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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아아! - 2022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코리 R. 테이버 지음, 노은정 옮김 / 오늘책 / 2022년 3월
평점 :
둥지를 떠나보고 싶은 어린 물총새 멜은 나무 아래를 내려다보며 살짝 무서웠던 마음을 다독이고 뛰어내린다. 자신의 날개를 믿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504/pimg_7420641983401755.jpeg)
간다아아
Mel Fell
코리 R.테이버
대교북스주니어
화려한 준비운동과 도움닫기 중인 멜의 모습이 귀엽다. 옆에서는 형제자매들이 차마 지켜보지 못하고 눈을 가리고 있다. 이와이 도시오의 그림책 「100층짜리 집」 시리즈처럼 (100층까지는 아니더라도 ) 이 나무에는 여러 이웃이 함께 할고 있다. 편안한 표정의 멜과 달리 나무에 사는 이웃들은 멜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멜이 아래로 떨어지는 걸 막지 못한다. 아래로 떨어지는 멜과 함께 등장하는 이웃들의 모습도 흥미롭다. 바닥에 가까워오자 그제서야 멜의 표정도 바뀐다. 이 무모해보이는 도전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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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보면 믿고 기다려줘야하는 시간들이 온다. 아이들은 믿는 만큼 해내며 '신뢰의 도약'을 보여준다. 부모도 아이도 성장하는 순간이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의 그러한 도전의 순간을 잘 표현해냈다. 멜의 향하는 방향에 따라 책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게 구성했기에 아이들은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상호작용하며 놀 수도 있다.
멜은 물총새다. 작가는 물총새는 나뭇가지나 전깃줄에 앉아있다가 곧장 물속으로 잠수해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소개한다. 물총새는 수면 위 1.5m 정도 높이에서 물속으로 빠르게 다이빙하며 먹잇감을 잡는다. 저항이 작은 공기 중에 있다가 저항이 큰 물속에 엄청난 속도로 뛰어들어도 물이 거의 튀지 않는다. 물총새만의 조용한 사냥 비법은 길쭉한 부리와 날렵한 머리에 있다. 부리가 완벽하게 대칭에 가까운 쐐기 모양이기 때문이고 부리 끝 한 점에서 시작해 머리쪽으로 갈수록 정확한 비율로 반경이 늘어난다. 날개를 접고 다이빙할 때의 물총새는 앞쪽이 가늘고 길게 튀어나온 탄환 모양이 되며, 덕분에 수면에 진입할 때 파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림책의 이야기와 더불어 물총새의 생태도 함께 살펴보면 창작 그림책이 자연관찰 그림책으로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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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장의 에필로그.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 나뭇가지를 붙잡고 있는 형제자매들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들도 성공하리라는 것을. 용기를 내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