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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아장아장
둥둥 아기그림책 10
권사우 글/그림
길벗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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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톨군의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며 흐믓하게 넘겨보았던 아기그림책 한권.
오랫만에 보드북을 손에 들고 넘겨보며 추억에 젖게 됩니다.
걸음마에 한참 재미가 들린 아기.
아기는 귀여운 곰돌이가 달린 파란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합니다.

밤톨군의 아장아장 보행신발을 찾아보게 되었던 그림한장 이었네요.

발그레한 얼굴의 홍조~ 통통한 볼, 동그란 눈망울.
사실적인 묘사와 풍성한 색채 표현으로 어린이들의 세계를 표현하는
권사우 작가의 새로운 아기 그림책의 첫장이랍니다.

그림 속 목수건을 하고 있는 아가를 보니 새록새록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어쩜 책 속 아가가 입고 있는 옷마저 밤톨군의 이맘 때의 옷과 비슷한 듯 싶습니다.
작가의 그림이 불러일으키는 추억, 그녀의 그림의 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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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사우
1966년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잊혀져 가는 우리의 멋과 꿈이 담긴 달력「모두가 친구」를 만들기도 하였고, 많은 어린이 도서들에 정감 어린 그림들을 그렸습니다. 솜씨공방에서 디자이너로 활약하기도 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어린이 도서로『오줌 멀리싸기 시합』『나쁜 어린이 표』『엄마 심부름』『어깨동무 즐거운 우리 놀이』『아빠, 힘내세요』『메밀꽃 필 무렵』등이 있습니다. |
<붓끝으로 되살리는 어린이의 마음>
권사우 작가는 사실적인 묘사와 풍성한 색채 표현으로 어린이들의 세계를 표현하는 그림 작가다. 어두우면서도 깊이감이 있는 공간 묘사나 실감나도록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 표정 묘사, 생략과 여백을 느끼게 해 주는 화면 구성, 다양한 시점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생기를 주는 공간 묘사, 거기에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데생력은 작가의 그림이 지닌 매력이다. 우울한 회녹색과 회청색 또는 이 색감들이 먹색과 어우려져 뿜어 내는 풍성한 색감으로 서글프면서도 서정이 넘치는 세계를 펼쳐 주었던 저학년 문고 『메밀꽃 필 무렵』속의 그림들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하고, 어린이들의 심리를 느끼게 해 주는 섬세한 표정 묘사나 빛의 변화에 따른 색감의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던 『오줌 멀리싸기 시합』의 수채화 그림이나 선생님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어린이들의 학교생활을 섬세하고 생생하게 표현하여 현장감을 더한 『나쁜 어린이표』의 그림들은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최근 작가가 그림 기법을 달리하여, 채색화로 처음으로 붓을 든 그림책이던 『신기한 붓』. 이 그림에서는 민화의 느낌까지 표현하는 듯 하다. 작가는 『신기한 붓』을 완성하는 데에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고 한다.
참조자료 : 한국동화구연지도자협회 자료 |
:: 책속으로 ::
만 2세 이전의 아이들은 아직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지요.
복잡한 이야기 구성을 따라가기보다는 음감이 풍부한 단어와 리듬감 있는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단순하고 반복적인 구조의 그림책이 이 또래 아이들에게는 적합하다고 합니다.
아직 글이라는 문자언어를 배우지 않은 아이들에게 그림은 훌륭한 형상언어랍니다.
이 책은 그럼 우리 아기들에게 어떨지 직접 보실까요.
아기가 아장아장 걷는데,
개미들이 발발발 기어가네.
언제나 주위를 관찰하는 아기에게 항상 신기한 대상인 개미를 만났습니다.

아기는 개미에게 인사합니다.
"개미야, 안녕?"

지금 이맘때의 아기를 키우시는 분이라면 늘상 보는 일상의 모습일 듯 하고,
저같이 아이가 훌쩍 커버린 엄마에게는 비슷한 모습의 사진들이 머리 속에서 떠오릅니다.
아이는 아장아장 걷다가
오종종 앉아있는 참새도 만나고, 고양이도 만납니다.
책 속 풍경은 아장아장 걷는 아이 뒤에서 따라 걷는 엄마의 시선 같아요.
마치 제가 카메라를 들고 아이와, 아이가 만나는 것들을 담아내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고양이와 대화하고 있는 저 뾰족하게 나온 입.
오동통한 볼은 한번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습니다.

실제로 밤톨군은 고양이와 친구하지는 못했네요.
차 밑으로 숨어버린 고양이를 하염없이 불렀었죠.
그리고 공이 굴러옵니다.

아이는 친구를 만납니다.
" 친구야, 안녕? "

아이를 뒤에서 지켜보는 엄마는 궁금하기만 합니다.
서로 시선이 맞닿은 두 아이는 이제 어떻게 할까요.

둥둥 아기그림책 시리즈의 열번째 책으로 나온 이번 책도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밤톨군의 경우 어릴때 " 뭐하니? " 란 책을 참 좋아해서 다른 동생들을 주지 못하게 했어요.
아직도 종종 꺼내보며 즐거워한답니다.

섬세한 감정과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담은 그림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일은 정말 중요하지요.
책에 익숙하지 않은 유아들에게 신나는 책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걸음마를 익혀주는 책으로 이 책은 어떠실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