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6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공은 열세 살 때 구식 감광판 대신 종이를 쓰는 현대식 카메라를 선물받는다. 그것은 코닥 카메라 기종이었는데 '나사못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정교하고, 우아하고 부드럽고 완벽한 예술가용 카메라' 라고 표현한다. 밤새 악몽에 시달리던 주인공에게 "어디 네가 너의 악몽의 어둠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지 보자꾸나"(p275) 라면서 선물해준 이 덕분에, 내내 악몽에 시달리던 주인공에게 몇 달 동안의 유일한 목표가 되고, 악몽을 밝히려는 집념에 매달리다가 세상을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고백하는 주인공.

할머니는 사진을 배우게 하려고 사진사에게 주인공을 데려간다. 사회면 기사의 인물사진을 주로 찍어온 사진사가 찍어놓은 다양한 연령대의 수백 장의 초상을 보며 이런 생각도 한다.

스튜디오의 벽에서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은 우쭐해하는 상류층도 세상에 데뷔하는 미녀들도 아니었다. 그들은 인디오, 광부, 어부, 세탁소 아낙네, 가난한 아이들, 노인들, 그리고 할머니가 '귀부인 클럽'의 융자금으로 구제해 주곤 했던 그런 여자들이었다. 거기에는 고통받는 다양한 칠레의 얼굴들이 있었다. 초상화 속의 얼굴들이 내 가슴을 뒤흔들었고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졌다. 가슴을 주먹으로 얻어맞은 듯한 압박감과 울음을 터뜨리고 싶은 억누를 수 없는 욕구를 느꼈다.

- p276

세피아빛 초상

Retrato en Sepia

이사벨 아옌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 406

민음사

짧은 지식 내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여성을 떠올리면 비비안 마이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내게 있어서 비비안 마이어는 아이의 그림책을 함께 읽다가 알게 되었던 인물인데, 마침 이번에 관련된 책도 읽고 있던 참이었다. 문득 주인공 아우로라 델 바예와 비비안 마이어가 서로 겹쳐지는 기분이랄까.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영부인 선물도서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