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전에 시작하는 엄마표 독서 코칭 - 아이의 발달 속도와 성향에 맞춘 엄마와의 책 읽기
이정화 지음 / 북라이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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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전에 시작하는 엄마표 독서코칭

: 아이의 발달 속도와 성향에 맞춘 엄마와의 책읽기

이정화 지음

북라이프

 

 

​내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위하여 책을 선택했던 나. 아이의 그림책을 고르고 무릎에 앉혀 함께 읽으며 녀석을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그림책 속에서 또다른 세상을 발견하며 환호했었다. 적어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랬다. 즐겁고 행복했다.

​이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녀석은 방과후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노는 재미에 빠졌다. 온 힘을 다하여 논다. 지금 시기에 마음껏 놀 수 있는 것이 최고의 행복일테니 나는 내버려둔다. 그러나 놀이터에 앉아있는 내 체력은 녀석만큼 좋지 않다. 해가 질 무렵이 되서야 일어나 집에 들어오면 저녁밥 하기도 버겁다. 한바탕 밖에서 신나게 뛰놀았으니 이제는 책을 읽어달라는 녀석의 눈빛을 보면 더럭 겁이 난다. 좀 혼자 읽었으면 싶다. 이전에 함께 하던 독후활동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내겠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녀석을 위해 만들기나 미술활동 위주의 책놀이를 함께 했었는데, 지금은 학교에서 나눠준 '독서아람' 이라는 글쓰기 위주의 독후활동을 들이밀게 된다. 아직 글이 서투른 녀석은 재미없어 하며 힘들어한다. 이제 아이도 힘들고 나도 지친다.

< 내 아이가 하는 말들도 포함되어 있는가.... >

​슬슬 아이와의 즐거운 책읽기에 제동이 걸리는가 싶었다. 지금껏 제대로 해온 것 맞는 지, 앞으로 어찌해야할 지 방향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그 때 이 책을 만났다. 「엄마표 독서코칭」. 초등 전에 시작하라는 부제는 중요치 않다. "아이의 발달 속도와 성향에 맞춘 책읽기" 라는 말이 더 와닿는다. 책을 펼치자마자 태그를 붙여가며, 줄을 쳐가며 단숨에 읽어내렸다.

독서코칭은 '책읽기' 보다는 '어떻게 읽느냐' 가 중요하고, '책' 보다는 그것을 보는 '독자'에게 초점이 있으며, '책의 광범한 이해' 보다는 '단 하나의 지식이라도 실천하는 능력' 에 관심을 가지는 독서방법이다.

<중략>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하게 제안하고 싶은 것은 부모가 자신이 했던 방식을 고수하지 말고, 온전히 아이들의 방식으로 책을 접하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시각으로 질문하고,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면서 책을 즐겨보라는 것이다. 책 읽는 과정에서 부모의 관심은 '책' 이 아니라 '아이' 이고, '책의 탐색' 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탐색' 이어야 한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책은 씹고 또 씹어 그 단물과 쓴물이 마음 안에 머물러야 제대로 읽은 것이다. (P27), 아이들과 독서하는 과정은 단지 발달과 학습을 촉진하는 과정이 아닌, 세상과의 소통과 믿음을 전제한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P28). 

정말 공감하게 되는 글이다. 그동안 아이와 이렇게 책을 읽어보려는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렇듯 제 1부에서는 부모가 가진 '독서'의 틀이 어떤지 생각해보게 하고 그 틀을 벗어나보도록 이끌고 있다.

 

그러나 막연하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라는 말인지 이쯤되면 멍해진다. 다행히 저자는 2부에서 아이가 가진 강점과 가능성, 호기심과 흥미, 평소 갖고 있는 욕구와 감정 등을 발견하는 상호작용 방법들을 풀어놓는다. 다년간의 현장경험에서 우러나온듯 제시된 실제 사례들은 아이와 함께 책을 읽었던 부모라면 한번쯤은 겪었을 일들이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가 자기만의 (사차원적?) 이야기로 빠져 먼 산을 수십번을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되었던 경험. 사고력이 여기저기 분산된 유아들과 상호작용을 하다보면 늘 그렇다고 한다. 부모는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싶어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어느 장단에 맞장구를 쳐야 할지 몰라 "그렇구나.' 만 연발하고 만다. 이 분산된 사고가 논리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 알아듣는 수준의 이야기로 구성되려면 호기심을 관심과 집중으로 바꿀 수 있는 부모의 질 높은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P73) .  그런 방법으로 책 속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법' 등의 여러 쉬운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어 아이에게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을 가져보게 한다.

 

읽으며 끄덕거리게 되었던 부분 또 하나. 독서량이 높아도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 조절하는 능력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 아직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고 자기 것으로 몰입시키지 않는 한 책을 읽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나는 이럴 때 다른 방법을 쓰는데...' 등 자기 문제로 바꾸어 생각해 보는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P103)라고 저자가 강조하는 이유다.   

 


 

내 아이의 강점을 발견하는, 온몸으로 읽고 생각하게 하는, 상상력과 가능성을 키워주는, 스스로 변화하게 만드는, 동기부여를 선물해주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2부의 내용에 이어 3부에서는 실제 그림책을 활용한 코칭을 예로 들어 이해를 돕고 있다. 아이와 그간 읽어온 책들이 있었기에 아하~ 이런 방법도 있겠구나. 라며 더욱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코칭의 과정>, <좀 더 풍부한 코칭을 위한 제안> 의 순서로 제시된 방법들을 읽고 나니 지금이라도 당장 아이와 함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잠시 주춤했던 아이와의 책읽기가 내게도 다시 즐거운 놀이로 바뀌는 순간이다. 녀석에게 책읽기가 지겨운 숙제로 자리잡기 전에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부록에 담긴 아이의 독서를 도와주는 질문, 아이와 싸우지 않고 독서록을 쓰는 법에 관한 팁,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워크시트가 참으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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