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레오 스트라우스가 들려주는 정치 이야기 -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074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74
육혜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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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온다. 후보들간의 토론도 지켜보고, 공약도 살펴보며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게 되는 요즘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우리들은 친구, 이웃, 사회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이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경험을 하게 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와 이웃, 사회의 관계를 올바르게 세워나가는 과정이 정치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정치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학교도 또한 작은 사회다. 「레오 스트라우스가 들려주는 정치 이야기」 는 학교의 농구 동아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정치체제란 무엇인지를 넌지시 전하고 있는 책이다. 주인공인 지훈이가 농구 동아리의 집단 이기심에 희생되어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1. 인간 사회와 정의', '2. 가치 있는 것은?', '3. 자연권', '4. 정치란 무엇인가?' 의 네 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를 엮는다.




레오 스트라우스가 들려주는 정치 이야기

육혜원 지음

(주)자음과 모음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에 정착한 유대인 정치철학자 레오 스트라우스(1899-1973)는 현실 정치적인 이론보다는 오히려 고전 정치학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인물로, 가장 이상적인 정치체제는 국민을 억누르지 않고, 시민들의 상호존중을 통해 합의를 이루는 사회이며, 국가든 집단이든 자신들만의 이기심을 추구해서는 좋은 정치제제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철학도 어렵지만 정치 철학 또한 낯설다. 저자는 철학이 '내가 누구인가?'를 묻는다면, 정치철학은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설명한다. 이야기 속에서 레오 스트라우스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들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데 '자연권' 이라던가 '레짐' 같은 것들이다. 

레오 스트라우스는 항상 존재하고 있으며, 소멸될 수 없는 걸 자연적인 것이라고 했어. 빨간 색은 빨갛고, 파란 색은 파란 것처럼 논란의 여지없이 분명한 것 말이야. 


인간이 보기에는 정당할 수도 있고 정당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신의 관점에서는 모두 공평하고 선하거든. 이렇게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레오 스트라우스는 자연권이라고 불렀어 


- p093


 


철학은 인습의 권위를 거부하면서 이성을 통해서 자연권을 내세우고 있으며, 철학자들이 말하는 자연권은 현실에서 적용되는 법 이외에 우리에게 필요한 정의의 잣대를 의미한다. 레오 스트라우스는 항상 존재하고 있으며, 소멸될 수 없는 것을 자연권이라고 불렀으며, 자연권이 어떠한 사회의 법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를 소크라테스의 지혜에서 찾았다. 인권의 개념 또한 이런 자연권에서 출발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체제라는 것은 시민사회 혹은 시민공동체에서 나온 말인데 레짐(Regime)이라 부르기도 한단다. 레짐은 인간의 훌륭한 삶의 무엇인가에 대한 시민들의 합의로 이루어지지. (...)


다시 말해 인간이 정의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한 집단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가 바로 레짐이라고 할 수 있어. 


- p126




동아리의 회장이 된 주인공이 아빠와의 대화를 통해 레짐(Regime)을 배우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종합해 이상적 레짐(Regime)을 정리한 레오 스트라우스의 정치철학에 대해 조금씩 이해해간다. 레짐은 누가 통치를 하느냐, 무엇에 근거해서 통치를 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를 나눌 수 있으며, 이야기 속에서는 세계의 여러가지 모습의 정치체제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영국을 비롯하여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의 나라에서 아직 군주 정치체제의 잔재가 남아있다는 것도 슬쩍 예를 들면서 말이다. 


레짐은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귀중하다고 여겨서 결정된 것이야. 그래서 더 높고 큰 권위를 갖게 되는데, 그 권위보다는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기는 정말 힘들다는 거야. 오히려 겉으로는 자연권을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다수의 저급한 욕구에 영합하는 지도자가 인정받기가 더 쉽다고 했어.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참주 정치체제가 존재하기도 했지


- p138




동아리의 아이들은 가장 좋은 레짐이 존재하려면 훌륭한 지도자도 필요하지만 공동체의 구성원들도 훌륭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구성원들 모두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동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레오 스트라우스에 의하면 국가는 인습에 의해 하나로 합쳐진 집합체다. 그런 만큼 집단의식이 생기기 쉽다. 그러나 집단 이기심은 그 안에 속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 시민들은 국가를 위한다는 이유로 많은 희생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가장 이상적인 정치체제는 국민을 억누르지 않고, 각 집단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시민들이 상호존중을 통해 합의를 이루는 사회다.


한 번 읽고 이해하기란 어려운 분야이기는 하다. 충분한 대화나 사고의 확장이 필요하다. 책 후반부의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 에서는 이 책의 동화의 단락을 다시 발췌하여 제시문을 만들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이 생길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  「레오 스트라우스가 들려주는 정치 이야기」 에는 나오지 않지만 현실 정치에서, 그의 철학은 9·11 이후에 득세했던 미국의 네오콘, 즉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의 사상적 배경이 되기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레오 스트라우스가 시카고 대학에서 서구식 민주주의의 우월성을 확신한 정치철학을 가르쳤던 터라 그의 가르침을 받은 이들이 미국의 외교ㆍ안보분야에서 활동했던 것.  2003년 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른바 ‘스트라우스(Strauss) 스캔들’을 터트리면서, 이라크 전쟁을 포함해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강경노선을 주도하는 네오콘(neocon)의 배후에는 이들을 이념적으로 조정한 레오 스트라우스라는 인물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오바마(Barack Obama)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스트라우스와 스트라우시안들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고, 2011년 말 이라크 전쟁이 종식을 고하면서 ‘스트라우스 스캔들’은 거의 잊혀졌다. ( 출처 : 이라크 전쟁의 레오 스트라우스 책임론에 대한 정치철학적 비판 / 박성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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