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권력 - 인터넷을 소유하는 자 누구이며 인터넷은 우리를 어떻게 소유하는가
제임스 볼 지음, 이가영 옮김 / 다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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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에서 공격이란, 시스템을 관리하는 사람이 미처 막지 못한 틈, 집으로 예를 들면 잠그지 않은 문이나 창문의 틈으로 침입하는 것을 말한다. "



온라인 세상은 국가, 기업, 해커, 일반 인터넷 사용자 사이의 끊이지 않는 분쟁으로 가득차있다. 


온라인 시대를 사는 시민들은 누군가(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광고업자, 그리고 어쩌면 정부)가 자신을 감시하는 상황에 너무 익숙해있다. 그러다보니 개인정보침해에 대한 고발이 이어져도 "또..." 라고 반응하며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되는 듯 하다. 


미국 NSA와 영국 정보통신본부는 ‘널리 쓰이는 인터넷 암호화 프로토콜을 무력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시도’ 한 끝에 ‘대량의 암호화된 인터넷 데이터를 … 열람 가능한 형태로’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p246) 그리고 이 사실에 대해 보도금지 요청을 했다고 한다. '도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야 할 경찰이 모든 건물의 잠금장치에 어떤 약점이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바로잡기는커녕 잠금장치를 더 약화시키려고 노력한 것'이다. 이런 것들만 보더라도 인터넷은 평화와 거리가 멀어진 셈이다. 중간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21세기 전쟁의 최전선은 인터넷이고, 이 전쟁터에서 정부는 무법적이고 위험한 방식을 선호나는 태도를 보여왔다. 어쩌면 이는 원래 미국 공무원과 학자들로 이루어진 닫힌 네트워크였던 인터넷이, 괴짜들이 모인 비주류 네트워크로, 그리고 자본주의의 밝게 빛나는 희망으로, 그러다 갑자기 사회의 핵심 기반시설로 너무 빠르게 변화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인터넷이 이처럼 빠르게 모습을 바꾸는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에 무관심했고, 미래를 내다본 사람은 더더욱 적었다. 

- p268


사생활을 지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조차 없고, 큰 기업과 정부를 이길 수 없다는 무력감이 팽배한 세상, 이것이 광고자본주의가 만든 세상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비슷한 무력감에 물들어있을 것 같다. 아니 이미 물들어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는 것일까. 저자의 결론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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