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 - 이야기로 만나는 23가지 한국 신화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5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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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리스로마신화를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만 존재하랴. 우리나라에도 신화 속 신들이 있다.' 당장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영화( 혹은 원작 웹툰 ) 「신과 함께」 가 떠오르지 않는가. 우리나라의 신들도 알게 모르게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여러 매체에 녹아들어가 있다. 오천 년 희로애락을 함께한 여러 신들의 이야기가 수록된 이 책 「신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은 옛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신과, 그들에 관련된 23가지의 신화를 들려준다. 옛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산신령부터 왕으로 모셔진 중국의 관우신까지. 




신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

이야기로 만나는 23가지 한국 신화

이상권 지음

(주)자음과 모음



책 속 이야기의 흐름은 민속학을 공부하는 이모가 수천 혹은 수만 년 부터 우리 조상과 같이 지내온 신들에 관해 들려주는 구성이다.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신들은 샤머니즘 혹은 무속신앙에 관련된 신들이다.  


무교(巫敎) 또는 무속신앙(巫俗信仰), 간단히 무속(巫俗), 무(巫)는 한국의 토착 종교이다. 샤머니즘(Shamanism), 즉 무당으로 불리는 중재자가 신령과 인간을 중재하는 종교로서, 토테미즘적인 성격도 가져 자연의 정령이나 토착 신령을 숭배했고 조상신 등의 귀신을 기렸다. (...) 단군 신앙에서부터 기원을 가진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문화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한민족의 민족 종교로 여겨진다.

- 위키발췌


무속에 익숙하지 않은 터라 옛이야기로 만났던 바리데기가 신으로 모셔지고 있다는 것에 놀라워한다. 국립민속박물관에는 한 손에는 신비로운 약초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약물을 든 바리데기신의 무신도주1)가 있다. 책 속에는 그 사진을 수록해두고 있다. 관련된 신화나 옛 이야기와 함께 여러 문화유산들의 사진들이 함께 나와있어 조상들이 이 신들과 함께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영화  「신과 함께」 에서 마동석이 맡은 캐릭터인 성주신을 책 속에서 찾아본다. 3장의 '나쁜 기운을 막고 복을 가져다주는 신' 이나 4장의 '나쁜 귀신들을 막아 주는 신' 편에 나올 줄 알았는데 나오지 않아서 살짝 아쉽기는 했다. 책 속에 나오는 신들은 5가지로 분류되어 있다. 


1장 새로운 생명을 주는 신

2장 오래오래 살게 해 주는 신

3장 나쁜 기운을 막고 복을 가져다주는 신

4장 나쁜 귀신들을 막아 주는 신

5장 죽어서 다시 신으로 환생한 사람들


무덤을 지켜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신들, 고구려의 강서대묘의 벽화 '사신도' 에 나오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또한 신들이다. 사신도에 나오는 백호는 우리가 아는 희귀종인 하얀 호랑이가 아니라 얼굴은 호랑이처럼 생기고 몸통은 용처럼 생겼다. 2022년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 라기에 같은 호랑이인 백호에도 관심을 가져보다 알게 되는 지식들. 


무덤을 지키는 사신이 있다면 절을 지키는 신들로 사천왕이 있다. 사신이 '네 방향을 지키는 신' 이었다면, 사천왕은 '네 방향을 지키는 왕' 이라는 뜻이다. 이 책을 읽은 후 산책길에 마주친 사천왕이 더욱 반가웠다. 비슷한 듯하면서 조금씩 다른 사천왕. 동방에 지국천왕(持國天王), 서방에 광목천왕(廣目天王), 남방에 증장천왕(增長天王), 북방에 다문천왕(多聞天王) 이 배치된다. 산책길에 그저 사천왕이려니 하고 지나쳤는데, 비파를 들고 있으면 북쪽 다문천왕(多聞天王), 탑이나 깃발을 들고 있으면 서쪽 광목천왕(廣目天王), 칼을 들고 있으면 동쪽 지국천왕(持國天王, 여의주를 들고 있으면 남쪽 증장천왕(增長天王)이란 것을 기억하게 되었다는.. 

 

죽어서 다시 신으로 환생한 사람들 편 또한 흥미로웠다. 대부분의 신은 장군이었는데, 이는 악귀들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영장군이나 임경업장군, 이순신장군과 백마장군이 된 홍경래까지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신이란 살아 있는 사람들이 필요해서, 즉 위로받고 의지하고 싶어서 만들어 냈다는 거야.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신이 될 수는 없었지. 신으로 모셔지기 위해서는 살아 있을 때의 삶이 아주 중요해. 그의 삶이 사람들을 감동시켜야 하고, 존경받아야만 해.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이기적으로 살아 간 사람들은 절대 좋은 신이 될 수 없어.

- p212



신에 대한 것을 이렇게 역사적 맥락으로 들여다보면서, 책 속 이모의 말을 빌어 작가는 말한다. 샤머니즘이라고 말하는 것들에 손가락질하지 말자고 말이다. 샤머니즘이 우리 조상들을 행복하고 올바르게 살도록 도와주었다는 것을 생각해보자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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