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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처럼 문이 열리고 - 뉴베리상 수상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행복한 크리스마스 선물 ㅣ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22
케이트 디카밀로 글,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서석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5년 1월
평점 :

마법처럼 문이 열리고
Great Joy
케이트 디카밀로 글 /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36쪽 | 405g | 230*269*10mm
책속물고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의 기원을 검색해보면 고대 사회의 습관에서부터 로마시대, 중세시대를 거쳐 19세기 중엽 정도에 지금 우리가 즐기는 크리스마스 문화가 정착되었다고 알려줍니다. 이 무렵부터 크리스마스에서는 이웃사랑, 자선이 중시되고, 종교심의 부활에 의한 종교적 측면의 보정이 행하여지고, 그 위에 과거의 화려한 축제의 관습이 빛을 더했다고 하네요. 특히 크리스마스가 어린이를 중심으로 하는 가족의 축제가 된 것도 눈여겨볼 변화였지요.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 카드가 도입되고, 크리스마스 캐럴이 부활하고,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크리스마스 정찬(디너)이 서민 가정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크리스마스의 성립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등의 문학작품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하지요. 그는 그 작품등을 통하여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전하고, 동시에 크리스마스의 존재 모습, 물질적 즐거움을 향유하기 위해서 수행해야 할 자선 등의 의무를 가르쳤습니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631271&cid=50766&categoryId=50794 )
기독교인이 아닌 이들에게도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의 틀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할 수 없게 되면서 어찌보면 아이들에게 어린이날과 더불어 새로운 선물이 생기는 또 다른 축제의 날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 아이도 마찬가지였을테구요. 녀석에게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 읽어주며 함께 크리스마스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올해 방영했던 '별그대'에 나왔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으로 크리스토퍼 메달을 받았던 글작가 케이트 디카밀로는 『내 친구 윈딕시』로 뉴베리 명예상을,『생쥐 기사 데스페로』로 뉴베리상을 수상한 작가답게 한겨울 어둠 속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의 밝고 흥겨운 분위기가 전해져오는 한 거리에 서있는 거리의 악사와 원숭이. 이들은 크리스마스가 되기 일주일 전에 이 곳에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틈을 뚫고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소녀는 창가에서 그들을 지켜보게 되었지요.
" 밤이 되면 어디로 가는 걸까요? "
음악소리가 꿈 속에서처럼 슬프고 아득하게 들려오는 듯 하다고 생각하며 소녀는 엄마에게 묻지만 대답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엄마는 소녀가 크리스마스 연극무대에서 입을 의상을 준비하느라 바빴거든요.

그날 밤 애써 잠을 밀어내며 깨어있던 소녀는 모퉁이에 기대어 있는 거리의 악사를 마주합니다. 악사의 외투 속에 있는 원숭이를 소리내어 불러보는데 막상 올려다본 건 원숭이가 아니라 거리의 악사였습니다. 거리의 악사는 모자를 벗으며 프란시스에게 인사를 합니다. 책의 표지이기도 한 이 장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은 빛을 받아 금색 가루 처럼 흩뿌려집니다. 뭔가 신비스러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듯한 마법이 시작된 순간처럼 보였어요.

다음 날 아침, 소녀는 집을 나서며 악사에게 달려가 컵에 동전을 넣으며 말하죠.
" 오늘 크리스마스 연극을 해요. 저는 날개를 달고 천사가 되어 대사 한마디를 말할 거예요. 듣고 싶지 않으세요? "
엄마는 어서 가자며 아이를 재촉을 하지요.
" 와도 돼요. 꼭 오세요. 연극은 교회에서 해요. 교회는 길 아래에 있고요. 둘이 같이 와도 돼요. "
소녀에게 웃어주는 악사의 두 눈은 슬퍼보였습니다.

연극은 시작되고 소녀의 차례가 됩니다. 소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지요. 밖이 얼마나 추울까. 할아버지는 정말 슬퍼보였어. 라는 생각을 하며 기다리고 기다리죠.

온 세상이 고요했습니다. 모두가 숨죽이고 기다렸죠.
그때였어요.
어둠을 뚫고 빛이 들어오더니 마법처럼 문이 열렸습니다.

문이 열리는 이 장면은 정말 감동이었죠. 양 팔에 소름이 돋는 듯한 전율, 코 끝이 시큰해짐을 느꼈습니다.
" 보라!. 내가 너희에게 커다란 기쁨의 소식을 가져왔노라! "
그 순간에 딱 맞는 대사라 느껴져 프란시스는 한 번 더 크게 외쳤습니다.
" 커다란 기쁨의 소식을."

소녀의 얼굴에 가득한 환희의 표정.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이 책의 원제인 "Great Joy" 가 떠오르는 얼굴입니다. 소녀의 시선이 가 있는 곳에 더욱 행복한 한 사람이 있었겠지요. 사실 소녀의 따스한 이 마음은 '마법' 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인간적인 마음일거예요. 그러나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무심함이 일상화 된 세상에서 소녀가 바라보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자신의 마음을 무시하지 않고 건넸던 초대가 '마법'처럼 느껴져 버리네요.

소녀의 마법 덕분에 여러 문이 열린 듯 합니다. 교회의 문도, 거리의 악사의 마음의 문도, 그리고 소녀의 부모와 교회에 함께 있던 여러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우리의 마음의 빗장도 볏겨냅니다.

예수가 태어나던 날 밤 예수의 부모 요셉과 마리아는 여행 중이었는데 여관에는 빈 방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예수는 하마터면 태어나지도 못할 뻔했지요. 다행히 요셉과 마리아는 빈 마구간에서 아기를 낳을 수 있었습니다. 쉴 곳이 필요한 요셉과 마리아에게 마구간을 내어주었던 따뜻한 그 손길. 크리스마스에 우리가 떠올려야 할 것 중의 하나겠지요. 그리고 유난히 추웠던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무도 돌아보지 않아 죽어갔던 "성냥팔이 소녀" 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녀석은 이제 거리에서 구세군 냄비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합니다. 무엇이든 착한 일을 해야할 것 같다는 마음이 얼굴 가득 묻어나는 듯 해요. 순수하게 남을 "돕는" 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함께 찾아나가야 겠지만 사람 본연의 '타인에 대한 선한 관심' 과 '열린 마음' 은 계속 지켜주고 싶어 절로 엄마미소가 떠오르게 된 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