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의 봄 푸른숲 역사 동화 9
이현 지음, 정승희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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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 아이는 비장한 표정으로 북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 것일까요. 제목의 '임진년' 은 1592년에 일어난 '임진왜란'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이순신 장군 덕분에 저학년 아이들도 '임진왜란' 은 대부분 들어본 적이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임진왜란'은 이런 알려진 위인들의 힘으로만 끝낸 것일까요?


임진년의 봄

이현 글 / 정승희 그림

200쪽 | 372g | 153*200*20mm

푸른숲주니어



연산군 시절, 고조부가 임금을 비판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집안이 풍비박산이 되어 노비신세가 되어버린 협이. 동래성 관노비 신세는 협이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임금에게 억울함을 호소하여 다시 양반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임금을 만나기 위해 무동으로 지원합니다. 그 가운데 임진왜란이 일어나지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 속에 임진왜란, 장악원, 피맛길, 신문고 등 짤막한 토막지식들을 잘 버무려놓은 역사동화 입니다.



'사람 답게' 살고 싶다고 하는 주인공. 양반으로 돌아가야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책 속에서 만나는 다른 이들을 통해 '무엇이 되고자 하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가'가 중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전란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하지요.  


이순신 장군처럼 몇몇의 뛰어난 인물이 활약을 했지만 사실 임금도, 신하도, 내노라하는 양반들도 제 살길을 찾아 도망갔을 때, 이 땅을 지킨 이들은 이름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 이 책은 비록 위인으로 기록되진 않지만 이름 없이 싸웠던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용기로 오늘이라는 역사가 이루어졌음을 들려줍니다. <추천사 중에서>

책 속에서 표현된 그들의 마음. 선조가 떠나고 난 궁궐에 불이 붙었을 때 불을 끄던 일반 백성들의 대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가 있었던 듯 합니다. 전쟁을 끝낸 진정한 영웅들은 바로 그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리고 현재의 우리 모습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깟 대궐이 뭐라고! 주인이 버리고 도망쳤는데, 우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불을 꺼야 한단 말이야?


태조께서 한양으로 도읍을 정하신 뒤, 누가 땅을 다지고 성을 쌓고 길을 내었겠느냐? 임금님이 하였겠느냐, 대신들이 하였겠느냐? 조선 백성들이 쌓은 도성이다. 조선 백성들이 지은 대궐이야. 임금님은 때가 되면 바뀌지만, 조선의 주인은 조선 사람이 아니냐? 그런데, 집에 불이 난 걸 그냥 보고만 있을 테냐?

p171

 

무엇이 되고자 하는 삶이 아니라 오늘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그런 멋진 하루하루가 모이면 자연스럽게 더욱 멋진 사람이 될라고 믿어보고 싶군요.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했지만 책 속 주인공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현재에도 닿아있는 듯 합니다.  


동화로 역사 읽기,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역사동화를 찾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에 치우치다보면 상상력이 지나쳐 역사적 사실을 무시한 픽션이 되어버리고, 역사적 사실을 중요시 하다보면 자칫 아이들의 흥미를 놓쳐버릴 수가 있지요. TV에서 한창 유행하는 사극도 픽션 사극이 아님에도 가끔 역사 왜곡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던 것처럼 역사 동화의 독자는 아이들이기에 더더욱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상상의 이야기를 펼쳐가지만 그 속에서 역사적 사실들을 만나게 되니까요. 그런 면에서 학부모로서는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에서 감수를 받은 도서라는 점은 아이가 읽을 책을 고르는데 눈여겨보게 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책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을 따로 요약해둔 뒷면 페이지는 책 속 인물의 실제 모델에 대한 설명, 임진왜란에 관련된 인물들, 연표등을 정리해두어 책 속 이야기를 실제 역사로 확장해볼 수 있게 해두었네요. 본문에서 다소 어려운 단어들은 페이지 아래에 각주를 통해 설명해두기도 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며 어른인 저도 다시 배워가는 지식들이 많습니다. 이야기 속에 있는 것들이라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교과서 속에서 한줄로만 배우는 역사적 사실들을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로도 들려줄 수 있다면 아이들이 더이상 역사를 어려워하지 않으려나요. 문득 제가 학생 때는 이런 동화를 왜 못 만났던건지 아쉬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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