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5
박상은 글.그림 / 현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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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일까? 

박상은 글. 그림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05

현북스

 

인간은 자기 존재의 문제에 대해 해답을 찾아야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Man is the only animal for whom his own existence is a problem which he has to solve) / 에리히 핀카스 프롬(Erich Pinchas Fromm,1900~1980)
인간은 찾는 존재다. 물을 때도 대답할 때도 찾는다』/ 게오르크 짐멜( Georg Simmel, 1858~1918 )

  

많은 학자들은 말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유한한 생명을 인식하는 유일한 동물이기에 살아있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생의 목적, 삶의 의미 또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며 허무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한다고 말이죠. 그리고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문학은 인간이 행하고 있는 것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것을 탐구하는 모습이 담기는 것 중 하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기에 그런 글들을 읽어가며 내 안에서 파생되는 질문들에 답하고 나만의 느낌과 정서, 그리고 개인의 인생을 완성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구요. 물론 사람마다 같은 글을 읽어도 공명하는 부분은 분명 그들이 겪어온 시간, 살아온 경험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한가지가 있습니다. 사람이 행복을 느끼며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것을 우리는 자존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책속으로 :: 

 

여기 까망이라는 아이를 소개해봅니다. 까망이는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한 호기심 많은 아이랍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스스로에 대한 것이죠. 하지만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는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알기 위해 해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주위를 둘러보는 것일테죠. 까망이 눈에 비친 주변 친구들의 겉모습은 모두 그럴듯해보입니다. 비교해보니 자신만의 좋은 점을 다들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는 보드라운 발바닥을, 얼룩말은 근사한 무늬를, 벌새는 아름다운 깃털을 가졌습니다. 이처럼 친구들이 가진 좋은 점들과 비교해보니 자신은 작고 보잘것없는 아이일 뿐인 것 같습니다. 슬퍼진 까망이는 자신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에게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까망이의 여행과 함께 펼쳐지는 화려하고 대담한 색채가 아이들의 흥미를 돋웁니다.


 

 

 

그리고 까망이는 '볼 수 있는 나무' , '들을 수 있는 나비', '말할 수 있는 파도' 를 만나고 옵니다.

너는 나의 좋은 점이 보이니? 나에게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들어본 적 있니? 내가 가진 좋은 점이 뭔지 말해줄래

까망이는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하고 돌아옵니다. 그 때 황금열쇠를 가지고 온 새 한마리가 까망이를 향해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 낡은 상자 안에는 눈부신 보물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아무리 상자안에 보물이 많아도 네가 없으면 상자를 열 수 없어. 새가 전해주는 메시지.  

 

 

 

까망이는 그냥 작고 까만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겉으로 보기에 낡은 상자의 초라한 열쇠 구멍이 아니라, 가슴 속에 보물을 가득 품은 아이였던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처럼 말이죠.

 


 

 

이책은 제2회 앤서니 브라운 신인작가 공모전 수상작입니다. 세계적인 거장 앤서니 브라운과 현북스가 손을 잡고 역량 있는 그림책 작가를 발굴하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김슬기 작가의 『딸기 한 알』로 멋진 출발을 알린 바 있습니다, 올해 열린 제2회 공모전에서는 모두 세 편의 수상작이 선정되었고, 6월에 나온 『정글곰』에 이어 『나는 누구일까?』를 이번에 만나보게 되었네요.  


앤서니 브라운은 캐릭터를 열쇠 구멍에서 착안했다는 점과 강렬한 색의 사용을 이 작품의 강점으로 손꼽았다고 합니다. 저도 열쇠 구멍이라는 캐릭터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주는 '너희는 모두 보물을 가득 품은 아이란다.' 라는 메시지에 감동하고 맙니다. 자신을 남과 비교하며 괴로워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너는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야." 라고 속삭여주네요.

 

이런 소중한 속삭임들로 긍정적인 자존감이 형성된 어린이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분명한 차이를 드러낼 것입니다. 자신을 믿고 신뢰하는 긍정적인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서도 비교하지 않는 순수한 장점을 찾아낼 테니까요. 그런 우리 아이들이 모이면 얼마나 행복한 곳이 만들어질지 상상해봅니다.

 

아침에 책을 읽고 등원하는 길에 밤톨군과 함께 밤톨군의 잘하는 점을 이야기해보다가 다른 친구들의 장점도 찾아보자고 말해보았습니다. 어떤 친구는 농담을 잘해서 재미있고, 어떤 친구는 만들기를 잘하고, 어떤 친구는 글씨를 잘 쓴 답니다. 그러니 가끔 자신을 놀리고 장난을 쳐도 친구삼아(!) 주겠다고 말하는 녀석.

 


 

저자는 오랫동안 미술 수업을 하며 아이들을 가르쳐 왔는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남들과 다른 취급을 받는 아이들이 숨겨져 있던 가능성을 발휘할 때가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며, 그러한 경험이 이 책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 남과 비교할 필요 없어. 너희는 그 자신만으로 소중한 존재야. " 라는 메시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이들의 숨겨진 보물, 그 가능성을 발현하게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작가는 책을 읽어주는 부모에게도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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