부모는 아이가 클 때까지 비밀로 한다. 나중에 사실을 듣게된 주인공은 황금을 흥청망청 꺼내 쓴다. 


이에 대해 법정 스님은 이렇게 적었다. 


그는 황금을 마구 낭비하면서 왕족처럼 사치스럽게 살아간다. 뇌 속의 황금은 방탕한 생활로 인해 자꾸 줄어들고, 못된 친구에게 도둑맞기도 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골 속이 다비어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죽음에 이르게 된다.


세상에는 하찮은 것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황금을 마구 낭비하는 불쌍한 사람들이 많다.


- 법정,  「스스로 행복하라」  중에서



이 세상에 태어난 이들에게 주어진 황금은 서로 다를 것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달란트 비유도 떠오른다. 성경에서의 달란트 비유는 각 사람에게 주어진 재물이나 재능 등을 일컫는다. 각자 타고난 황금을 어떻게 쓸 것이냐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게 해주는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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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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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갱 씨의 염소」 는 에릭 바튀의 그림책 「스갱 아저씨의 염소」 로 먼저 읽은 작품이다. 오랫만에 그림책을 꺼내어 함께 비교해보며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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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Dernière Classe

알퐁스 도데 원작, 이영 엮음, 이석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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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원작의 「스갱씨의 염소」 는 시인 그랭그아르의 이름을 부르며 시작된다. 그러나 각색된 이 책에서는 그랭구아르의 존재는 제외시키고 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책이 포함된 시리즈가 「미니멀리즘 클래식」 이라는 것이 잘 느껴지는 부분이다. 


원작은 ‘그랭그아르’로 대표되는 자유, 평등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향해, 그들이 자유를 원할 때 그 결과가 어떨지 알퐁스 도데가 소설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분석되기도 한다. ( 알퐁스 도데가 보수주의자였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더불어. ) 그랭그아르를 등장시키지 않은 이야기는 또 다른 우화가 되어 블랑케트가 원하는 '자유', 그리고 스갱씨의 '보호' ( 혹은 억압 ) 를 대비시킨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읽다보면 부모의 보호와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아이의 모습이 겹쳐지기도 하는 것이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채 얻은 자유의 위험성을 부각시켜,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 다는 것을 슬쩍 전달한다. 밤새 치열하게 싸웠던 염소 블랑케트는 결국 아침에 늑대에게 잡아먹혔다. 그러나 염소 블랑케트의 행동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 않을까. 그저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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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팡세미니
알퐁스 도데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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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책상에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 을 내려놓자 다들 한마디씩 한다. "나도 이 소설은 읽었는데!", "우리 때 교과서에 수록된 책이잖아~" 라는 말들이 오고 간다. 그럼.. "이 책에 담긴 모든 단편들은 다 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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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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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


남프랑스 님에서 출생. 리옹의 고등중학교에 들어갔으나 가업이 파산하여 중퇴하고, 알레스에 있는 중학교 사환으로 일하면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1857년 형이 있는 파리에 가서 문학에 전념하며 시집인 《사랑에 빠진 연인들 Les Amoureuses》을 발표, 이것이 당시의 입법의회 의장 모르니 공작에게 인정받아 비서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문학에 더욱 정진하게 되었다. 그 후에 남프랑스의 시인 미스트라르를 비롯하여 플로베르, 졸라, E. 공쿠르, 투르게네프 등과 친교를 맺었으며, 아내 쥘리의 내조로 행복한 57년의 생애를 파리에서 보냈다. 그는 친교를 맺은 문인들과 더불어 자연주의의 일파에 속했으나 선천적으로 민감한 감수성, 섬세한 시인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시적인 면이 넘치는 유연한 문체로 불행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고향 프로방스 지방에 대한 애착심을 주제로 하여 인상주의적인 자신만의 작풍을 세웠다.




 


그의 문장은 보여 줄 것이 많은 예술가의 문장이자 시니컬하면서도 동정심을 담은 시인의 문장이다. 익살스런 농담에서부터 더없이 섬세한 환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주제를 다룰 수 있는 재치를 가지고 있었기에 학자들부터 군중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자층을 매혹했다.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 경험담으로 작품에 활기를 부여할 줄 알았던 그는, 세월이 흘렀어도 빛바래지 않은 다양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문학’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는 <마지막 수업>, <별>, <꼬마 간첩>, <스갱씨의 염소>, <황금 두뇌를 가진 사나이>, <왕자의 죽음>, <숲 속의 군수>, 이렇게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아무래도 가장 친숙한 것은 <별> 일 듯 하다. 프로방스 산기슭의 한 어린 목동이 마음속으로 좋아하던 주인 아가씨와 별을 보며 밤을 지샌, 순수한 마음을 그린 단편이다. 1869년에 출판된 첫 단편소설집 《풍차방앗간편지 Lettres de mon Moulin》에 실린 소설로, 작가의 고향인 프로방스 지방의 목가적인 생활을 배경으로 별과 인간의 낭만적인 서정을 한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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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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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절.지.백' 이라는 깜찍한 애칭의 책을 다시 읽는다. 1996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으로 처음 나왔던 이 책은 기존의 383항목에서 542항목으로 대폭 늘어 독자들 앞에 다시 나왔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Nouvelle encyclopedie du savoir relatif et absolu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세 살 때부터 혼자만의 비밀 노트에 기록해왔다는 지식들은 작가의 관심이 이어지는 분야에 대한 백과사전이자 창작 작품을 위한 영감의 원천일 것이다. 

 


스스로 떠올린 영감, 상상력을 촉발하는 이야기, 발상과 관점을 뒤집는 사건, 흥미로운 수수께끼와 미스터리, 인간과 세계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해석 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거기에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저명한 과학자들과 접촉한 경험이 더해지고, 영적 · 생물학적 진화에 대한 탐구의 세월이 더해지면서 그 노트는 독특한 <백과사전>으로 자라났다.

- 온라인 책 소개 중에서

 


 

프롤로그에서 '백과사전을 구성하는 일은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연상' 시킨다라고 운을 떼는 베르베르는 꽃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골라서 자르고 다듬어 어울리게 섞는 플로리스트처럼, 자신이 접한 지식들과 이야기를 엮어 지식모음집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읽는 이들이 재미있게 '골라' 읽기를 바란다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들은 이 책에서 작가의 전작의 내용을 다시 만나는 재미 또한 얻을 수 있다. 소설 「개미」 ,  「신」 , 「제3인류」 나  「죽음」 에서 추려낸 백과사전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제3인류」 를 읽었을 때는 '책 속에서 계속 언급되고 발췌되는 에드몽 웰즈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의 내용을 읽으면서는 일종의 당당한 '자기(작품)복제' 처럼 느껴지면서 살짝 불편하기도 했다' 라는 리뷰도 남겼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이 지식모음이 어디까지갈지 궁금해진다고나 할까.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속의  「제3인류」 장을 곧바로 찾아 읽었다. '메두사호의 뗏목'은 테오도르 제리코의 그림으로도 먼저 접하면서 기억하고 있던 사건인데, 당시 소설에서 어떻게 언급되었는지 가물가물하다. 

 

《메두사호의 뗏목》 (Le Radeau de la Méduse) ,  테오도르 제리코 그림

 

출퇴근 시간에 짬짬이 읽어갈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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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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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급격히 추워졌다. 이른바 본격적으로 '옆구리가 시려오는' 계절이다. 달달하고 따뜻한 음료나 핫팩 또는 따뜻한 사람의 체온이 필요해지는 계절. 그리고 이왕이면 달달한 로맨스도 한 스푼 필요한 계절.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장편소설

팩토리나인



남자 주인공인 전세계는 신문광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 나간다. 그곳에서 여자주인공 은제이를 만나 100일 동안의 계약을 맺는다. 남자 주인공은 그의 독백에 따르면 사랑을 돈으로 환산해주지 않는 여자와는 만나지 않는다는 남자다. ‘사랑도 무던한 노력의 결과니까. 사랑, 그 별것 아닌 걸 하기 위해 바치는 고뇌와 체력도 만만치 않다는 걸 여자들은 모른다. 사랑이 어디에서 그냥 생겨나는 줄 아는지’ (p26) 라고 생각하는 남자. 이야기는 남자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식상한 표현으로 말하자면 그녀의 목소리는 레모네이드만큼이나 상큼했다. 탄산이 기준치를 초과한 레모네이드. 적잖이 건방졌고, 야무졌다. 새빨간 벨벳 헤어밴드가 찰떡같이 잘 어울렸다. 그게 그녀의 첫인상이었다. - p15

(…) 

나는 누군가의 얼굴을 볼 때 눈의 크기, 속눈썹의 길이, 코의 높이 등 구체적인 생김새보다는 뭐라고 규정할 수 없는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색깔보다는 톤, 직접적인 자극보다는 미약하면서 지속적인 무드, 살이 닿았을 때의 온도, 숨결의 향 등에 더 민감하지만 모든 조건에 앞서 일단 그녀는 탈락이었다. -p21



남자 주인공의 시선에서는 여자 주인공 은제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벌인다. 어떤 계약인지도 모르고 큰 금액 때문에 덜컥 계약을 해버렸던터라 앞으로 하려는 일이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위한 일’ 이라는 그녀가 황당하게 느껴진다. 그런 그녀에 대한 그의 속마음을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웃음이 터지게 하는 경쾌함과 엉뚱한 묘사가 가득하다. 


이후 은제이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그의 속마음과 생각의 변화를 따라가다보면, 읽는 이들도 여자 주인공의 매력에 빠져버리게 된다. 죽기 전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실행해보기 위해 계약연애를 시작한 여주인공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함께.


사실은 나 스무 살까지 밖에 못 산다고 했는데 벌써 1년이나 더 살았지 뭐야. 나에게 내일이 있을지 없을지 장담 못 해. 오늘 하루를 살아낸 것도 기적이니까. 

- p47



로맨스의 최고 재미 중의 하나는 같은 시간에 대한 두 주인공의 시선과 감정의 차이를 몰래 지켜보는 것이 아닐까?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만 전개되던 이야기는 이야기 후반부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의 일기를 통해 또 다른 이야기로 다가온다. 항상 새침하게 남자주인공을 밀어내는 듯 보였던, 그래서 남자 주인공이 더욱 애달파한 것처럼 보였던 둘의 관계에서 그녀는 자신의 상황에 체념하고, 그저 감정에 서툴렀을 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히려 첫인상은 여주인공이 먼저 남주인공에게 호감을 보였을지도 모른다.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낮고 나른했다. 얼굴도 모르는 그 목소리에 이상하게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


이마를 덮은 헝클어진 앞머리 사이로 약간은 장난스러운 눈빛이 까맣게 빛났다. 모델이라고 믿을 만큼 큰 키에 입체적인 못날, 과감하게 올라간 입꼬리는 유쾌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슬리퍼 사이로 삐져나온 발가락은 도무지 용서할 수 없다. (…)


얼빠진 남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허세나 비굴함 대신 솔직함이 느껴졌다. 

-   p391



남주인공의 변화는 감동적이고, 그의 독백은 가슴이 찡하다. 여주인공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설정 때문에 더욱 애틋하게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주인공의 상태가 악화되지만 그의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누군가 그랬다. 사랑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기 위해 어깨를 구부리고, 팔을 접고, 나와 있는 배를 최대한 집어넣으며 숨을 참는 거라고. 한마디로 불구가 되어야 하는 매우 웃긴 코미디였다. 그리고 나는 기꺼이 나를 병신으로 만드는 중이었다.

-p286



영원한 사랑의 맹세처럼 서로를 소유하려 하기보다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 된다. 갖고 싶다는 욕심은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내 것이 될 수 없지만, 나는 그녀의 소유가 되었다는 걸 확신했다. 

-p182



소설의 각 장에 발췌되어 있는 문장들도 이야기와 너무 잘 어울려 따로 모아 읽게도 된다. 




남자 주인공과 함께 울며 가슴 아파하고, 먹먹한 기분도 느껴가며, 이 둘의 사랑이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궁금해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몰입하여 읽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도 따뜻해졌다. 역시 추운 날에는 로맨스가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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