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의 비밀 - 쿠바로 간 홀로코스트 난민 보림문학선 11
마가리타 엥글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림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열대의 비밀

 

마가리타 엥글 지

186쪽 | 341g | 150*170mm

보림문학선 - 11

보림

"쿠바로 간 홀로코스트 난민 이야기" 를 다룬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으로 한 창작동화. 쿠바계 미국인 시인이자, 소설가, 기자로, 라틴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뉴베리 상을 받은 작가가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상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써내려간 연작시이다. 개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보통 사람들의 사라진 역사를 담은 시로 표현된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성장일기.

 

 

책은 등장인물의 독백과 같은 시들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내용을 이끌어갑니다.

 

다니엘. 독일계 유대인. 13세 소년.

역사적 광기로 얼룩진 '수정의 밤' 을 겪은 후 가난한 음악가인 부모님이 가진 돈으로 딱 한장 살 수 있었던 표를 독일을 탈출합니다.

 

 실제로 기록된 역사는 책의 말미에 이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1938년 11월 9일 밤, 히틀러를 신봉하는 독일 나치 폭도들이 유대인의 집과 상점, 회당에 불을 지르고 부쉈다. 이때 깨진 유리창 파편들이 거리에 가득 널린 채 반짝거려서 ‘수정의 밤’ 이라 불렀다. 이날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유대인 말살 정책이 시작되었다. 독일계 유대인들은 해외 이주를 위해 비자를 구하려 발버둥 쳤다. 해외의 여론은 동정적인 편이었으나, 미국 등의 나라가 각국의 이민 쿼터 제도를 핑계로 일정 정도 이상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1939년 5월 13일, 약 900여 명의 유대인 난민을 태운 배 세인트 루이스(st. louis)가 독일 햄버그를 떠났다. 쿠바행 표를 거머쥔 난민들의 실제 계획은 쿠바에서 미국 비자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몰랐던 잔인한 진실은, 바로 쿠바의 부패한 관리들이 돈을 벌기 위해 허가한 난민의 대다수를 쿠바 정부가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쿠바 행 티켓을 거머쥔 난민 중 극히 일부만 쿠바에 머물 수 있고, 나머지는 다시 유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된다.

 

그리고 『열대의 비밀』의 주인공인 다니엘은 이 비극적 역사가 빚어낸 난민 중에 존재했음직한 인물인 셈이죠. " 부모님은 나를 구하기로 했다. " 라고 씌어진 독백의 담담함에 오히려 더 가슴이 미어지는군요.

 

 

 

 

언젠가는 부모님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간절한 바람 하나만을 품고 그 소망을 적어내고 있습니다. 뉴욕에, 캐나다에 갔던 난민선은 모두 항구마다 거절당하고 예기치않게 쿠바에 이릅니다.

'열대의 섬' 에서 다니엘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차츰차츰 직시하고, 스스로 자라는 방법을 배워나가죠. 이 책을 다니엘의 성장일기라 부르기도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팔로마. 다니엘이 쿠바에서 만난 소녀.

쿠바의 임시 난민 대피소에서 자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간직한 비밀은 자신의 아버지 엘 고르도가

기댈 곳 없는 난민들의 마지막 희망을 담보로 거래하는 부패한 쿠바 관리라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아이러니해 보이는 이 둘의 교류.

그러나 두 아이는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행동하는 것을 배워가며 조금씩 성장해 나갑니다. 또한 소년, 소녀의 독백 뒤로 러시아에서 도망쳐 나온 유대계 노인 다비드의 이야기가 섬세하게 교차됨으로 어른들의 삶이 배경으로 보여지면서 진실을 생생하게 부연설명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낯선 열대 땅 쿠바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다니엘은

겨울 외투도 벗지 않고 타인의 친절에도 날을 세워 자신을 보호하려던 상처투성이의 아이였습니다. "수정의 밤" 이후로 아스러진 가족과 자신의 삶, 유리창 파편이 흩날리던 그 날 밤의 끔찍한 장면들의 환영과 악몽에 시달리죠. 그러나 다비드 할아버지와 팔로마와 함께 음악을 듣고, 춤을 추고, 바다 수영을 하고,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서로가 지니고 있는 상처와 비밀의 얼개들을 하나씩 풀어나갑니다. 그리고...이들은 진정한 교감을 교류하며 각자 느끼던 고통의 무게가 가벼워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 가운데 벌어지는 쿠바의 여러가지 사건들 속에서 타인을 도우며 "다른 사람의 권리가 지켜져야 나의 권리도 지켜진다"는 진실을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깊이 체득한 다니엘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함에서 더 나아가, 친구들과 함께 행동함으로써 마침내 스스로의 힘으로 우뚝 섭니다.

 

 

" 1939년 쿠바의 현실이 지금 우리 한국의 현실과 놀랍게도 닮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열대의 비밀』은 문학의 알레고리를 벗어 던지고,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로 다가올 것이다. " 라는 편집자 소개글이 화악 다가왔던, 그 울림의 여운이 가시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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