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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3 (일러스트 특별판) - 선물 ㅣ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3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평점 :
세번째 권에서는 아리 세 소녀에 대한 비밀이 밝혀진다. 왜 아리별의 주인이었던 한 소녀가 세 명의 소녀로 나뉘어야 했는지, 그리고 아리별의 운명의 상대가 누구였는지, 기나긴 여정의 끝에서 어찌보면 가혹할 수도 있는 진실이 드러난다. 노아는 고양이달을 찾아, 소녀를 찾아 긴 시간 온 우주를 헤맸으면서도 바로 곁에 있던 소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소녀를 다시 만난 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고양이달
선물
박영주 글, 김다혜 그림
아띠봄
마레와 모나 사이에서 삼각관계가 되어버린 노아를 비롯하여, 링고를 떠나 핀과 함께 하지만 결국 핀마저 떠나게 되는 린, 사랑에 냉소적인 빅 등의 주변 인물들의 사랑 또한 다채롭다.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는 여러가지 사랑의 모습들을 보며 아이들은 나의 사랑은 어떤 모습인지, 혹은 앞으로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보게 될 듯 하다.
고양이달 1권에서 지구로 온 노아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시 지구의 모습에서 끝을 맺는다. 노아의 이야기를 듣는 책 속 '나' 는 그토록 가혹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있었다는 소년이 자신과 함께 카페 테라스에 마주 앉아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마음이 세 개인 사람이지. 우리는 모두 모나인 동시에 마레고 또 루나야. 모나와 다르다고 마레의 존재를 부정해선 안 돼. 세 진심은 결국 하나의 멜로디로 통할 테니까.
- p432
노아도 모나도 선택만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는 가설을 뒤엎지 못하고 예정된 선택을 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지도 모르겠다. 스스로가 내린 선택은 절대적인 운명이 되어 버리고, 사람들은 운명을 극복할 수 없었노라 말할 것이다.' (p446)
이어지는 노아의 질문에 자신의 사랑을 돌아본다. 헤어짐에 가슴이 아팠지만 '만나지 않았다면 행복도 불행도 다 모르고' 살았을 거라는 이야기에 '어쩌면 내가 불행이라고 여겼던 모든 순간들은 행복해지기 위한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p433) 이라고도 생각한다.
더는 순간을 구분 짓고 규정하는 것이 무의미해지고, 뒤엉킨 감정들은 그 자체로 기억이 된다. 생애 단 한번뿐인 기억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 p433
생애 단 한번 뿐인 기억, 소중한 기억이기에 3권의 제목이 「선물」 인 것일까. 노아는 다시 고양이달을 찾을 수 있을까. 다시 만나면 이번에는 알아볼 수 있을까. 미숙했던 지난 사랑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긴 여운 속에 노아의 뒷 이야기를 계속 상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