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하나
김슬기 글/그림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 04
48쪽 | 443g | 240*250mm
현북스
가위를 들면 뭐든 잘라보고 싶어 이것저것 사고(?)를 치는 밤톨군이라면,
줄이나 연결하는 것을 보면 길게~ 길게 연결하고 싶어하는 밤톨군 이랍니다.
어릴 때 모습을 뒤져봤더니 엄마의 포스트-잇을 가지고 늘 연결해서 놀았다죠.
직접 길게 만들어보기도 하고,
지그재그로 원래 연결되어 있는 리필용지에 좀더 붙이기도 하면서 끌고 다닙니다.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밤톨군 5살 무렵
책을 펼치면 왼쪽 귀퉁이에 빨간 줄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그림 속 생쥐친구도 짧은 줄 하나를 발견합니다.
이걸로 무얼 하면 좋을까요?
생쥐는 줄넘기도 해보지만 짧습니다.
그 때 한명씩 등장하는 친구들도 무엇인가 짧은 끈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 속 친구들은 줄을 길~게 만들어보고 싶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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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보자, 이어보자! 줄을 길게 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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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더 길면 좋겠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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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보자, 이어보자! 줄을 길게 이어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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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이 말의 리듬감에 밤톨군은 책을 읽은 후 몇일동안 이 말을 중얼거렸다죠.
이 책은 『딸기 한 알』로 제1회 앤서니 브라운 신인작가 공모전에서 수상한 김슬기 작가의 두 번째 그림책입니다.
전작과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짧은 줄 하나에서 출발해
신 나게 놀이하는 아이들의 세계가 한층 더 역동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굵으면서 약간은 거친 듯한 독특한 선은 리놀륨 판화 기법을 바탕으로 한 방식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리놀륨 판화는 고무 판화보다 견고하고, 목판화보다 섬세하며, 석판화보다 부드러운 느낌을 내지만
여러 가지 색을 내기 위해서는 같은 그림을 여러 번 나누어 조각해야 합니다.
게다가 한 가지 색을 찍어 내면 다시 사용할 수가 없어 많은 시간과 노고를 필요로 한다는 군요.
그럼에도 빠르고 간편하게 그려서는 나타내기 어려운
깊이 있고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표현력 때문에 작가는 이 작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네요.
" 시간과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리놀륨 판화 그림이 다소 옛날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컴퓨터로 그리는 요즘 그림에서 보기 힘든 생생함과 선명함을 가지고 있어 마치 실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
- 전작 '딸기한알' 의 앤서니 브라운 추천사 중
그림의 표현 뿐만 아니라 곳곳에 숨어있는 작가의 유머나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도 아이와 함께 읽기에 재미를 주는 요소들이네요.
코끼리 꼬리에 묶인 줄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느낌에 밤톨군은 와하하~!
모두들 다 연결한 모양입니다.
짧은 줄 하나로는 할 수 없던 일이, 여럿이 힘을 합하여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친구들의 얼굴에도 뿌듯한 미소가 가득차있네요.
이제부터 함께 만든 이 줄로, 함께 놀거랍니다. 과연~ 무엇을 하면서 놀까요.
신나게 놀고 난 친구들의 눈에 또 보이는 작은 줄 하나!
이것은 함께 힘을 합하여 즐거운 놀이감을 만들어내고, 즐겁게 논 친구들에게 주는 달콤한 선물인 듯 하군요!
아이들에게는 작은 물건 하나도 곧 놀잇감이 됩니다.
작은 구슬 하나, 작은 종이 하나라도 아이들은 그 하나에 집중하여 재미난 놀이를 즐기지요.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 살림출판사 ) 의 내용이 떠오릅니다.
지금처럼 다 만들어져 있는 기성 장난감보다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장난감이 더욱 좋다는 내용이었죠.
완제품 형태의 장난감은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의 싹을 잘라버리기 때문에 모래, 물, 돌, 흙, 나무토막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물건들을 장난감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은 무엇보다 사랑과 관심이 충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부모들이 알아야 한다. |
줄 하나로도 신나게 노는 책 속 주인공들을 보며
지금 우리 아이는 어떻게 놀고 있는가 한번 되돌아보게 되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