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0
존 클라센 그림, 맥 버넷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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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칼데콧 상 선정에는 보기 드문 사례가 펼쳐졌었습니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수상하는 칼데콧 상과 칼데콧 아너상을 한 작가가 휩쓸었거든요. 바로 이 책의 작가인 존 클라센입니다.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으로 '칼데콧 상' 을,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로 아너상을 수상했습니다. 1981년생의 젊은 작가는 스스로 글을 쓰건, 다른 글 작가와의 협업을 하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텍스트를 재해석하는 데 빼어난 능력을 보이는 듯 합니다.

 

존 클라센( Jon Klassen )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태어나 셰리든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애니메이션에 그림을 그리고 아트 디렉팅을 하다가 2010년부터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다. 2011년 쓰고 그린 첫 그림책 『내 모자 어디갔을까?』는 그 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그림책 10에 선정되었고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 말로 번역, 출간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고양이의 즐거운 밤』,『에너벨과 신기한 털실』,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등이 있다.

 

 

작가의 화려한 수상 경력은 신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2013년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로 칼데콧 아너 상을 함께 수상한 맥 바넷과 기획에서 제작까지, 5년에 걸쳐 완성한 이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었죠. 칼데콧 상 수상 작가들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점, 작품의 완성도와 작가들에 대한 믿음이 더해져 이 작품은 출간 전, 전 세계 14개 국어로 수출되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이 작가의 매력은 특유의 능청, 시치미 등의 유머코드가 곳곳에 뿌려져 있는 일러스트겠죠. 이번에도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으로 치고 들어가는 글작가의 글도 한몫하는 것은 물론이구요.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240
맥 바넷 글 / 존 클라센 그림

40쪽 | 382g | 205*275*10mm
시공주니어 

"월요일에 샘과 데이브는 땅을 팠어요" 로 시작하여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아낼 때까지 파야 해. 그게 우리의 사명이야"라고 주인공이 선언합니다. 그리고 둘은 땅을 파죠. 깊이, 점점 더 깊이.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가 그들과 동행합니다.


 

 

 

 

전작의 모자시리즈( 『내 모자 어디 갔을까?』,『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의 눈, 시선처리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번에는 강아지의 눈의 방향에 집중하게 되겠지요. 독자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을 그림 속에 숨겨둔 듯 하지만 실은 책 속의 누군가도 꼭 알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는 샘과 데이브 주변에는 늘 반짝이는 보석들이 존재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독자와 강아지 뿐입니다. 요리조리 보석을 피해 땅을 파내려가는 샘과 데이브의 모습에 안타까워하고 때로는 난 알고 있는데~ 하면서 짜릿해하게 됩니다.   

 

 

늘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삽질. 주인공에게 말을 건넬 수 있다면 "조금만 더 파면 있어!", "아냐 그쪽이 아니야!!" 라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약간 레고캐릭터와 비슷한 이들은 수평과 수직, 사선으로 반듯한 구덩이를 파면서 화면을 안정적으로 분할해 나갑니다.


 

 

 

결국 샘과 데이브보다도 강아지에게 "어마어마 하게 멋진" 뼈다귀를 찾는 순간 이들은 지구를 뚫고 떨어지지요. 워낙 엉뚱한 모습들에 익숙해져 이들이 삽 하나 달랑 들고 지구 중심까지 땅을 파 들어갔다해도 그럭저럭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래도 강아지처럼 머리부터 떨어지지는 않았군요. 입에 뼈다귀를 물고 머리로 물구나무 서있는 강아지의 모습에 밤톨군은 웃음이 터집니다. 결국 다이아몬드를 찾겠지! 하고 넘겼는데 찾은 건 뼈다귀 하나였군요. 아쉬움은 뒤로 하고 녀석에게는 아슬아슬하게 보석을 빗겨간 샘과 데이브도, 머리부터 떨어진 강아지의 모습도 모두 재미있는 모습으로 남습니다.  

 

 

샘과 데이브는 어떨까요. 지구를 뚫을 정도로 열심히 삽질을 한 그들은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 은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마주보고 말합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멋졌어."

 

 

 

아아 그렇네요. 이들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멋진" 시도를 했군요. "결과"야 어떻든 그들이 노력한 "과정"은 헛된 삽질은 아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들 덕분에 이 책도 "어마어마하게 멋진" 책이 되었습니다.

 

샘과 데이브, 삽질을 즐겨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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