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보림 창작 그림책
서진선 글.그림 / 보림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에

서진선 쓰고 그림

42쪽 | 404g | 150*215*10mm

보림

 

"엄마" 라는 단어는 누가 불러도 가슴 속에 특유의 울림이 있는 말인듯 싶습니다. "엄마~" 라고 조용히 불러보면 울컥하고 치밀어 오르는게 있네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아이를 키워내고 있다보니 더욱 울림이 깊습니다.

 

그런데 엄마라는 존재를 지척에 두고도 더이상 만나볼 수 없는 그 아픔. 얼마나 그리울까요.

우리나라의 분단이라는 결과를 가져 온 동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 전쟁을 겪지 않은 저같은 전후세대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교과서에서나 배웠던 전쟁이지요. 분단상황이 당연하게는 느껴지지는 않으나 독일처럼, 자연스럽게(?) 통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책에서나 나오는 듯한 그 전쟁으로 인해 이산가족이 되어버린 분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사실. 그들의 슬픔과 아픔은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종종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6.25 전쟁으로 엄마와 헤어진 어린아이가 평생동안 북쪽에 있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이야기입니다. 전쟁, 분단이라는 거창한 주제를 강조하기보다는 오히려 담담한 어조로 전쟁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이야기해줍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낡은 흑백사진 한장을 먼저 볼까요. 이 이야기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알려진 장기려 박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씌어졌다고 합니다. 사진 속, 책 속 화자의 아버지가 장기려 박사이신거죠.

 

 

 

비행기를 처음 보고 마냥 신기해서 온 가족이 비행기 구경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전쟁이었습니다. 책의 면지와 집의 화단을 가득채운 봉숭아꽃이 더욱 애잔하게 느껴지네요.

 

 

피난길에 오른 가족들. 그러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서로 엇갈려 결국 엄마와 헤어집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다시 피난을 떠나 부산에 도착하지요.

 

 

장기려 박사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군용 천막을 빌려 와 밤낮없이 치료해주고, 병원비가 없는 사람에게는 몰래 병원 뒷문을 열어주고, 거지에게는 월급을 봉투째 주는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셨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서도 '천막병원' 을 통해 그 이야기를 전합니다.  

 

 

봄이 되어 고향으로 가겠다는 희망은 아버지와 부산에 있는 동안 휴전이 되어버려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엄마가 먼 친척을 통하여 보내온 봉숭아 씨앗과 직접 녹음한 '봉선화' 노래. 아버지는 소리도 내지 않고 우십니다. 이후 한평생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헤어진 자식들을 그리워하는 아픈 삶을 사신게지요. 화단에 뿌린 봉숭아는 마당 가득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지금도 엄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작 <오늘은 5월 18일> 에서 한 아이의 시선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조명하며, 5.18 민주화 운동은 단순히 어느 과거 사건이 아니라, 현재 그리고 미래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끊임없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던 작가는 이번에도 6.25 전쟁을 통해 같은 메시지를 전하는 듯 합니다. 

 

엄마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이의 슬픔과 그리움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6.25 전쟁 때 헤어진 이산가족들이 끝내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가시기 전에 통일이 이루어졌으면 좋겠구나.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더이상 전쟁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