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우린 친구잖아.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009
시미즈 치에 글 / 야마모토 유지 그림
요즈음 밤톨군의 책을 미리 읽어두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듣고 있는 독서지도 관련 수업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비초등맘으로 주위에서 권해주시거나 신간을 그렇게 만나보게 되기도 하네요.
이렇게 엄마가 미리 읽어보고 나서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책에 대해서 미리 대화할 거리를 생각해둘 수 있어서 좋은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책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1학년. 1반 강마루 군
학교에 처음 들어선 입학식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동네로 이사온 지 얼마안되어 아직 친구가 없죠.
입학실날은 누구나 두근거려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다들 살짝 뒤에 있는 부모님을 쳐다보며 잘 앉아있는데,
이 친구 태민이는 엄마곁에 붙어있으며 자리에 앉지를 않습니다..
아주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것 같은 이 친구를 이렇게 처음 만났습니다.
이후 책 속 태민이에 대한 강마루군의 표현에 따르면 말이 없고, 느리고, 잘 우는 등
어딘가 어른인 제가 보기에는 어눌한 모습인 듯 합니다.
"국어와 수학시간에 태민이는 무지개반에서 공부해
하지만 음악시간에는 내 옆자리에서 공부를 해
태민이는 엄청 큰 소리로 엉망징창 노래를 불러"
"책가방을 정리할 때도, 체육복을 갈아입을 때도 태민이는 혼자서 못 해
언제나 내가 도와줘야 해"
태민의 엄마와의 대화도 태민이에 대해서 은근 짐작을 하게 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 마루야, 태민이가 친구들하고 열심히 춤 연습을 하니? "
나는 대답을 못하고 가만히 있었어.
"태민이는 역시 안 되는 걸까....."
그러나 작가는, 그리고 마루는 태민이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태민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내내 느껴지는 책의 곳곳에서
오히려 태민이의 상태를 밝혀내고자(!) 하는 제 시선이 부끄러울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따뜻한 시선은 자연스럽게 함께 읽는 밤톨군에게로 옮겨가더라구요.
그리고 '우리는 1학년' 춤을 1학년 1반 친구들이 멋지게 보여줍니다.
마루만이 아니라 1학년 1반의 모든 친구들이 태민이를 어떻게 도와주는 지
태민이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어떻게 퍼지는지~ 그 과정이 감동적이랍니다.
그리고 마루는 깨닫죠. 자기가 태민이에게 베푼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요.
마루도 태민이에게 여러가지 많은 것들을 받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밤톨군도 나중에 태민이 같은 친구를 만나도 놀리지 않고,
도와주고 함께할 수 있는, 먼저 손을 내미는 그런 넓은 마음의 아이가 되길 바라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밤톨군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모두 그런 넉넉한 마음이 되어가기를요.
쓰다 보니 머나먼 일로 바랄 일만이 아니네요.
저부터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노력해야하는 거겠죠.
오늘도 배움하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