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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곰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3
이룬 그림, 주엘 글 / 현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정글곰
주엘 글 / 이룬 그림
현북스
" 제2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 " 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우선 호기심을 가지게 했던 그림책.
| 이 작품이 분명한 최고 수장작입니다. 풍부한 색채와 따뜻한 캐릭터들, 그리고 뛰어난 디자인 감각으로 아름답게 그려졌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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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위원 앤서니 브라운과 한나 바르톨린의 추천사 중에서
글과 그림을 함께 한 두 작가는 남매사이로
아이들이 보다 아이답게 뛰노는 세상을 그리고 싶은 희망을 이야기해오고 있습니다.
남매가 함께 공동작업을 해서 탄생한 이 그림책은 어떤 모습을 담고 있을까요.
:: 책 속으로 ::
오늘도 늦어지는 엄마를 기다리며 할머니를 졸라 TV를 켠 주인공.
TV 속에서는 북극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듯 합니다.
얼음 사이로 멋지게 헤엄치는 북극곰을 바라보던 주인공.
잘 시간이 훌쩍 지나 졸린 눈을 비비며 간신히 깨어있는 성호가 하품을 하자
입에서 뽀얀 입김이 번집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세상은 온통 하얀 눈 천지이군요!
그리고 커다란 하얀 얼굴을 만납니다.
눈보다 새하얀 북금곰의 털이 멋지게 흩날리는 모습.
잠옷차림의 주인공을 걱정해주는 북극곰.
그리고 새로 사귄 친구들을 보러가는 길에 주인공을 초대합니다.
이 동굴의 끝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하게 하는 장면.
앤서니 브라운과 한나 바르톨린이 최고의 장면으로 꼽은 장면이랍니다.
저는 동굴을 벗어나자 펼쳐진 이 장관. 이 장면이 제일 좋더군요.
이 장면을 보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환타지아 2000" 에서 흐르던 클래식 선율들이 떠올랐습니다.
'날으는 고래의 전설' 이나 '부활의 피날레' 편이 특히 생각나더라구요.
음악과 함께 읽어주면 좋을 듯한 저만의 상상~
이 곳은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없는 동물들이 모여 살고 있는 낙원.
호랑이 줄무늬를 입은 늑대에게 포근히 안겨있는 성호의 모습.
'테즈메이니아 늑대' 라는 동물이라고 책 부록에 소개되어 있네요.
여러 동물들과 신나게 노는 성호가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어갑니다.
함께 하늘을 바라보게 되는 이 장면의 구도. 너무나도 멋져서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성호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북극곰.
주인공이 느끼는 포근함이 그대로 전해져옵니다.
멸종동물들이 사람들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서 평화롭게 모여살았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상상이 이 책의 시작이었다던 작가,
그리고 세상에 없는 낯설고 특별한 공간을 그리고 싶어
색연필, 수채화 물감, 구아슈 등으로 수작업한 뒤에 디지컬 페인팅으로 마무리했다던 장면 장면들.
정글곰은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교훈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다만 성호와 북극곰이 찾아간 사라진 동물들과 그들이 살았던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보여줄 뿐입니다.
그리고 생명이란 얼마나 경이롭고 다채로운지, 그래서 더 소중한 것임을 느끼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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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 동물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도 사라진 동물들에 대해, 그들이 왜 사라졌는지에 대해 생각하도록 함으로써 독자들 스스로 멸종 동물, 나아가 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야기 속에는 등장하는 멸종 동물의 이름이 나오지 않으며, 아이의 눈높이에서 파악한 멸종 동물들의 특징만이 나타나 있다. 예를 들어 돼지발반디쿠트는 돼지발을 신은 왕쥐로, 고원모아는 바위처럼 튼튼한 바위를 가진 새로, 스텔러바다소는 집채만 한 물개로 표현하는 식이다. 사라진 동물들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 |
| - 출판사의 책 소개글 중 발췌 | |
북극곰 등 위에서 포근함을 느끼는 모습과 중첩되어 보이는 이 마지막 장면.
잠을 애써 참으며 기다리던 엄마의 따뜻한 손길을 느낀 성호의 표정은 행복해보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의도일까요? 엄마가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어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것은.
정말로 생명이란 얼마나 소중하고 경이로운 것인가요.
책을 읽으며 지키지 못한 다른 생명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앞으로 지켜나가야할 생명에 대해 더욱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