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베리 문
아쿠타가와 나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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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사토는 스트로베리 문이라는 거 알아?"

책을 펼치면 과거의. 한 장면이 프롤로그의 첫 장면으로 펼쳐지고, 페이지를 넘기면 외과 병동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화자의 현재로 옮겨진다. 환자의 입원실에 있는 텔레비전에서 '6월 4일, 오늘 밤에 뜨는 보름달은 스트로베리 문..' 이라고 알려주자 주인공은 올해의 스트로베리 문도 6월 4일인 '우연'에 놀란다. 이제 소설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고등학교 입학식날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입학식에 살짝 늦은 사토 히나타는 낯선 미소녀를 만나고, 곧 같은 반의 사쿠라이 모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외모에 어울리는 연예인 같은 이름이다. 얼굴도 연예인처럼 예쁘고, 이름도 예쁘다.'(p29) 라며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은 그녀가 친근하게 대하다 못해, 갑자기 자신을 여자친구로 삼아달라는 말에 당황한다. '어안이 벙벙한 나와 사쿠라이 모에의 연애는 나의 주도권이라고는 전혀 없는 상태로, 천진난만한 그녀가 모두 주도하여 입학식 당일, 이 순간에 시작되었다.'(p47)

사쿠라이 모에는 여름 하지에 볼 수 있는 '스트로베리 문'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프롤로그에 있는 장면이다. 학교 선생님 버전과 로맨틱 버전의 설명이 있다.


학교 선생님 버전의 설명 :


스트로베리 문은 아메리카 선주민이 매달 뜨는 보름달에 붙인 이름 하나야. 달은 달과 태양이 지구를 사이에 두고 거의 정반대에 위치할 보름달이 되는데 여름과 겨울에는 달과 태양이 관측할 있는 높이가 반대가 되거든. 여름이 되면 태양이 높아지고, 해가 길어지는 알지? (p41)


<중략>


겨울에는 밤이 길어지고 태양이 낮아지잖아. 반대로 여름에는 밤이 짧아지면서 보름달의 높이는 낮고, 겨울에는 높아져. 하지 보름달은 지평선 가까이에 위치해. 아침놀과 저녁놀이 빛의 반사로 붉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평선 가까이에 있는 보름달도 시간대나 장소에 따라서는 붉은빛이 감도는 보여. (p42)



로맨틱 버전의 설명 : 



스트로베리 문이란 행운을 부르는 달이라고 . 스트로베리 문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가지가 있어. 하나는 붉고 동그란 형태로 떠오르는 마치 딸기처럼 붉은 같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는 . 다른 하나는, 미국에서는 딸기 수확을 6월에 해서 스트로베리 문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야. 


<중략>


스트로베리 문에는 인연을 맺어주는 효과도 있다고 .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보면 영원히 이어진다고 …… 로맨틱한 미신을 믿어 보고 싶어. 앞으로의 인생에서 매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스트로베리 문을 바라보는 거야. 그게 나의 작은 꿈이야. 이상하려나? (p44)


반짝반짝 빛나는 고등학교 생활 속에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은 순수하고 아름답다. 그런데 체육시간에 참여하지 못하고, 쉽게 외출하지 못하는 사쿠라이 모에의 모습이 암시하는 상황이 독자로서 살짝 불안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진다.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가 오버랩 되기도 한다.

소설의 후반부, 사쿠라이 모에의 일기를 통해 두 사람의 또 다른 인연을 알게 되면서 독자들은 더욱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그녀를 위한 주인공의 노력은 둘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애틋하다. 사쿠라이 모에의 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코끝이 시큰해진다.

"사토 히나타는 사쿠라이 모에를 사랑합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마음 그대로 ......"(p281)


이 소설도 영상화 될까? 애니메이션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의 설레임, 두근거림을 소환해야할 때 읽으면 더욱 좋을 듯. 영어덜트 소설로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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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해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9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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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후 티타임, 국내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덕분에 원작인 넬레 여사( 넬레 노이하우스 )의 소설을 읽겠다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화제는 북유럽 스릴러 소설에 대한 이야기로 뻗어갔다. 북유럽 소설이 국내에 소개되던 시절 '넬레 여사 파'와 다른 소설가들의 파가 나뉘었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파'라고 썼지만 '팬'이라고 읽어 보자.) 개인적인 호불호기에 이제 북유럽 소설에 입문하는 거면 대표작들을 읽고, 결이 맞는 작가의 시리즈를 읽어보아도 좋을 듯 하다는 생각과 함께. 개인적으로 나는 넬레 여사보다는 '요 뇌스베 파' 였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읽기 시작하게 된 배경에 요 뇌스베가 있었다. 온라인 책 소개에 '요 네스뵈, 헨닝 망켈 등 유수의 범죄소설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 이라고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3권 『발코니에 선 남자』 에는 요 뇌스베가 서문을 쓰기도 했다. 


마르틴 베크(Martin Beck) 시리즈도 벌써 아홉권째를 읽기 시작한다. 2024년 2월에 1권인 『로재나』 를 읽기 시작했으니 천천히, 오래 읽었다. 마지막 10권까지 시리즈 완독의 정상이 눈 앞에 보이니 뿌듯하다. 





마르틴 베크는 7권 『어느 끔찍한 남자』 에서 부상을 당하고, 8권 『잠긴 방』 에서 15개월만에 복귀했다. 마르틴 베크와 그의 동료들은 천재적인 추리력을 뽐내는 독보적이고 영웅적인 탐정이 아니라, 정해진 일과와 절차를 따르는 지극히 현실적인 경찰이다. 


스웨덴 남부 스코네 주의 최남단에 위치한 시골 마을에서 한 여성이 홀연히 사라진 사건이 발생하고, 스톡홀름에서 절도범을 추적하고 있던 마르틴 베크와 콜베리에게 사건이 배정된다. 곧장 남부로 향한 그들은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받는 자가 과거 자신들의 손으로 체포했던 범인이라는 사실과 마주하고 각자 복잡한 심경에 빠진다. ( 1권 『로재나』 의 범인인 폴케 벵트손이다.) "내가 아는 한, 폴케 벵트손은 확실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가학성애, 청교도주의, 여성 혐오가 섞인."(p73) 


또 다른 사건의 범인도 만나게 된다. 군나르손은 이름을 바꾸고, 가석방 감독관이 주선해준 지방지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었던 것. "마르틴 베크는 자신과 콜베리가 과거 사건들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두 사건을 일으킨 두 남자와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안데르슬뢰브 같은 곳에서 만난 게 참 얄궂은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147)" ( 이번 9권에서는 1권 뿐만 아니라 2권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의 범인마저 스포하고 있으니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으시길! )


이미 전과자인데다가 실종자와 마지막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의 증언에 국가범죄수사국의 국장은 사건을 간단히 정리하라고 독촉한다. 스웨덴 경찰의 고위직이 자신들의 권력과 권위에만 집착하는 모습에 씁쓸해진다. '청장은 질문이나 말대답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싫어하기로 유명했다.(p201)' 라니.. ! 사회고발소설로서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서술 또한 계속 이어진다. 범죄율이 계속 오르고,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는 사실. 그리고 '선공을 날린 것은 경찰이라는 사실'(p204)을 경찰 수뇌부에는 한 명도 없는 데다가, 이 사실을 이해할 마음조차 없다는 것을 베크가 한탄하는 장면이다. 

경찰은 문제가 많았다.

문제는 대체로 1965년 경찰 국영화와 함께 시작되어다. 이후 경찰은 국가 내의 국가로 발달하기 시작했고, 시민들에게 인기가 없어졌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경찰관이 시민을 대하는 태도도 갈수록 적대적이고 무서우리만치 반동적인 방향으로 변했다. 가령 경찰관 셋 중 한명은 아이를 가급적 어려서부터 때려서 키워야 한다고 믿었고, 엄벌과 체벌만이 자라나는 세대를 제대로 육성하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경찰관 열에 아홉은 경찰이 범죄 혐의자를 너무 관대하게 다룬다고 믿었고, 종종 자유재량에 따라 내려지는 법원의 선고가 부적절하다고 여겼다. 

- p204


청장이 답이 뻔히 보인다던 사건은 빈집털이범과 순찰 경관들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상황이 변한다. 경찰청은 살인 사건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도주한 '경찰 살해범'을 검거하기 위해 온 경찰력을 동원한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서 그동안 보여주었던 것처럼 언뜻 서로 관계없는 것 같던 사건들이 엮이면서 결말로 향한다. 


렌나르트 콜베리는 경찰의 행동에 크게 실망한다. '덕분에 뭔가 깨달은 것 같아. 어쩌면. 아무튼, 우리 동료라는 자들이 어떤 인간인지(p446)' 그리고 사직서를 쓴다. 그의 사직서는 스웨덴 경찰조직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하며, '저는 이 직업이 너무나 부끄러워서 양심상 더는 수행할 수 없는 상태에 처했습니다' 라고 맺고 있다. 저자들이 전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리라. 콜베리의 사직서는 받아들여질까. 그럼 다음 권에서는 콜베리를 만날 수 없는 걸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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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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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야마모토슈고로상 후보작, 2007년 제4회 일본서점대상 4위의 소설 『종말의 바보』 는 기상천외하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중층적이고 정교한 구성력과 경쾌하고 소탈한 필치로 그려 내는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열한 번째 단행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종말의 바보> 가 나온 것을 보고 원작 소설을 먼저 읽어보려 책을 펼쳤다. ( 나는 늘 원작을 먼저 읽는 편이라는 것을 깨닫는 하루다. ) 

표제로 선택된 <종말의 바보 > 를 비롯하여, <태양의 딱지 >, <농성의 맥주 >, <동면의 소녀 >, <강철의 울 >, <천체의 돛배 , <연극의 노 >, <심해의 지주 > 의 제목으로 종말까지 남은 3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소설 『종말의 바보』 는 《소설 스바루》에서 2004년 2월호부터 2005년 11월호까지 발표된 여덟 편의 연작소설을 묶은 작품이다.




8년 후에 소행성이 충돌하여 지구가 멸망한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은 후 5년이 지난다. 많은 창작물에서 '지구 종말'에 대해 다뤄왔기에, '만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한 것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주제일 것이다. 


책 속에서는 발표 후 폭동, 살인, 강도, 방화, 사기 등의 범죄가 만연하며 혼란에 빠지는 모습과 함께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기도 했다고 묘사된다. 그리고 5년이 지난 후, 일본 센다이 북부에 자리한 아파트 단지 ‘힐즈 타운’을 배경으로 가까스로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 좀 더 차분해진 힐즈 타운 주민 혹은 그들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화자로 등장하여 저마다의 삶을 들려준다. 


<태양의 딱지 SEAL>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오히려 괴로운 일이다"


아이를 간절히 원할 때는 와주지 않았던 아기가 10년만에 아내에게 찾아왔다. 앞으로 종말까지 3년이 남았는데 임신 8주라는 것을 알게 된 부부. '우유부단 대회가 있다면 일등일 것' 이라고 불리는 주인공은 아내의 '낳을까 말까? 선택의 순간이야. 선택은 당신 특기잖아(p54)' 라는 말에 결정장애에 빠진다.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해봐도 정말 어려운 문제다. 


주인공은 소행성이 떨어져도 어떤 방법으로 무사히 살아남지 않을까란 희망을 품어도 보고, 아이가 있는 친구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한다. 소행성이 떨어진 후에 살아남은 주인공을 상상해보니 문득,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 를 떠올렸다. 대재앙이 일어난 날에 태어난 아이. 그리고 그 아이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길 위에 선 아빠의 이야기.  『로드』 의 엄마와 달리, <태양의 딱지>의 엄마 미사키는 절망으로 자살할 타입은 아닌 것 같다는 싱거운 생각을 해보며 다음 장면으로 옮겨갔다. 


그나저나 왜 제목이 '태양의 딱지' 인지 궁금했는데, 책 속의 문장에서 답을 찾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떻게 결론을 내렸을 지 궁금해지지 않는가.

"저것 좀 봐." 잠시 후 쓰치야가 정면의 태양을 가리켰다. 아름다운 원형을 그리며 저물어 가는 태양은 하늘에 붙은 딱지처럼 또렷했다. "소행성이 떨어져서 우리가 사라져도 분명 저 태양이나 구름은 남겠지."

"그러고 보니 그렇겠네." 저 딱지는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조금 든든하지?" 쓰치야가 조용히 말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 p85


<동면의 소녀 GIRL>

"세상은 앞으로 3년이면 끝나고, 사람이 쓰러져 있는 마당에 경망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나는 신비한 예감에 마음이 들떴다."


부모가 자살하고 혼자 남은 주인공도 있다. 혼자 남은 소녀는 세 개의 '목표'를 세운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책을 전부 읽는다' , '죽지 않는다' 다. 두 번째까지의 목표는 다 달성했다. 주인공 소녀 미치는 올해들어 조금씩 동네가 안정된 것을 소강상태, 즉 '진정된 것이 아니라, 찰나의 휴지(休止)'라고 생각한다. 식료품을 사러 나간 길에 만난 친구의 모습에서 새로운 목표를 하나 추가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움직인다. 첫 번째 목표인 '아버지와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는다' 에 대해 '벚꽃이 봄철에 잠깐만 핀다고 해서 용서 못 한다고 화를 내는 사람은 없잖아요(p181)' 라고 말하는 장면을 읽다가 가슴이 먹먹해졌다. 미치가 왜 '동면의 소녀' 인지 또한 이야기 속에서 등장한다. 


종말을 앞둔 디스토피아적 배경이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우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로 흐르지 않는다. 각 소제목의 의미를 찾아보며 소설을 읽는 동안 경쾌하고 따스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어떤 비참한 상황이라도, 그래도 사람은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내 카카오톡 프로필은 '내 생애 가운데 가장 멋진 하루되기' 다. 추가적으로 일어로 '今をいきる' 즉, '지금을 살다' 로 적어둔 지 오래되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과도 비슷한 결이다. ( 그러고 보니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일본 제목이기도 하다. 나는 어떤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사에서 가져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  『종말의 바보』 를 읽으며 다시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를 생각한다. 카톡 프로필로 이 문장을 적으며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초심을 떠올려보게도 되는 하루. 책을 덮은 후에도 깊은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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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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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여사의 신작! 미야베 월드 2막의 에도 시대 배경의 소설~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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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즐겁게 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심리 수업 - 신나는 공부의 확신을 주는 따뜻한 심리 이야기
김종환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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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아이와 함께 읽고 있는 책에 대한 기록을 남겨본다. 아이의 유아, 초등 때는 항상 책을 함께 읽었으나 중등, 고등에 접어들면서 점점 같이 읽는 책이 줄어 아쉬웠던 차에 『공부를 즐겁게 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심리 수업』 만났다. 메가스터디 심리 강사가 들려주는 '신나는 공부의 확신을 주는 따뜻한 심리 이야기' . 





1학기 편인 『공부에 지친 학생들을 위한 심리 수업』 이은 책이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아이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 책을 펼치면 3에서 3까지의 학생들의 후기와, 강사, 학부모들의 후기가 먼저 독자들을 반긴다. 자연스럽게 아이와 같은 학년인 학생의 후기를 먼저 읽어보고 나서 학부모의 후기를 읽어본다. '아이들의 마음에 긍정의 씨앗을 뿌리고 자라게(p21)' 한다는 문장이 마음에 와닿는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책은 '3 수험생과 재수생 그리고 2, 1 위한 ' 이라고 하면서, 8월에서 11월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시기에 당면할 있는 여러 상황과 내면의 고민에 맞춰, 학생들의 마음 관리를 위한 심리 전략을 이야기 형식으로 서술했다고 운을 뗀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8, 9, 10, 11월로 장이 나뉘어 있고, 장은 주별 전략을 상세하게 담고 있음을 수있다. 


8월은 학생들이 자신의 공부를 점검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구체적으로 수험생은 현재 공부의 상태, 성적, 진도 등을 점검하고 자신의 심리 전략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공부에 새롭게 집중하는 시기입니다. 



-p25, 프롤로그 중에서 




8월은 첫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로 나누어 시기에 따른 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 주제의 제목은 명사로 요약을 해두었기에 읽은 후에 스스로의 마음에 맞춰 필요한 부분을 다시 찾아 읽어도 좋은 구성이다. 8 둘째 주는 '몰입 수업' 관하여 다루고 있는데 목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몰입 수업 


좋은 감정의 습관화부터 <기분>

집중력 유지 <자만심과 계획>

잡생각 탈출 <생각>

불안을 당연한 감정으로 수용한다면 <불안>


- 8 둘째 




<자만심과 계획> 편에서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MBTI 대한 이야기도 풀어내고 있다. P 유형의 학생들이 '인내심이 부족하다. 끈기가 없다' 말로 자신이 끝까지 해내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담을 해보면 인내, 끈기 부족으로 포기한다기 보다는, P 내재한 '자만심'이라는 특징이 있어서 포기한다는 것보다는 잠시 내버려 둔다는 해석이 어울린다고 한다. 명의 P로서 나도 모르게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었다. J 유형의 학생은 타인이 보았을 때는 집중력이 강해보인다. 하지만 정신력이라는 부분에서 보면 정신력이 가장 약한 사람들의 특징이 완벽주의자라는 것이다. J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려는 여러 가지 감정 중의 하나가 바로 '두려움' 이다.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올바르게 판단하기 쉽지 않다. 저자는 각각의 유형이 어떻게 집중력을 유지할 있는지를 이어 풀어낸다. 



아이와의 밥상머리 대화에서 내가 읽어준 문장은 집중력을 위한 '효율적인 시간관리' 관한 부분 있다. 이는 내가 학생이던 시절에 경험했던 실수이기도 하고, 지금 아이가 똑같이 경험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공부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겪어보는 일이 아닐까. 컨디션 관리를 해야하는 시험 전날 새벽까지 공부하던 아이가, 다음 시험에서 답안지를 밀려쓰는 실수를 했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 이런 실수는 한번쯤은 경험해도 좋겠지만 두번은 하지 말았으면...  )


수능이라는 목적지가 다가올수록 크게 변하는 학생들의 행동 변화 하나가 수면을 중리는 것입니다. 수면 시간을 줄여가며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이 늘죠. 저는 개인적으로 수면을 줄이면서 학습 시간을 늘리는 것에 무조건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수면 시간을 줄이면서 학습 시간을 늘려도 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소수일 뿐입니다. 대다수 학생이 수면 시간을 줄이면 다음 무리가 가능성이 높아 2시간의 수면 시간을 줄이고, 다음날 피곤해서 4시간을 놓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는 2시간을 늘리게 되면 마음도 역시 달라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11시까지 공부시간을 잡았는데, 시간을 늘리게 되면 11시까지의 공부 목표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내가 2시간이 생겼다는 마음으로 11시까지 끝낼 있는 양을 시간을 늘려 하는 경우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을 날려버리죠. 


- p107




이런 실수들이 모여 '불안은 쌓이는 ' 이다. 저자는 효율적 시간 관리의 방법은 차이가 아닌 작은 차이를 먼저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짧은 10분을 10 정도만 효율적으로 쓰면 2시간 가까이 자는 시간을 침범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를 알차게 보낼 있다는 . 그리고 이렇게 알차게 보내는 습관이 만들어지면 굳이 자는 시간을 방해하여 그다음 컨디션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은 상태에서 마무리까지 수월하게 있다는 또한 들려준다.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면 단락의 끝에는 < 요약> 으로 해당 내용을 요약하고 있어 문장을 음미하며 정리해볼 있다. 페이지의 중간 중간 일러스트 페이지를 두어 소리내어 읽어볼 문장들을 배치해 편집도 좋다. 


 


책을 함께 읽은 아이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내용들이 많아 좋았다' 라고 하면서도 ' 읽은 것만으로는 내용이 떠오르지 않는다'고도 솔직히 이야기를 전해왔다. 필요할 찾아보라고, 녀석의 책상 책장에 책을 꽂아두다가, 문득 필사를 해서 아이에게 편지를 써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아이가 질색하지 않게.. 어차피 매일 비문학 지문 읽고 있으니.... ' 라는 생각을 하면서 부모의 욕심을 부려보게도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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