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형 거 쓰라고?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85
신채연 지음, 김경희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또 형 거 쓰라고?

신채연 글/김경희 그림

좋은책 어린이 저학년 문고 - 82

64쪽 | 280g | 190*260*15mm

좋은책 어린이


책의 제목과 표지를 보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표지의 주인공의 표정을 보며 내용을 상상해보기로 했죠. 표지 속 남자아이의 표정은 힘들어 보이는데 그 이유가 무거운 것을 들고 있어서 인 것 같다는 군요. 책의 제목과 함께 다시 생각해보자고 했더니 혹시.. 형의 물건만 써서? 화가 났나? 라고 추측을 합니다.



그러나,

형제가 없는 밤톨군은 책 속 주인공의 마음이 와닿지 않는 모양입니다. 오히려 자신은 사촌형에게 물려받은 장난감이나 책이 좋았다며 나름 '물건을 아껴야죠' 라는 의견도 내놓습니다. 그러자 아침 밥상에서 의견을 듣고 있던 밤톨군 아빠가 어릴 적 이야기를 풀어놓는군요. 장녀였던 엄마와는 달리 사형제 중의 막내였던 아빠는 꺼내놓을 이야기들이 많나 봅니다. 결국 아침 밥상머리 대화는 아빠의 '서운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흘러갔습니다.


책 속 주인공의 이름은 '왕문호' 입니다. 형의 이름은 '왕무호' 인터라 형의 물건을 물려받고 형의 이름에 'ㄴ' 만 붙이면 되지요. 주인공은 부모님이 형 물건을 물려주려고 일부러 자신의 이름을 형의 이름과 비슷하게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 온 몸을 돌고 있는 물이 눈으로 쏟아져 나올 것" ( p12 ) 처럼 서운하다고 표현하지요. 밤톨군은 그 물이 넘쳐서 그림책「눈물바다」( 서현 글/그림, 사계절 )처럼 되겠다고 걱정하는군요. 책 속 주인공처럼 자신도 사촌누나의 리코더를 물려받아도 괜찮았는데 왜 그러지? 라고도 해요.


 


자신은 물려받은 물건들 때문에 속상한데 친구들은 새로 산 물건을 자랑하지요. 부러워하지 않으려고 해봐도 부러운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단짝 훈이에게 자기도 모르게 언성을 높여버립니다. 다음날 훈이가 새로 산 필통을 자랑하며, 필통에 달린 축구게임을 자신만 빼놓고 친구들에게 해보도록 해주자 더욱 속상해집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던 점심 시간에 책상 위에 놓여있던 필통의 게임을 해보다가 훈이가 돌아오는 소리에 당황하여 자신의 책가방으로 넣어버립니다. 이 사건은 어떻게 해결되었을까요.



상황에 따라 재미있게 표현된 그림이 밤톨군을 더욱 책에 몰입하게 합니다. 주인공이 녀석의 또래인지라 자신의 일처럼 궁금해졌나 보더라구요.


주인공의 반에서는 '쓰던 물건 자랑대회' 가 열리지만 문호는 자랑할 만한 물건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형에게 물려받은 것 투성이인데 말이죠. 그리고 집에 오자 엄마는 새 문제집을 사서 책상에 올려놓으셨지요. 엄마가 문호에게 새것을 사주는 것은 문제집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p40). 시험은 다가오는데 문제집은 풀기 싫고 이리저리 두리번 대는 문호에게 형의 오답노트가 눈에 띕니다. 다짜고짜 형에게 오답노트를 물려달라고 하고 한두장 넘겨보다 보니 이해하기 쉽고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주인공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번 '쓰던 물건 자랑대회' 에서 발표하지 못했던 것 대신 친구들에게 물려받은 오답노트를 자랑할 수 있게 됩니다.


 


▒ 물건을 물려 받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밤톨군은 책 속의 내용을 떠올리며 '돈이 낭비가 안된다' 와 '더 오래 쓸수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 밤톨군의 맞춤법은 정말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 수준이네요. T_T )

 



▒ 가지고 있는 물건 중 물려 주고 싶은 물건이 있나요? 어떤 물건이고, 왜 물려 주고 싶은지 적어 보세요.


녀석은 '카드' 를 물려주겠다네요. 이유는 더 좋은 카드를 얻으려고 그렇데요. 아이고야. 자신의 물건을 물려주면 자신은 더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게지요. 부족함 없이 자라는 외동의 특성일까요. 녀석에게는 물려받고, 물려주는 것에 대한 생각이 자라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마침 오늘, 고등학생인 사촌형, 누나가 보던 책을 물려받았습니다. 위인전, 한국사, 세계사에 관한 전집이 왕창 도착했어요. 「메이플스토리」만화도 간혹 껴있기도 하더라구요. 오래된 책이기는 하지만 아직 접하지 못했던 분야의 책들이라 녀석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입니다. "밤톨군, 너에게 이 책을 물려주면서 누나랑 형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 . 밤톨군에게 좀 더 물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지요. " 좋았을 것 같아요. " 라는 다소 성의없는 대답이 나왔지만 말입니다.

 

" 물려받은 것들 중에서 좋았던 것들은 어떤 것이 있었어? " 라고 묻자 형에게 물려받은 레고, 로보트 등의 장난감이 제일 좋았다고 하네요. 지금은 나오지 않는 옛날 캐릭터들이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고 해요. 다만 물려받아 쓰면 '경제적' 이라는 말은 아직 어렵다고 해요. 그리고 누구나 '새 것'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라고도 이야기하네요. 그리고는 형이 있는 친구와 이 책을 함께 보겠다며 가방 속에 갈무리해서 넣습니다.


아이에게는 '물려받는' 물건에 담긴 추억과 좋은 점들을 이야기해주고, 함께 읽는 부모에게는 새것을 가지고 싶은 아이의 마음도 헤아려 달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동화입니다. 형제자매가 있는 집에 더욱 좋을 듯한 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