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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블아디의 생일파티
모리스 샌닥 글 / 그림
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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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단순한 흥미와 감동을 주는 데 만족하지 않고, 그림을 전개하는 방식에서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려고 노력하던 모리스 샌닥. 2012년, 세대를 넘어 사랑받던 작가로서의 삶을 83세의 나이로 마감하며 많은 이들을 아쉽게 했었죠. 그는 어린이들의 삶을 아름답게만 묘사하려는 기존 그림책의 틀을 깨고 아이들의 갈등과 두려움과 고통을 진실되게 묘사하려 애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나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그림책에 흔히 표현되는 것처럼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험난한 세상에 어떻게 맞서서 극복해 나가는지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모리스 샌닥은 " 내게 재주가 있다면, 그림을 잘 그리거나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남들은 잘 떠올리지 않는 것들, 즉 어릴 때 내가 들었던 소리, 느꼈던 감정과 보았던 이미지 같은 감성적인 부분들을 다른 사람보다 더 잘 기억해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 라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고자 했습니다. ( 그림책, 세계의 작가들, P80 / 시공주니어 )
그리고 작가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운 가치 있는 작품이자, 자신의 인생을 담은 의미 있는 작품인 「범블아디의 생일 파티」가 드디어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뇌졸중으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침상에서 생활해 오던 샌닥은 어린이와 그림책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고, 죽음을 앞둔 8개월 전, 30년 만에 그림과 글을 함께 작업한 《범블아디의 생일 파티》를 세상에 선보였죠. 이 책은 1970년대 미국의 유명 어린이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방영된 만화의 일부분을 가지고 만든 그림책으로, ‘범블아디’는 짐 헨슨과 함께 작업하며 탄생시킨 캐릭터라는 군요. 방송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사람인데 반해, 책에서는 돼지로 의인화되어 더 익살스러운 느낌을 주면서 2011년 미국에서만 초판 50만 부 제작으로 출간 전부터 모리스 샌닥의 신작으로 미국 대륙을 흥분시켰다고 합니다.
▶ 세서미 스트리트의 범블아디( Bumble-Ardy ) 캐릭터
“범블아디는 웃기면서도 튼튼하다. 때로는 뱀처럼 교활하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갖춘 캐릭터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돼지 범블아디는 그림책의 거장의 모습이 투영되어 더욱 매력을 발산한답니다.
:: 책 속으로 ::
범블아디의 생일은 모리스 샌닥과 같은 6월 10일이랍니다.
책의 첫 시작은 다소 슬픈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범블아디는 가족들의 무심함 속에서 그동안 생일 파티를 한 번도 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여덟 살에는 가족들이 모두 죽고 졸지에 고아가 되어 고모댁으로 옵니다.
그리고 드디어 범블아디는 아홉살 때 생일파티를 열어보려 합니다.
초대장을 들고 나가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답니다.
진짜 친구라기보다는 거리를 오가는 낯선 이웃들을 초대하는군요.
가면과 의상으로 변장하고 오는 가장무도회이니 얼굴이 낯설어도 상관없는 것일까요.
가장무도회이니 얼굴이 낯설어도 상관없는 것일까요.
고모에게는 미리 말하지 않은 생일파티.
아마도 카우보이 복장을 선물한 것을 보면 고모도 멋진 파티를 계획하고 있었을텐데요.
범블아디에게 초대받은 돼지 같은 돼지들이 들어와 범블아디의 방식대로 신나게 파티를 즐깁니다.
작가특유의 화풍이 넘쳐나는 그림들. 전작 '괴물들이 사는 나라' 에서 처럼 글 없이 화면을 가득채운 등장인물들.
그들의 꾸미고 온 모습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입니다.
그들의 모습 만큼이나 얼굴표정은 익살스럽다 못해 살짝 기괴하기 하지요.
돼지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가지 않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집에 돌아와 난장판이 되어버린 집의 모습을 본 고모는 불같이 화를 냅니다.
책을 읽던 아이는 이제 고모 돼지의 표정에 잔뜩 긴장합니다.
범블아이 이제 큰일났다! 라며 함께 긴장하고 맙니다.
범블아디는 미안함과 무서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문 뒤에 숨어 그 순간 자신이 짜낼 수 있는 변명과 사과를 합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말이지요.
약속해요. 맹세해요. 절대로 열 살이 안 될게요!
부모에게도 이렇게 비밀스럽게 벌인 장난을 들키면 크게 혼날텐데
아직은 어색할 지도 모르는 고모이니 그 마음이 오죽하겠어요.
분명 우리 아이들도 이런 순간이 있을 겁니다.
뭔가 크게 잘못을 해놓고나서 불안에 떨죠.
자신의 실수 때문에 부모가 이제 자신을 덜 사랑할 것이라고.
미워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무서워하며 눈물을 뚝뚝 흘리죠.
그러나 사랑은 그런 것으로 절대 줄지 않아요.
말썽꾸러기라고 부를 지언정 어이구. 내 새끼~ 하며 엉덩이를 토닥이는게 부모라구요.
책 속 범블아디의 고모처럼 말입니다.
책을 함께 읽는 아이가 안도하는 것이 품에서 느껴집니다.
범블아디에게나 밤톨군에게나 참 잘된 일이죠?
:: 독후활동 ::
집에 있는 케이크 오르골로 범블아디의 생일을 축하해주기로 합니다.
나이에 맞는 숫자를 끼워주는 케이크라 범블아디의 생일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범블아디의 아홉번째 생일을 잘 기억하고 있네요.
책 속에서 9라는 숫자가 꽤 강조되어 있다고 합니다.
본문 그림에서도 9라는 숫자가
스페인어(NUEVE), 이탈리아어(NOVE), 프랑스어(NEUF),
고대 그리스어(ENNEA), 네덜란드어(NEGEN), 러시아어(aebrtb) 등
다양한 언어로 표기되어 있을 정도라는 걸 리뷰를 쓰다 알게 되었습니다.
범블아디~ 아홉번째 생일을 축하해!!
그리고 스크래치 페이퍼를 이용하여 다른 케이크도 표현해봅니다.
촛불의 느낌을 살리기에 적격이네요.
케이크의 초를 하나씩 세면서 그려나가다가
갑자기 케이크 몸체를 긁어내기 삼매경으로 빠진 밤톨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