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 물고기
차인우 글 / 김릴리 그림
감동이 있는 그림책 시리즈 002
걸음동무
마블링 기법으로 표현된 아름다운 바다와
콜라쥬의 느낌을 살린 바위와 산호의 모습이 어우러진 멋진 표지의 책을 만나보았습니다.
파란 물고기가 친구를 찾아 바닷속을 여기저기 헤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나랑 똑같은 물고기를 보았니?" 라고 묻네요.

분홍 말미잘에게도, 갈색해마에게도, 초록 거북이에게도,
검정 아귀와 초록게와 파란 가오리와 하얀 오징어, 갈색 해면,
검정 불가사리, 조개 달팽이, 파란 문어..

그리고 문어는 드디어 파란 물고기를 보았다고 저쪽으로 가보았다고 이야기 해줍니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물고기는..... 파란 무늬의 물고기랍니다.

파란 물고기는 왜 같은 파란 물고기만 찾은 걸까요.
그렇게 많은 매력적인 바다 생물들을 만나고도 우리 친구하자. 같이 놀자.라는 말을 못했던 걸까요.
그리고 다른 바다 친구들은 왜 파란 물고기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은 걸까요.
이 책의 앞, 뒤의 면지까지 확장해서 보면
파란 물고기의 여정의 시작과 끝이 보여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책 처음 시작의 면지의 모습.
같은 무리의 물고기를 등지고 홀로 떠나는 주인공 파란 물고기의 모습.
이들과는 소통이 되지 않은 걸까요?
다행히 표정은 웃고 있어 보여 상처를 받은 물고기 같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면지의 모습.
결국 이 파란 물고기가 만난 것은 변함없는 바다와 바위, 모래 뿐인가 봅니다.

오랫동안 심리치료를 하며 상징이 지닌 치유의 힘을 경험해 온 작가는
이 동화 속에 상징을 통해 무관심과 소통의 부재로 인한 상처를
위로받고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의 소개를 인용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런 소개가 책에 살짝 소개가 되었다면
이 책의 상징성을 부모가 좀더 이해하고 읽어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도 듭니다.
( 물론 이런 책의 의도 및 해석은 득 보다 실이 많을 수 있지만 말입니다. )
요즘은 너도 나도 말이 안 통한다고 야단이니 소통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와 똑같은 동료나 가족이 답답해
조금은 다를 것 같은 새로운 친구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며 다닙니다.
운이 좋으면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하지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나 생경한 느낌이 들고 소통도 되지 않아 후회를 합니다.
그러고는 다시 자기와 똑같은 사람들을 찾아 헤매게 되지요.
파란 물고기와 상징들을 통해 나와 너, 그리고 나와 이웃의 조화로운 소통에 대해 말하고 치유하고자 합니다.
모든 부분에서 소통만 잘 이루어진다면 왕따나 학교폭력은 발붙일 곳이 없어질 겁니다.
파란 물고기도 자신의 무리를 떠나 새로운 친구를 찾아 길을 떠났지만
결국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이 되지 않아 다시 자신과 똑같은 물고기를 찾아 나서는 것으로 이야기의 문을 엽니다. 파란 물고기는 이미 수많은 다른 물고기들에게 상처를 받아 함께 놀려는 시도조차 해 보지 않고,
오직 자기와 똑같은 물고기가 어디에 있는지 묻기만 합니다.
물론 다른 물고기들도 파란 물고기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고,
귀찮다는 듯 다른 물고기에게 성의 없이 넘겨 버리지요.
충고의 상징인 분홍 말미잘도, 현자의 상징인 초록 거북이도 파란 물고기에게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무서운 아귀조차도 파란 물고기에게는 의욕을 느끼지 못하지요.
겨우 헛소문의 상징인 문어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군요.
문어는 다리가 많아 능력이 있어 보이지만 정보의 허실을 걸러내지 못하는 것이
요즘 인터넷 속의 세상과 같다는 생각도 잠깐 해 봅니다.
결국 자신과 닮은 물고기만 찾아 헤맨 파란 물고기가 만나는 것은 바위와 모래만 있는 외롭고 삭막한 삶이랍니다. 파란 물고기가 애를 쓰고 쓰다 포기하고 결국에는 외로운 처지가 되는, 답답한 우리들의 현실을 이 동화에 담았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어리석은 어른들의 이런 생각과 행동을 답습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지요.
이런저런 상징을 많이 넣은 것은 무관심을 겪은 경험, 아웃사이더의 경험 등으로 상처가 있다면
그것도 아울러 치유받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또,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헤매고 다녀도 번번이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있다면
그 상처도 함께 위로받고 치유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나름 아웃사이더의 경험이 많은 저이긴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여전한 파란 물고기를 보면서 마음이 답답한 상처만 떠오르는데
이것도 자신의 상처를 곧바로 바라보게 하는 치유의 과정인걸까요?
그리고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는?
<독후활동>
다른 책으로 책놀이를 하면서 마블링 기법을 적용했더니
가장 먼저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아니 이 책을 읽어주다가 언제인가는 꼭
마블링 기법으로 밤톨군과 놀아봐야겠구나~ 다짐한 것이 먼저겠군요.
마블링 기법
( marbling )
미술 표현의 한 기법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우연의 효과를 살려 작품을 제작하는 기법이다.
마블링 물감은 다루기 편하고 색이 선명하여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고, 또 매번 찍을 때마다 모양이 달라 아이들의 상상력 향상에 도움을 주므로 주로 아동들의 미술교육에 활용된다. 이 기법은 사실표현 위주의 미술교육에서 벗어나 다소 즉흥적인 색채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아이들로 하여금 우연성에서 미적 가치를 얻을 수 있는 탐구 자세도 키울 수 있다.
방법은 물이 담긴 용기에 유성페인트나 유화물감을 떨어뜨리고 살짝 저은 후, 표면에 종이를 대어 찍어내고 말린다. 색깔을 잘 배합하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cid=200000000&docId=1201930&mobile&categoryId=200000900 |
시판하는 마블링 물감을 이용하면 간단하고 더 예쁜 패턴이 나올텐데 없으니
물과 기름, 그리고 물감을 이용해보기로 합니다.
상자에 비닐을 씌워 준비한 후 물을 담고 베이비 오일을 뿌리는 밤톨군 모습.

기름 위에 준비한 물감을 뿌려주고 약간의 모양을 위해 저어줍니다.
( 너무 저으면 수채물감이 가라앉고 서로 섞여버립니다~ )

준비한 종이를 넣고 물감이 묻도록 한 후 들어냅니다.

신이 난 밤톨군이 기름을 너무 많이 뿌렸더니 이렇게 되네요~

물을 비우고 다시 한번 시도했더니 이런 예쁜 패턴이 나왔어요.

물을 여러번 갈아 몇번이고 다른 색깔로 여러가지 패턴을 만들어보았답니다.

독서지도에 대한 강의를 살짝 듣고 있는 중인데
어설픈 독후활동은 책과는 관계없이 그 활동 자체만 남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라는 조언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책의 의도로 보면
아이와 소통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야 하죠.
하지만 우선 책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기도 했답니다.
아이는 책에 나오는 바다 모습을 보며, 자신이 활동해보았던 책놀이를 떠올리며
다시 읽어달라고 이 책을 들고 오겠죠?
이번의 책놀이에서 밤톨군에게 제가 기대하는 부분이랍니다.
그리고 다음 번에 아이와 소통에 대하여,
파란 물고기에 대하여 이야기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겠죠.
밤톨군의 생각이 벌써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