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과 지구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5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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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의 주인공격인 트레비스는 은하계 전체를 포용할 거대한 초공동체 즉 갤럭시아로 변모하고자 하는 가이아를 인류의 미래로 선택했다. 그러나 그 선택에 대해 확신을 얻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더욱 지구를 찾고자 한다. 아직(?) 지구인인 나는 파운데이션 시리즈 속 주인공이 '인간 종족의 근원이 되는 행성'이라고 표현되는 지구를 찾는 여정이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파운데이션 삼부작 이후 독자들의 요구에 의해 32년이란 세월이 지난 상태에서 4권 「파운데이션의 끝」 을 쓴다. 4권은 1982년에, 5권은 1986년에 나왔다. 이어지는 두 권의 이야기가 끝나기까지 4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했다. 「파운데이션과 지구」 는 책의 두께에 있어서도 시리즈 중에서 두꺼운 편에 속한다.





파운데이션과 지구

Foundation and Earth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5 

황금가지



트랜터의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지구에 관한 모든 자료들은 누군가에 의해, 파운데이션 세력이 아닌 다른 세력에 의해 감춰졌다고 생각하는 트레비스는 가이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기에 지구에 관한 자료가 없는 것 아니냐고 추정한다. 문명인에게는 문명 초기의 기록을 파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확실히 방대한 기록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 가이아인에게 지구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트레비스가 지구를 찾기로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콤포렐론에서는 지구를 '가장 오래된 행성'이라 부르며 불길하게 여긴다. 지구가 방사능에 오염되어 죽음의 행성이 되었으며, 그 이유는 로봇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기도 하다. 콤포렐론에 따르면 지구에서는 두 개의 개척자 집단이 갈라져 나와 대립했었으며, 로봇을 이용했던 최초의 개척민들을 '우주인'이라 부른다. 사회를 철저하게 로봇화시킨 우주인들은 기술을 고도로 발전시키고 굉장히 긴 수명을 누리게 되면서 점차 모행성인 지구를 경멸하며 침략하기도 했다고. 이렇게 개척민의 침략을 경험한 지구는 이후 우주 개척에서 로봇을 배제시켰고 콤포렐론이 로봇 없이 개척된 행성이었다. 발달된 기술과 기나긴 수명으로 지구인을 압도하였던 우주인들은 현재의 은하제국을 건설한 2차 정착민 세력에 밀려 모습을 감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들의 행성을 '우주인 행성' 또는 '금지된 행성'이라 부른다고 한다. 



트래비스와 동료들은 어느 학자로부터 입수한 우주인 행성에 대한 3개의 좌표를 가지고 본격적인 탐색에 나선다. 콤포렐론에서 오로라 행성으로, 솔라리아로, 멜포메니아 행성으로 계속 움직이며 지구를 찾는다. 4권보다 많은 곳들을 옮겨다니며 각 행성의 다양한 문제를 경험하고 풀어가면서, 지구의 존재에 조금씩 가까워져가는 구성이다. 퍼즐판의 퍼즐을 하나씩 맞추어나가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기 위해서는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에서 많은 힌트를 얻어야 한다. 



이들은 세 개의 선택지 중 방문했던 두 개의 우주인 행성에서 적대적인 대접을 받는다. 지구에 대한 정보 또한 제대로 얻지 못한다. 솔라리아에서는 양성체 아이인 팰롬을 우주선에 태운다. 솔라리아인들은 완전히 고립된 삶이 가장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길이라고 믿고, 자신들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 로봇 노예들의 시중을 받아가며 살아간다. 후손에 대한 애정조차 없고, 아이들이 너무 많으면 죽이면서 인구수를 조절하고 있다. 솔라리아 에피소드에서는 '고립자' 즉 '개인' 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트레비스 등은 '새로운 지구'라는 이름의 알파행성 도착한다. 그러나 그곳도 찾고 있던 지구는 아니었으며 오히려 위험에 빠진다. 실망한 그들은 다시 그곳을 떠나 달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다닐이라는 2만살의 로봇을 만난다. 4권과 5권 사이에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 시리즈 두 권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 영향인지 5권  「파운데이션과 지구」 에서는 로봇 세계관과 이어지는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본문에 언급되는 로봇공학 3원칙 같은 것이 그런 예다. 다닐이 밝히는 이야기들은 놀라운 반전을 포함한다. 



사실 파운데이션에서 자유롭게 살아온 트레비스는 초공동체 즉 개인은 없고 집단만 존재하는 갤럭시아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다. 모든 사고와 의식, 기억을 공유한다는 것이 효율적이지 몰라도 인간으로서의 독립성과 개별성을 고집하는 트레비스에게는 낯설 수 밖에 없다. 이들의 여정은 고립자로서의 인간과 큰 유기체의 일부분으로서의 존재하는 모습 중 어떤 것이 답인가를 찾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마지막 반전에서 뒷통수를 한 대 제대로 맞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 예상도 못했다. ) 초기 삼부작(1,2,3권) 과는 또 다른 느낌의 4,5 권 이야기였다. 6,7권은 1권의 앞 시대를 이야기하는 프리퀄이라고 하는데   「파운데이션과 지구」 이후의 에피소드가 나왔어도 더욱 흥미롭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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