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테트의 이야기를 부연해보면 첫 번째 책은 『고양이』, 두 번째 책은 『문명』, 세 번째 책은 이번에 읽은 『행성』 이 된다. 세 시리즈를 차례로 읽어온 나는 바스테트를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동물?) 들의 저마다의 이야기들과 성격의 변화를 흥미롭게 관찰했었다. 마지막까지 궁금해지는 건 역시 쥐들을 물리치고 세계를 구하느냐, 그렇다면 어떻게 구하게 되는 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의 특징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의 발췌 페이지들이, 이야기의 흐름에 어떻게 연결되어 등장하는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또한 감상의 포인트가 된다.
바스테트의 회고록으로 생각해보면, 이 세계의 여왕이 되고자 했던 바스테트의 성장담 또한 눈여겨보게 되는 지점이다. 바스테트는 '내가 꿈꿔 온 방식으로 세상을 통치할 거야. 지구상의 모든 존재가 마침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거야.'(p302) 라고 염원한다. 그녀가 꿈꾸는 건 고양이의 행복이 가득한 세상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지구의 모든 종이 소통하는 세상, 그리고 어떤 종으로 태어났든지 중요한 존재임을 서로 인정하는 세상이다. 독자와 함께 팬데믹을 통과하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더욱 바라게 된 세상일 것이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제공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