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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생쥐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글/그림
현북스 |
원전인 이솝이야기(우화)로 이미 잘 알려져있는 '사자와 생쥐' 이야기.
색채의 마술사라고 일컫어지는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의 그림으로 새로이 만나봅니다. 그가 세상을 해석하는 코드로서 색(色) 을 얼마나 중요시 여겨왔는지 이 책을 통해 엿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고유의 색을 그 자연물의 상태나 빛등의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명도와 채도를 조절하여 보여주죠. 와일드 스미스는 자신의 그림을 ‘햇빛의 흐름’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햇빛의 흐름’이 자신의 책 속에서 자유롭게 넘실거리도록 하고자 그는 충분히 아름답다고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그리고 또 그리기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 출처 : 그림책의 이해 (1) / 사계절, P155, 현은자 등 공저)
" 나는 그림책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러한 나의 자세가 내 작품에 스며들어 아이들이 아름다운 세계를 관찰하고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원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삶이라는 높은 산을 오를 때, 정상에서 깨달음과 동시에 열린 시각의 희열을 느꼈으면 합니다.”
이처럼 분명한 그림책 철학을 지닌 작가의 그림을 새로이 만나볼 수 있었던 저는 마냥 즐겁습니다.
책 속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우화에 대해서도 살짝 엿보겠습니다. 우화란 교훈과 도덕을 담은 간략한 동물 이야기라고 정의되곤 합니다. 하나의 줄거리가 있고 인간의 특징을 상징화하는 동물과 인물들이 등장하여 도덕을 명확히 서술합니다. 우화에서는 힘이 있고 지혜로운 자가 승리하는 현실주의적 세계관이 내재한 이야기가 많죠. 뿐만 아니라 비유, 풍자, 상징 등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어 유아의 발달단계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관점이 지배적입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우화에서 제시한 교훈이 보편적이지 못함을 실험하면서 이솝우화를 읽는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보이기도 합니다. ( 출처 : 그림책의 이해 (2) / 사계절, P35, 현은자 등 공저 )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이솝우화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여 잘못된 교훈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배제하고 줄거리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리하여, 이야기마다 강력하고 직관적인 교훈을 제시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 아예 글에 대놓고 교훈이 이렇다. 라고 적어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교훈 제시의 방법에 대해 궁금해지는군요. )
연구가들의 이론을 항상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교활한 처세나 앙갚음이 종종 보였던 이솝우화의 면면을 생각해볼 때,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선택한 이 '사자와 생쥐'의 주제는 아이들에게 알맞아 보입니다. 다양한 재화(再話)의 가능성을 지닌 그림책의 특성(독서 활동 자체가 작가 중심으로 한정되지 않고, 독자가 개입해서 자신의 이야기로 재해석하여 재창작할 수 있는 여지가 아주 높지요.)을 고려해보아도 작고 약하지만 기지를 발휘해 사자를 구하는 생쥐의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을 듯 하거든요. 아이들은 분명 사자보다는 생쥐에게 자신을 동일화 시킬 테니까요. 그럼 사자는 누구로 생각하게 될까요?
부모? 선생님? 혹은 다른 무엇?
:: 책속으로 ::
어느날 생쥐가 누군가에게 쫒기다가 사자의 다리사이로 도망쳐 왔습니다.
다소 위축되고 불안해 보이는 생쥐, 거만해보이는 사자. 사자와 생쥐라는 두 동물의 대조가 참 매력적이네요.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 두는 사자에게 고마워하며 생쥐가 언젠가 도울 때가 있을 거라고 말하자 사자는 속으로 빈정거리죠. 저렇게 작은 생쥐가 나를 돕는 일이 생긴다고?
와일드 스미스는 그림책에서 반페이지의 그림을 가운데 삽입시키는 방식으로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역시 이 책에서도 그런 특징을 많이 보여줍니다.
그리고 결국 사자는 어느날 사냥꾼의 그물에 걸리고 말죠. 다급해진 사자의 모습이 정말 강하게 느껴집니다.
다른 동물들이 달려오지만 표정이 다들 냉담해 보이네요. 보잘 것 없는 우리가 어떻게 정글의 왕을 도울 수 있겠니.
그 때 생쥐가 나타나 사자를 도우려고 다가갑니다.
특유의 화려한 색채로 정글이라는 이국적인 공간을 대담하게 표현한 배경에 작고 힘이 빠져보이는 사자와 가까이서 조금은 더 커보이는 생쥐의 모습의 대비.
생쥐는 ( 이미 다들 알고 계시는 ) 어떤 방법으로 사자를 구하죠. 커다랗고 힘이 센 사자를 조그맣고 힘이 약한 생쥐가 그렇게 도와주었습니다.
생쥐의 시선에 마주한 사자의 표정. 둘은 앞으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되지 않을까요. 적어도 사자는 겸손을 배웠을 테고, 생쥐는 자신감을 얻었으리라 미루어 짐작해봅니다.
:: 독후활동 ::
다 쓴 휴지심으로 만들어보는 사자.
그동안 만들어봤던 사자 만들기 방법 중에 간단하면서 모양이 그럴듯한 방법이었답니다.
(1) 휴지심에 목공풀을 바르고 색종이를 씌워줍니다.
( 들뜨는 부분은 테이프로 붙이라고 하면 아이도 좋아하고 편합니다. )
그리고 휴지심을 벗어나는 부분은 가위로 살짝 잘라 휴지심 안으로 넣어줍니다.
(2) 휴지심의 지름만큼 연필로 표시를 해준 후 넉넉하게 색종이를 잘라줍니다.
사자의 갈기를 만들 부분이니 넉넉하게 잘라주는 게 좋죠.
(3) 휴지심 끝 쪽에 가위집을 내주고 구부려 목공풀을 바른 후 좀~ 마르면 잘라준 색종이에 붙여줍니다.
(4) 얼굴에 구글아이로 눈을 붙이고, 사자 갈기처럼 색종이를 가위로 잘라줍니다.
눈은 글루건으로 붙이면 좋은데 위험해서 역시 목공풀로 붙였구요.
사자 갈기는 핑킹가위로 잘라줘도 멋있습니다. 이번에는 패스~
(5) 꼬리는 색골판지를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금색 골판지를 고르는 밤톨군.
꼬리 끝의 털은 폼폼을 붙이기로 합니다. 그리고 다리는 이쑤시개로 꽂아줍니다.
휴지심이 생각보다 단단하니 다칠까봐 송곳으로 살짝 구멍을 내줬네요.
이쑤시개 끝이 날카로우니 아이가 꽂은 다음에 가위로 다듬어 주는게 좋겠더라구요.
이렇게 해서 완성된 사자의 모습. 눈 때문인지 책 속 사자보다는 순해보이는 인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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